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오렌지색..세상의 종말 같았다"..캐나다 산불피해 확산

입력 2016. 5. 6.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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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70km 강풍에 불길 사흘째 급속 확산..서울·고양시 합친 면적 '잿더미'
강풍을 타고 빠르게 번지는 캐나다 산불 [EPA=연합뉴스]
캐나다 대형 산불로 오렌지색으로 변한 하늘 [EPA=연합뉴스]
산불이 난 캐나다 앨버타주의 포트맥머레이 위치[구글 캡처]

시속 70㎞ 강풍에 불길 사흘째 급속 확산…서울·고양시 합친 면적 '잿더미'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정말로 세상의 종말 같았다…도로 옆으로 불벽이 쭉 늘어서 있는데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았다."

고온 건조한 날씨에다 시속 70㎞의 강풍을 타고 불길이 사흘째 거세게 번지고 있는 캐나다 서부 앨버타주의 산불 피해가 심상치 않다.

앨버타주 북부 도시 포트 맥머레이에 살던 에리카 데커(여)는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차고에서 차를 급히 몰고 도로로 나올 때 바로 집앞 잔디밭까지 불길이 밀어닥쳤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데커는 워낙 급해 옷가지 몇 개와 기르던 고양이만 차 뒤에 얼른 싣고 가족과 함께 대피했다면서 "도처에 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고 (연기와 화염에 뒤덮인) 하늘은 까맣고도 오렌지 색이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고립돼 있다"고 말했다.

외신에 따르면 데커 가족을 포함해 약 8만8천 명이 포트 맥머레이시에서 긴급 소개된 것으로 추정됐다. 이곳 주택 1천600채와 다른 건물들이 소실됐다.

특히 도시 북부 쪽으로 피했던 4천 명은 불길이 계속 번져 와 다시금 고립 위험에 빠져 긴급 공수됐다. 현지 관리들은 에너지 회사들의 비행기와 군 수송기로 6일 하루에만 8천 명을 남쪽 안전지대로 공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앨버타 산불로 이번처럼 공수 작전이 대대적으로 벌어진 적이 없었다면서 "가공할 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역대 최대의 산불로 비상사태까지 선포한 앨버타 주정부는 소방관 1천100명과 145대의 헬리콥터, 138기의 중장비 등을 동원해 49곳의 산불을 잡느라 여념이 없지만 불길이 워낙 거세고 빨라 7곳은 아예 통제 불능 상태다.

사상자 등 인명 피해는 아직 구체적으로 접수되지는 않고 있으나 서울과 고양시 면적을 합친 것 만한 850㎢가 불길에 삼켜졌다.

산불이 시작된 지난 3일 75㎢의 피해 면적에 비하면 불과 사흘 새 거의 9배나 불어난 것이다.

산불 원인은 아직 뚜렷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일단 먼 삼림지대에서 벼락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여겨진다.

앨버타주 상당 지역에 분포한 아한대 삼림이 이상 고온에 건조한 상태가 겹치면서 부싯깃 통으로 변한 것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기류연구소의 기후학자인 빌 팻저트는 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이상 기후도 산불을 키웠다면서 "따뜻한 날씨에 건조하고 바람까지 불어 일종의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한꺼번에 안 좋은 일이 겹치면서 조성된 더할 수 없이 나쁜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불길이 워낙 빨라 거의 잡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레이첼 노틀리 앨버트 주지사는 속히 비가 내리기를 바랄 뿐이라면서 "불길이 잡혀 이재민들이 돌아가려면 불행히도 며칠 가지고는 안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일샌드 주산지에서 발생한 이번 산불로 석유 회사들이 직원들을 긴급 대피시키고 작업을 중단해 하루 최고 100만 배럴의 생산이 감소함에 따라 캐나다 원유 가격이 상승하기도 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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