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리포트] 쿠팡의 '횡포'..소지품 검사·화장실 허락

임재성 2016. 5. 19.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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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직원들이 불시에 소지품 검사를 받고, 화장실 갈 때도 허락을 받아야 하는 직장이 있습니다.

소셜 커머스 업체 쿠팡으로, 이 업체는 정부로부터 고용창출 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임재성 기자가 불법과 인권침해 실태를 고발합니다.

<리포트>

'쿠팡'의 인천 물류센터입니다.

야간 근무가 끝나가는 새벽 5시 반, 호출을 받고 모인 직원들은 주머니를 털어 조장에게 보여줍니다.

<녹취> 조원: "가도 되는 거에요?

<녹취> 조장 : "검사 마치신 분들은 들어가도 돼요."

소지품 검사를 하는 겁니다.

가방을 가져가 직접 뒤지는 등 말 그대로 몸수색도 진행됩니다.

<녹취>조장 : "다 열어봤죠?"

<녹취> 조원 : "다 열어 봤잖아!"

개인 사물함까지 검사를 받아야만 퇴근할 수 있습니다.

<녹취> 쿠팡 물류센터 조장(음성변조) : "사물함 2층 쓰시는 분 아직 올라오지 마시고요. 1층 먼저 할게요."

쿠팡과 계약한 인력 용역업체의 20대 조장들이 40~50대의 조원들을 상대로 절도 여부를 확인하는 겁니다.

사전 동의가 없는 불법 행위로 물건을 포장하고 분류하는 비정규직 직원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합니다.

<녹취> 쿠팡 물류센터 조원(음성변조) : "갑자기 가방 뒤지고, 아래 옷 같은 거 확인하고… (실제로 도난품이 나온 적이?) 없었죠. 어휴! 그냥 없는 게 죄다 그 생각 밖에…"

이곳 직원들은 마음대로 움직일 수도 없습니다.

<녹취> 조원 : "조장님! 화장실요!"

화장실도 허락을 받아야 갈 수 있고, 그나마도 한 번에 한 명씩만 갈 수 있습니다.

<녹취> 고용노동부 관계자 : "허락을 안 받고 (소지품 검사를) 했다면 형사처벌 될 가능성이 있는 거죠. 화장실을 물어보고 간다는 게 제정신인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이에 대해 쿠팡 측은 불법 행위와 인권 침해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녹취> 쿠팡 측 관계자(음성변조) : "인권침해 소지가 없이 이렇게 해야 될 텐데 커뮤니케이션(의사소통) 과정에서 조금 부족함이 있었던 것 같고…."

비정규직 인력 관리를 하청업체에 넘기면서 쿠팡은 책임 회피를 노렸습니다.

<인터뷰> 김종진(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 : "모든 일을 원청이 떠넘기기 때문에 부당 대우나 불법적인 일이 벌어져도 원청에 책임이 없습니다. 결국에는 하청에 모든 걸 전가하는 구조가 노동인권의 침해요소로 남는 겁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쿠팡 측은 소지품 검사 동의서를 뒤늦게 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재성입니다.

임재성기자 ( newsis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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