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정상, 일 우익 성지 '이세신궁' 참배 최종 조율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주요7개국(G7) 정상 전원이 '일본 우익의 성지(聖地)'로 꼽히는 이세 신궁(伊勢神宮)에 참배하는 방향으로 일본 정부가 각국과 최종 조율 중이라고 산케이신문이 24일 보도했다. G7 정상회의는 오는 26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미에(三重)현 이세시마(伊勢志摩)에서 열린다.
일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G7정상들은 26일 오전 아베 신조(安倍晋三)총리의 안내로 신궁의 본전에 정식 참배할 예정이다. 참배 방법은 일본의 전통적인 방법을 따르지 않고, 자유롭게 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산케이는 "단순한 문화재의 시찰로 끝내지 않고, 일본의 정신성과 전통 등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미에현 이세시에 위치한 이세신궁은 일본 왕실의 조상신인 아마테라스 오미카미(天照大神)를 제사 지내는 신사로서, 도쿄(東京)의 메이지신궁(明治神宮), 오이타(大分)의 우사신궁(宇佐神宮)과 함께 일본의 3대 신궁으로 불린다.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곳이 아니라는 점에서 야스쿠니(靖國)신사와는 차이가 있지만 보수층이 신성시하는 장소다.
일본의 역대 총리들은 매년 새해 이세 신궁을 참배하고 있으며, 아베 총리는 2012년 말 2차 정권 출범 후 4년 연속으로 이세 신궁을 참배한 뒤 새해 업무를 시작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2013년 10월 이세 신궁의 전통 의식인 ‘식년천궁(式年遷宮)’ 행사에 현직 총리로는 84년 만에 참석해, 헌법이 규정한 정교분리 원칙을 위반한 행위라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번 G7정상의 이세 신궁 참배와 관련해서도 일본 정부 내에서는 정교분리 원칙 위반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일본의 정신문화와 마음을 보다 깊이 이해한다는 명분으로 정교분리 원칙에 저촉되지 않ㄴ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6월 G7정상회의 개최지를 이세시마 지역으로 결정했을 때 "일본의 정신성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장소다"라며 "G7정상이 방문해 장엄하고 웅장한 분위기를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아베 총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廣島)행에 이어 G7 정상들이 단체로 이세 신궁에 참배시킴으로서 자신의 외교 성과를 과시하는 한편, 오는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지지기반의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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