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에도 분양권 웃돈 '수천만원'..부산·대구 이상과열 경고등

김사무엘 기자 입력 2016. 5. 7.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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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규제 지방 확대로 매매→청약 수요 이동..초기분양률 급감해 '거품' 우려도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대출규제 지방 확대로 매매→청약 수요 이동…초기분양률 급감해 '거품' 우려도]

@머니투데이 유정수 디자이너

주택담보대출 규제의 확대 시행으로 기존 주택 매매가 위축되면서 분양권에 수천만원의 웃돈이 붙는 등 일부 지방 분양시장에서 청약 과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부산·대구의 분양 단지들은 최근 연달아 수백대 일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고 인기 단지 분양권은 수천만원의 웃돈까지 붙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 부산, 대구 등 일부 지역만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이런 열기가 '거품'일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청약이 진행된 부산 해운대구의 '마린시티자이'는 180가구 모집에 8만1076명이 지원, 평균 450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이다.

지난달 평균 청약경쟁률 순위를 보면 마린시티자이에 이어 △부산 연산 더샵 238대 1 △창원 중동 유니시티 2단지 127대 1 △대구 범어 라온프라이빗 2차 122대 1 △부산 e편산세상 부산항 86.75대 1 등 부산과 대구 분양단지들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지난해도 청약 열기가 뜨거웠던 만큼 부산과 대구 지역은 분양권에도 수천만원의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4월 분양된 부산 광안더샵의 경우 101㎡(이하 전용면적)의 분양가가 약 4억2800만원이었지만 지난해 3월에는 웃돈 3800만원이 붙어 4억6600만원에 실거래가 이뤄졌다.

대구 힐스테이트황금동 84㎡는 분양가 4억2700만원에서 웃돈 약 3700만원이 붙어 거래됐다. 부산 해운대자이2차나 동대구반도유보라 등 지난해 청약경쟁률 상위 단지들 대부분이 1000만~4000만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업계에서는 주택담보대출 규제 시행 이후 기존 재고주택 매매가 힘들어지자 대출규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 청약시장으로 수요가 몰리는 쏠림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여신심사선진화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올해부터 신규 주담대를 받을 경우 원리금과 이자를 처음부터 나눠서 갚아 나가야 한다. 다만 신규 분양시 받는 중도금대출 등 집단대출은 예외로 적용된다. 수도권은 2월, 지방은 5월부터 가이드라인이 적용됐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기존 재고주택 가격이 하향 조정 압력을 받고 있어 규제가 덜한 청약 시장으로 수요가 몰리는 상황"이라며 "부산과 대구 중에서도 개발 호재가 있는 일부 지역에서는 한동안 청약경쟁률이 높게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머니투데이 김지영 디자이너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 분위기 속에서도 분양 시장에서 과열 양상이 나타나자 수백대 일에 달하는 청약경쟁률이 상당수 거품일 수도 지적도 나온다.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대구의 초기분양률(분양 개시 이후 6개월까지 계약률)은 지난해 4분기 92.8%에서 올 1분기 46.1%로 급감했다. 부산의 초기분양률도 지난해 4분기 97.1%에서 올 1분기 88.5%로 하락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백대 일에 달하는 청약경쟁률이 실수요라고 보긴 어렵다"며 "전반적인 경기 하락세로 인해 매매와 청약시장간 분위기 차이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규정 연구위원은 "영남지방은 조선업계 구조조정 등 실물경제가 침체된 상황이라 분양 시장 강세가 지속되긴 어렵다"며 "잔금을 치러야 하는 입주시점에 이르면 분양 시장도 매매 시장에 맞물려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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