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고궁 휴관'에 발길 돌리는 관광객들
<앵커 멘트>
경복궁을 비롯한 서울 도심의 5대 고궁은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대표적인 관광명소 중 한 곳입니다.
실제로 관광객들의 방문지를 조사해봤더니, 고궁은 명동과 동대문시장 다음으로 세 번째를 차지했는데요.
특히 미국과 캐나다 관광객들은 고궁을 가장 많이 찾았고, 중국인 관광객들도 절반 가까이가 고궁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이 고궁들이 매주 하루씩 문을 닫으면서 애써 찾은 관광객들이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고 합니다.
외국의 사례와 함께 그 실태를 임명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프랑스 관광객들이 친구들과 함께 서울 나들이에 나섰습니다.
한복까지 곱게 차려입고 창덕궁을 찾았지만 문이 굳게 닫혀 있습니다.
<인터뷰> 티파니·나샤 : "너무 실망했어요. 너무 슬퍼요. 한복까지 입고 왔는데 문을 열지 않아서 슬퍼요. 서울에 얼마 머물지 않기 때문에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서울을 처음 찾은 이 중국인 관광객도 고궁 앞에서 발걸음을 멈춥니다.
<인터뷰> 린멍팅(중국인 관광객) : "창덕궁은 매일 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들이 이곳이 월요일에 문을 닫는다는 걸 모를 텐데..."
서울에 있는 5대 고궁은 매주 하루씩 입장객을 받지 않습니다.
창경궁과 창덕궁, 덕수궁은 매주 월요일에, 경복궁과 종묘는 화요일에 문을 닫습니다.
문화재청은 시설 정비를 위해 주 1회 휴무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많은 나라는 연중무휴입니다.
중국의 만리장성과 일본의 오사카 성, 영국의 에든버러 성은 연중무휴, 미국 뉴욕의 현대미술관도 3년 전 화요일 휴관 제도를 폐지했습니다.
<녹취> 최일태(서울시관광협회 본부장) : "관광업계쪽에서는 기존서부터 365일 영업하는 시스템이 돼 있습니다. 고궁도 이 시스템으로 해준다면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됩니다."
5대 고궁의 하루 평균 외국인 입장객은 7천6백여 명으로, 고궁 휴관에 따른 관광객 감소는 한 해 39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KBS 뉴스 임명규입니다.
임명규기자 (thelor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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