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맨부커 수상 예상못해..다시 글 쓰고 싶어"(종합)

입력 2016. 5. 24. 13:01 수정 2016. 5. 2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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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후 첫 기자회견.."11년전 소설로 먼곳에서 상받으니 이상해" 신작 '흰' 출간 소개.."인간의 밝고 존엄한 지점 바라봐"
'맨부커상' 수상 소회 밝히는 한강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한국 작가 최초로 세계 3대 문학상인 '맨부커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이 2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교동 한 카페에서 열린 신작 소설 '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소설가 한강 기자간담회, 뜨거운 취재 열기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한국 작가 최초로 세계 3대 문학상인 '맨부커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이 2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교동 한 카페에서 열린 신작 소설 '흰' 출간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귀국 후 첫 기자회견…"11년전 소설로 먼곳에서 상받으니 이상해"

신작 '흰' 출간 소개…"인간의 밝고 존엄한 지점 바라봐"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사실 영국에는 출판사 편집자와 신작('흰') 출간을 상의하려고 가벼운 마음으로 갔습니다. 수상을 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갔습니다. 먼저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한국인 최초로 지난 17일 영국에서 세계적인 문학상인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은 2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19일 오전 조용히 귀국해 집에서 휴식을 취하던 그는 이날 수상 후 처음으로 국내 언론과 만나 그간의 감회와 앞으로의 계획 등을 밝혔다.

단정한 감색 원피스 차림으로 오전 11시5분께 기자간담회 장소인 홍대입구 인근 카페에 들어온 그는 사진 플래시가 쏟아지자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이며 웃었다.

그는 "상을 받고 나서 여러분이 많이 기뻐해 주시고, 고맙다고 해주신 분들도 계셔서 그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를 헤아려 보려고 많이 생각을 하게 되는 1주일이 지나갔다"고 했다.

그는 수상 당시를 돌이켜보며 "그때 시차 때문에 거의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졸린 상태였다. 별로 현실감 없는 상태로 상을 받은 것 같고 다행히 발표 나기 직전에 커피 한 잔을 마셔서 무사히 그날을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제 마음이 담담했던 가장 큰 이유는 책을 쓴 지 오래돼서 그런 것 같다"며 "11년 전 소설이라 그렇게 많은 시간을 건너서 이렇게 먼 곳에서 상을 준다는 게 좋은 의미로 이상하게 느껴졌달까, 그 당시 기쁘다기보다는 '아, 참 이상하다' 이런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수상 이후 전과 달라진 게 있는지 묻자 "잘 모르겠다. 여기 올 때 지하철을 타고 왔는데, 아무런 일도 생기지 않았다. 바라건대 아무 일 없이 예전처럼 잘 살고 싶다"고 답해 웃음을 줬다.

그는 "오늘 이 자리가 끝나면 얼른 돌아가서 지금 쓰는 작업을 하고 싶다"며 "뭔가 드릴 말씀은 다 드린 것 같고, 더 드릴 말씀은 지금까지 그래 온 것처럼 글을 써가면서 책의 형태로 여러분께 드리고 싶다. 최대한 빨리 제 방에 숨어서 글을 쓰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상 이후 책을 사보는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로는 "이 소설('채식주의자')이 좀 불편할 수 있는 작품이라서 이 소설을 질문으로 읽어주셨으면 한다. 11년 전 던진 질문으로부터 저는 계속 나아갔고 지금도 계속 나아가고 있다는 말씀을 새 독자들에게 꼭 드리고 싶다"고 했다.

또 "희망하는 점이 있다면 그 소설만 읽으시지 말고 제가 정말 좋아하고 존경하는 동료 선후배 작가들이 많은데 조용히 묵묵하게 방에서 자신의 글을 쓰시는 분들의 훌륭한 작품도 읽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는 한강이 25일 출간하는 신작 소설 '흰'(문학동네 난다)을 소개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65편의 짧은 글로 이어진 이 책은 하나의 주제의식과 이야기를 가진 소설이면서 동시에 각각의 글이 한 편의 시로도 읽힐 만큼 완결성을 지녔다.

그는 "'채식주의자'는 우리가 이토록 폭력과 아름다움이 뒤섞인 세계를 견딜 수 있는가, 껴안을 수 있는가 하는 질문에서 끝났고 여기서 시작해 우리가 이 삶을 살아내야 하는가, 그렇다면 인간의 어떤 지점을 바라보면서 살아내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 라는 식으로 질문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인간의 밝고 존엄한 지점을 바라보고 싶다고 생각해서 나온 게 '흰'"이라고 소개했다.

맨부커 수상으로 작가에 대한 관심이 폭증하면서 '흰'은 출간 전부터 예약 판매로 벌써 주문이 쇄도한 상태다. 벌써 영국과 네덜란드에 판권이 팔렸고 영국에서는 내년 하반기 출간될 예정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100명이 넘는 취재진이 몰려 한강에 쏟아진 관심을 보여줬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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