10년의 결실..'위기의 전북'을 팬들이 살리고 있다

김현기 2016. 5. 26.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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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이 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2016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멜버른 빅토리와의 16강 2차전을 치른 가운데 1만2000여 관중이 그라운드를 찾았다. 전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팬은 떠나질 않았다. 전주월드컵경기장은 더 큰 감동을 선물했다.

스카우트가 ‘심판 로비’ 사건으로 불구속 기소된 전북 구단이 축구계에 큰 충격과 실망을 안기고 있다. 그러나 홈팬들 만큼은 구장을 떠나지 않고 선수들을 변함없이 응원하며 전북의 저력이 무엇인가를 증명했다. 지난 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16강 2차전은 지난 10년간 전북이 일궈낸 인기와 스토리가 ‘사상누각’이 아니었음을 보여준 의미있는 순간이었다. 이날 경기장엔 총 1만2188명이 들어차 예전과 다름 없는 활기찬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제는 전북 서포터들의 대표적인 구호가 된 ‘오오렐레’가 레오나르도의 멀티골 때와 전북이 승리를 확정지었을 때 울려퍼졌고 동쪽 일반 관중석에서도 많은 이들이 녹색 유니폼을 입고 응원 대열에 합류했다. 전북이 올해 주중 경기로 치른 ACL 4경기 중 가장 많은 관중이 들어왔던 적은 지난 4일 조별리그 장쑤(중국)전 때 1만7312명이다. 그러나 당시엔 중국 유학생들을 비롯한 장쑤 원정 관중이 꽤 들어왔고 다음 날부터 나흘간 황금 연휴도 예정돼 있어 관중 대박이 가능했다. 반면 멜버른전 때 원정팬이 단 3명에 불과했고 오전부터 비가 오락가락하는 등 날씨도 좋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1만2000여 대관중은 전북에 대한 팬들의 뜨거운 사랑이 변함없다는 게 증명된 셈이었다. 전북 관계자는 “사실 팬들이 실망해서 경기장이 한산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이렇게 뜨거운 성원을 보내주시니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전북 팬들이 이번 ‘심판 로비 사태’를 간과하는 것은 아니다. 서포터스 연합 M.G.B(매드 그린 보이스)는 지난 24일 “이번 사태에 대해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구단은 이번 사태를 ‘개인의 일탈’로만 치부해서는 절대 안 될 것이며 철저한 내부 조사와 책임질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책임을 져야 한다. 개선해 나갈 부분에서는 어떠한 책임이나 고통이 따르더라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책임있는 행동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단에 대해선 할 말을 하되 선수단에 대한 사랑은 거두지 않겠다는 게 M.G.B 입장인 셈이다. ‘날씨 만큼 마음이 무겁지만 선수들이 흘리는 땀을 외면할 수 없기에 응원합니다’, ‘지금 이 시련 비통하지만 담대히 받아들이고 이겨냅시다’,‘전북이 잘못했다면 달게 받고 전북이 잘 한다면 힘을 실어 주는 게 팬들의 사랑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등 홈페이지에도 전북과 동고동락하기 위한 팬들 다짐이 줄을 잇고 있다.

프로구단은 팬이 최대의 자산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역설적으로 전북은 어떤 풍파에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을 갖췄다는게 입증된 셈이다. 그것은 클럽과 선수단을 향한 팬들의 사랑이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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