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혐오하는가"..학계도 '여성혐오' 잇따라 조명

입력 2016. 5. 2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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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페미니즘이 여성혐오로 확장"..국제학술대회도 열려

"안티페미니즘이 여성혐오로 확장"…국제학술대회도 열려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최근 한국사회를 관통하는 열쇳말이 혐오라면 그것의 가장 가시적인 형태는 여성혐오다."

"오늘날 여성혐오는 페미니즘에 대한 무관심과 기피가 혐오와 공격으로 발전한 것이다."

강남역 인근 화장실에서 발생한 묻지마 살인사건을 계기로 여성혐오가 직접적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학계에서도 페미니즘이나 사이버공간 담론을 넘어 여성혐오를 통해 우리 사회에 대한 분석을 시도하는 논의가 잇따르고 있다.

24일 학계에 따르면 가톨릭대 정인경 교수는 최근 '포스트페미니즘 시대 인터넷 여성혐오'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오늘날 여성혐오가 '페미니즘은 역사적 소명을 다했다는 인식'과 결합한다고 분석했다.

페미니즘의 목표가 달성돼 남녀가 동등하게 자유와 평등을 누리고 있으므로 오늘날 페미니즘은 시대착오적이라는 게 '안티 페미니즘' 진영의 주장이다. 지난해 이슬람국가(IS)에 합류한 남자 중학생이 트위터에 남긴 "페미니스트를 증오한다. 그래서 나는 IS를 좋아한다"는 글은 안티 페미니즘이 인터넷 여성혐오의 한 요소임을 보여줬다.

정 교수는 그러나 여성이 모든 것을 이뤘다'는 인식은 착시효과일 뿐 '포스트' 페미니즘은 시기상조라고 본다. 대졸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63.3%로 남성(89.3%)의 3분의2 수준이고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 역시 비슷하다. 성폭력·가정폭력·빈곤·건강 등 여러 분야에서 여성은 여전히 취약하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성차별의 희생자는 여성이 아니라 남성이라는 인식은 한국에 국한되는 현상이 아니며 포스트페미니즘 시대 여성혐오를 조직하는 기본적 정서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성혐오 논의는 문학 등 다른 분야로도 확장하고 있다.

영미문학연구회가 연간 두 차례 펴내는 학술지 '안과밖'은 최근 20주년 기념호에서 '우리는 왜 혐오하는가: 문학 속의 혐오들'을 특집 주제로 선정하고 4편의 논문을 실었다.

건국대 김종갑 교수와 백석대 이미영 교수 등이 조나단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를 비롯해 여성혐오가 두드러지는 작품들과 여성의 화장을 중심으로 여성혐오 담론을 분석했다. 이 교수는 "여성혐오는 동서를 통틀어 가장 오래된 문화적 상수(常數) 중 하나였다"며 "가장 중요한 동력은 기독교와 가부장제 이데올로기"라고 말했다.

서울시립대 도시인문학연구소는 다음달 3일 '(여성) 혐오와 테러시대의 불안, 수치'를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연다.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의 저자인 우에노 치즈코(일본 리츠메이칸대)와 정신분석학 관점에서 현대사회의 병리적 현상을 분석하는 레나타 살레츨(미국 예시바대), 연세대 조한혜정 교수 등 국내외 학자들이 혐오와 수치, 불안과 낙관주의 등 오늘날의 도시적 감정을 놓고 토론한다.

이현재 서울시립대 교수는 도시화로 인해 왜곡된 '인정 욕망'과 오늘날 여성혐오의 관계를 논할 예정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감정사회학은 불안과 혐오, 수치 등의 감정이 한국사회를 움직이는 파열적 힘으로 등장하는 상황에서 주목해야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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