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돌아가신 아버지께 바칩니다"..프로 데뷔골 김민혁의 눈물

도영인 2016. 5. 23.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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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K리그 클래식 인천과 광주의 경기가 2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렸다. 베트남 출신 쯔엉의 선발출전이 축구팬들의 관심을 끄는 가운데 인천이 올시즌 첫승을 거둘지도 지켜볼 일이다. 후반 막판 광주 김민혁이 결승골을 성공시킨후 환호하고 있다. 인천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인천=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프로 데뷔골은 하늘에 있는 아버지께 바치는 골이었다.

‘도우미’로 주목받던 김민혁(24·광주)이 이번엔 극장골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김민혁은 2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1라운드 인천과의 원정경기에서 0-0으로 팽팽하던 경기 종료 직전 결승골을 쏘아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김민혁은 광주에서 최전방 스트라이커를 받치는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고 있지만 슛 시도가 적다. 그는 올시즌 전 경기에 선발출전하고 있지만 인천전 이전까지 9경기에서 시도한 슛이 3개에 불과하다. 그만큼 이타적인 플레이에 능하다. 김민혁은 도움 공동선두(4개)를 달리고 있을 만큼 골 보다는 골 기회를 만들어주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김민혁이 인천전에서는 올시즌 한 경기 최다인 슛 3개를 시도했다. 후반 중반에는 날카로운 오른발 슛이 골문을 살짝 빗겨나가 아쉬움을 남겼지만 후반 추가시간에는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김민혁은 아크 정면에서 조주영이 헤딩으로 떨궈준 패스를 감각적으로 볼 컨트롤 한 뒤 인천 GK 조수혁이 전진 수비를 하는 것을 간파하고 반박자 빠르게 오른발을 내밀어 골망을 흔들었다.

결승골은 프로 2년차 김민혁의 데뷔골이기도 하다. 김민혁은 이적을 통해 축구 인생 터닝포인트를 만든 대표적 케이스다. 광운대 시절이던 2014년 U리그 왕중왕전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던 그는 지난해 신인 자유계약을 통해 서울에 입단했다. 하지만 프로의 벽을 쉽게 뛰어넘지는 못했다. 결국 데뷔시즌 리그 6경기 출전에 그쳤고, 지난 겨울 광주 이적을 결정했다. 광주행은 ‘신의 한 수’가 됐다. 꾸준하게 출전기회를 부여받아 팀 주축자원으로 성장했고, 도움에 이어 이날 득점까지 터트렸다. 그의 올시즌 목표는 생애 첫 두자릿 수 공격포인트 달성이다. 김민혁은 인천전 득점으로 시즌 5호 공격포인트(1골4도움)을 올리면서 목표의 절반을 채웠다.

이날 골은 또 하나의 의미가 있었다. 아들 축구 인생을 뒷바라지하다 지난달 28일 암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아버지 생각이 간절하던 차에 나온 득점이었기 때문이다. 프로에서 꾸준히 뛰는 아들 김민혁을 보고 싶어했던 아버지는 하늘에서 아들의 첫 골을 보게 됐다. 김민혁은 경기 직후 인터뷰를 통해 “가족들, 특히 아버지께서 골을 좋아하실 것 같다. 잘하는 모습 하늘에서 보고 계실 것으로 믿는다”며 살짝 흘러내린 눈물을 훔쳤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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