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타코' 먹방..히스패닉에 뒤늦은 구애
[경향신문] ㆍ트위터에 사진…힐러리 즉각 반격
ㆍ잇단 막말에 표심은 이미 등 돌려
“행복한 ‘싱코 데 마요’를 보내시길! 트럼프 타워에서 최고의 타코 볼을 먹고 있습니다.”
미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는 5일(현지시간) 뉴욕의 트럼프타워 레스토랑에서 만든 멕시코 전통음식 타코를 먹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사진). ‘싱코 데 마요’는 1862년 5월5일 멕시코군이 프랑스군을 물리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그는 “난 히스패닉을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으려는 시도다. 미국 인구 17%를 차지하는 히스패닉은 역대 대선에서 강력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 왔다. 트럼프는 오는 11월 본선에서 비백인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과의 대결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하지만 히스패닉의 마음은 떠난 지 오래다. 트럼프는 “히스패닉의 상당수는 성폭행범”이라며 이민자들을 범죄자로 몰고 인종차별주의를 그대로 드러낸 발언들을 거리낌없이 쏟아냈다.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겠다” “불법이민자는 모두 쫓아낼 것”이라고 했다. 2008년 공화당 대선후보로 나섰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애리조나)은 지난달 “히스패닉 커뮤니티는 완전히 화가 나 있다. 그 정도로 격분한 것을 지난 30년간 보지 못했다”고 했다. 애리조나는 히스패닉 유권자가 30%에 달한다.
힐러리도 곧바로 트위터에서 트럼프를 ‘저격’했다. 그는 “52분 전 트럼프는 히스패닉을 사랑한다고 했다. 그런데 어제는 그들(히스패닉)을 모두 추방할 것이라고 했다”고 썼다.
트럼프가 먹은 타코가 ‘뉴욕식’에 불과하다는 조롱도 잇따랐다. 유명 푸드 칼럼니스트 로버트 시엣세마는 트럼프타워 레스토랑에서 파는 타코가 “씹을 때마다 트럼프의 발언만큼이나 멕시코인들을 모욕하는 맛이 난다”고 평한 적 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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