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 6조원 퍼붓고도 왜 못 살렸나

정필재 2016. 5. 25.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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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 2016년 수주 단 한 건도 없어
회생가능성 없는 회사 자율협약 논란도
자율협약 1년만에 완전 자본잠식…상폐

【서울=뉴시스】정필재 기자 = STX조선해양에 6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이 지원됐지만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간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STX조선 채권단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회의를 열고 회사의 운명을 법원에 맡기기로 했다. 2013년 채권단 자율협약이 맺어진지 3년만이다.

산은과 수출입은행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4조원을 투입했고, 무역보험공사가 600억원을 보탰다. 농협과 우리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도 1조9000억원을 지원했다.

5조9600억원이라는 금융권의 전폭적 유동성 지원에도 회사는 살아나지 못했고 법원의 판결에 따라 명맥을 유지하거나 파산하게 된다.

금융권에서는 이미 청산됐어야 할 회사를 길게 끌고 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STX조선은 조선업 호황기에 저가수주를 주도했고, 무리한 투자도 병행하며 외형을 키웠지만 업계가 불황을 맞이하자 가장 먼저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

유동성 위기로 채권단을 찾았을 때도 대부분의 은행은 회생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며 법정관리를 추진했다.

하지만 STX조선이 무너질 경우 근로자들은 모두 직장을 잃게 되면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협력업체의 줄도산과 이로인한 지역경제의 불황 등도 우려됐다.

결국 일부 채권단의 반대에도 STX조선의 자율협약이 시작됐다. 자율협약에도 불구하고 STX조선은 완전자본잠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2014년 4월 상장폐지됐다.

채권단은 지난해 12월 진해의 선대를 5개에서 2개로 줄이고 탱커선과 해상 액화천연가스(LNG)주유터미널(LNGB) 등 선종을 특화하는 중형 조선소로의 다운사이징도 추진됐다.

이번엔 수주가 발목을 잡았다. STX조선은 다운사이징을 선언하며 제2의 도약을 준비했지만 이 회사에 선박 제작을 맡기는 업체는 없었다.

채권단 관계자는 "빅3도 수주가뭄으로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STX조선이라고 나을 리 없다"며 "결국 수주가 없어 더 이상 운영이 힘든 상태"라고 말했다.

rus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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