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뜰 거야] 신재하가 '괴물 신인'이라 불리는 이유

이정영 2016. 5. 23.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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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서글서글한 미소와 모성 본능을 자극하는 강아지 같은 눈망울. 그런데 우리 모두 속았다. 그저 순진무구한 청년인 줄 알았는데 ‘깡’으로 똘똘 뭉친 사나이가 아닌가.

2014년 영화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를 시작으로 3년 동안 11개 작품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신재하(23)다. 이른바 ‘괴물 신인’이라는 불리는 그의 연기엔 솔직한 성격만큼이나 ‘인공 조미료’가 없다. 동성애 연기(이것이 우리의 끝이다)부터 만년 2등의 짠내나는 모습(페이지 터너)까지. 있는 그대로 자신의 배역에 스며들며 극중 캐릭터와 100% 혼연일체되는 신공을 선보였다. 지수 닮은꼴로 자주 헷갈리기는 하지만 이제는 확고히 자신만의 존재감을 펼칠 때가 왔다. ‘가식은 싫다!’를 외치며 진실되고 담백한 입담을 선사한 신재하의 매력 속으로 흠쩍 빠져들어보자. 본격, 신인 적극 권장 ‘사심’ 인터뷰 시작!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정영 기자]

이기자(이정영 기자) : 2016년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신재하 씨를 모셨습니다. 반갑습니다! 목소리가 너무 좋네요. 라디오 DJ와 대화하는 느낌이에요.

신재하 : 과찬이세요.(웃음) 극중 캐릭터마다 목소리에 좀 변화를 주고 있어요. 대화 목소리와 작품 속의 목소리가 좀 다르다는 점 이해해주세요.

이기자 : 뭘 이해까지야. 둘 다 너무 좋습니다.(웃음) 그나저나 ‘미스터리 신입생’부터 ‘기억’ ‘페이지터너’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까지 올해 정말 바쁘게 보내고 있는 것 같아요. 이러다 다작 배우로 등극하겠는데요?

신재하 : 데뷔 이후부터 다양한 작품에 참여하긴 했지만 단역 출연이 많았어요. 하지만 쉬지 않고 오디션을 다녔죠. 신인이라서 작품이 저절로 들어오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쉬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될 쓸데없는 생각이 들 때가 있더라고요. 아직까지는 줄기차게 연기하고 싶습니다!

이기자 : 오디션에서는 주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려 하나요?

신재하 : 솔직함이요. 이런 적도 있었어요. 감독님이 ‘작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봤을 때 ‘중간에 이런 캐릭터는 방해되는 것 같아요’라고 답했을 때가 있었어요. 원래 이렇게 솔직하냐고 놀라시더라고요. 민감한 선을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제 생각을 꾸밈없이 말하는 게 정답인 것 같아요.

이기자 : 신재하와 작업 안 해본 스태프는 있어도, 한 번만 작업해본 스태프는 없다는 소문이 있더라고요?

신재하 : 어디서 그런 말을 들으셨나요? 쑥스럽네요.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저희 대표님이 그런 말을 하고 다니시나 봐요.(웃음) ‘페이지 터너’와 ‘고호’는 작가님과 감독님이 먼저 불러주셨어요. 아마 그런 것 때문에 그런 말을 하시지 않았나 싶네요.

이기자 : 작가와 감독들에게 사랑받는 자신만의 비결이 있다면?

신재하 : 현장에서는 항상 막내다보니까 분위기를 밝게 하려고 노력을 많이 해요. 그런 모습들이 예뻐 보이나 봐요. 지금까지 선배님들이랑 촬영을 하면서도 기가 죽거나 분위기가 무거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좋은 분들과 작업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죠.

이기자 : 학창시절에 외고 준비를 했다고 들었어요. 연기자가 되겠다는 마음을 먹는 이유는 뭔가요?

신재하 : 그 때는 하루 3, 4시간만 자고 외고 준비를 했어요. 아버지가 걱정스러운 마음에 기분 전환하라고 뮤지컬을 보여주셨는데, 이게 웬걸! 한 대 얻어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죠.

이기자 : 충격이라면?

신재하 : ‘다른 세상 사람들 같다’ ‘저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함께 하면서 무대를 만들어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가슴 떨리고 재밌어 보였어요. 결국 외고 떨어지고 인문계 진학을 했는데 계속 생각이 나더라고요. 일단 고1 때까지는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장기적으로 생각을 하게 됐죠. 그러다 부모님 허락도 안 받고 예고 시험을 쳐버렸어요.

이기자 :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나요?

신재하 : 왜 없었겠어요. 난리가 났죠.(웃음) 아버지께 말씀드리자마자 욕이 날라 오더라고요. 처음으로 손찌검도 하셨죠. 제가 생각해도 화가 났을 것 같아요. 학교 잘 하던 애가 갑자기 예고를 가겠다고 하다니. 사실 제가 예고를 가지 않으면 학교를 자퇴해야하는 상황까지 이미 만들어놨었거든요. 어쩌겠어요.이후에 성적 잘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예고에서 본격적으로 연기를 배우게 됐죠.

이기자 : 결단력이 대단하네요. 공부에 대한 미련은 없나요?

신재하 : 없어요. 전 정말 고 1때까지 열심히 공부했고, 또 사람들한테 인정도 받아봤으니까요. 아, 당시에 몰려다니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쟤네는 공부 안하는 애들’이라는 시선으로 보더라고요. 그래서 ‘노는 애들도 공부를 잘한다는 것을 보여주자’라는 생각에 독하게 마음먹었죠. 그래서 사람들한테 인정도 받았고 저는 미련은 없는 것 같아요. 굳이 꼽자면, 아버지가 학과만이라도 다른 분야를 다니라고 하셨을 때가 있었거든요. 현재 다니는 과가 연극영화과인데 지금은 그 말을 들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다른 과에 대한 호기심이 들더라고요. 배우는 다양한 것을 배우고 경험을 하면 좋으니까요.

이기자 : 아버지와 상당히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 같아요.

신재하 : 서로에게 끈끈한 편인 것 같아요.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사람이 바로 아버지에요. 친구 같이 거리낌이 없어서 고민 상담도 자주 해요. 다른 사람들한테 조언을 듣더라도 마지막은 항상 아버지와 함께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끝이 나죠.

이기자 : TV에 나오는 것 보고 아버지는 어떤 반응이세요?

신재하 : 제일 좋아하세요. 소속사 들어갈 때만 해도 걱정하셨는데, 모니터링도 다 해주세요. 사회인으로서 말 한마디의 중요성도 강조하시고요. 지금은 마냥 좋고 신기하신가 봐요.

이기자 : 일을 하지 않을 때는 뭘 하나요?

신재하 : 노래 부르거나 운동을 한답니다.

이기자 : 취미가 노래와 운동군요?

신재하 : 맞아요. 아무데서나 노래 부르는 분들 있죠? 제가 좀 그런 스타일이에요.(웃음) 운동은 원래 아이스하키 선수였거든요. 그래서 2년 전까지는 1주일이 한 번씩은 꾸준히 했었는데 지금은 시간적인 여유가 안 돼서 못하고 있어요. 아쉬워요. 아, 또 배우 친구들 만나서 얘기하는 것도 좋아해요.

이기자 : 배우 친구라면?

신재하 : 작품을 같이 하면서 만나게 된 김영광이나 이지훈 지수랑 자주 만나요. 아무래도 같은 일을 하고 있으니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죠. 그리고 다들 비슷한 또래이긴 하지만 경험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저한테 조언도 많이 해주고 있어요. 그런 부분에서 너무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이기자 : 아! 지수 씨랑 닮았다는 이야기 많이 듣죠?

신재하 : 그런 얘기 정말 많이 듣거든요. 근데 저희는 ‘밀착샷’을 찍어도 전~혀 어느 부분이 비슷한 줄 모르겠어요. 대체 어디가 닮았다고 하는 거죠?

이기자 : 하하하. 그렇다면 지수 씨와 다른 자신만의 매력은 뭐가 있을까요?

신재하 : 단연 목소리죠! 또 처량해 보이는 눈과 솔직함입니다.

이기자 : 역시 목소리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있었어요.(웃음) 근데 처량해 보이는 눈은 뭔가요?

신재하 : 촬영장 가면 종종 사연이 있어 보이는 눈이라는 말을 들어요. 왠지 보듬어줘야 할 것 같고 위로해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이라나요. 하지만 힘든 일을 많이 겪은 캐릭터를 연기할 때는 제 눈이 큰 작용을 해주는 것 같아서 좋아요.

이기자 : 연기 인생의 롤모델이 있다면?

신재하 : 조승우 선배님이요! 뮤지컬, 영화, 드라마 할 것 없이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계시잖아요. 선배님께서 가셨던 길이 제가 앞으로 가고자 하는 길이에요. 공연도 많이 보러 갔었는데, 꼭 한 번 뵙고 싶습니다!(웃음)

이기자 : 조만간 만날 수 있기를 바랄게요. 대중들에게 어떤 배우로 인식되고 싶나요?

신재하 : 제 좌우명이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에요. 작품에서 오는 무게감과 책임감을 항상 마음속에 새기려고 노력해요. 더 이상 애가 아니니까요. 극중에서 제가 맡은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싶은 욕심이 커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작품에 나오는 제 캐릭터로 저를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이기자 : 꼭 하고 싶은 역할은?

신재하 : 사극 꼭 해보고 싶습니다. 원래부터 사극을 좋아했는데 자연스럽게 로망이 생기더라고요. 도련님 같은 역 말고 무사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물론, ‘무사 무휼!’ 같은 역은 좀 힘들 것 같고 호리호리한 자객 역 괜찮을 것 같은데요?(웃음)

이기자 : 올해의 목표가 궁금해요.

신재하 : 연말 시상식에 가보고 싶어요. 그 곳은 후보들만 초청을 받아서 가는 곳인데, 정말 이번에는 꼭 참석해보고 싶답니다.

● 에필로그

대표님~! 저 수원에서 서울까지 다니기 너무 힘들어요. 서울에 숙소를 장만해주시면 더 열심히 할게요!(하하하) 매일 장거리를 다니다보면 요단강 근처도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꼭 고려해주세요. 사랑합니다~

사진/유용석 기자

“입덕 예약 받습니다. 언젠가 뜰 거니까요.” 누군가의 비주류가 모두의 주류가 되는 그날까지~! [곧 뜰 거야] [더 뜰 거야] [막 떴어요] 시리즈가 시작됩니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수다스러운 인터뷰로 여러분을 초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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