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공항별 손익..왕서방에 웃고 KTX에 울었다

세종=이현승 기자 2016. 5. 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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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DB 제공
인천공항 2011~2015년 당기순이익 추이 / 자료=한국공항공사

인천공항 작년 순익 7716억원, 전년비 25% 증가
제주·김해·대구·청주는 실적 개선…양양·무안 악화

인천, 김포, 김해 등 국내에 위치한 8대 국제공항의 최근 5년 손익을 분석해봤더니 중국인 관광객 증가와 저비용 항공사(LCC)의 노선 확대가 실적을 끌어올린 반면 KTX 신설은 악재였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의 항공 여객 수는 8941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다. 2011년 6363만명, 2012년 6930만명, 2013년 7334만명, 2014년 8413명 등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중 국제여객이 전체의 69%인 6143만명으로 전년 대비 8.2% 늘었고 국내여객은 13.5% 증가한 2798만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수치는 증가세이지만 공항별로 사정은 다르다. 우리나라의 국제공항은 ▲인천공항 ▲김포공항 ▲김해공항 ▲제주공항 ▲대구공항 ▲청주공항 ▲양양공항 ▲무안공항 8곳이다.

조선비즈가 한국공항공사에 의뢰해 국내 8개 주요 공항의 최근 5년 간 손익을 분석한 결과 인천공항, 김해공항, 제주공항은 당기순이익이 증가하는 추세인 반면 김포공항은 오히려 줄었고 양양공항과 무안공항은 적자폭이 확대됐다.

◆ 인천공항 작년 순익 7716억원 전년비 24.8%↑

8대 주요 공항 중에서 돈을 가장 잘 번 곳은 우리나라 대표 공항인 인천공항이었다. 전체 국제여객의 약 80%를 책임지는 인천공항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7716억31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4.8% 증가했다.

2011년(3609억원)과 비교하면 당기순이익이 5년 동안 113.8% 늘었다. 이 기간 인천공항의 수익은 25.5% 늘어난 반면 비용은 2.5% 줄었다.

한류 열풍에 힘입어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인천공항이 공개한 2014년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노선 여객은 1086만명으로 전년 대비 21.9%나 늘었다. 중국이 국가별 여객 수 기준으로 1위다. 중국노선의 여객점유율은 24.2%로 2012년 20.6%, 2013년 21.9% 등에서 계속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저비용 항공사(LCC)를 통한 승객이 45만명으로 43.7%나 껑충 뛰었다. 제주항공 중국노선 실적이 22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티웨이(9만1218만명), 이스타(7만8660명), 진에어(3만897만명) 순이었다.

인천공항은 국내 국제공항 중 규모가 가장 큰 허브공항인데다 지난 2013년 5월 중국인 무비자 입국 공항으로 가장 먼저 지정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정부가 더 많은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중국에서 국내공항으로 입국해 제주도로 환승하는 관광객은 비자 없이도 환승공항 인근지역과 수도권에서 120시간 동안 머물 수 있다. 2013년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이 처음 지정됐고 2014년 양양, 청주, 무안, 대구공항, 2015년 김포공항으로 확대됐다.

◆ 두 자릿수 성장한 제주·김해공항…'실적부진' 김포공항

김해공항은 작년 당기순이익이 1050억88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8.2% 증가했다. 여객 수가 1238만명으로 1976년 개항 이후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어선 덕분이다. 국제선 여객은 21.1% 증가한 607만명, 국내선은 17.5% 늘어난 607만명으로 집계됐다.

LCC가 김해공항에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신규 노선을 지난해 5개나 신설했고 15개 노선에 대해서는 운행횟수를 늘렸다.

지난 2010년 KTX 서울~부산 노선 전구간 개통(동대구~부산도 고속철도로 개통)으로 김해공항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분석도 나왔지만 그때 이후로도 여객이 꾸준히 늘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걸리는 시간이 비행기가 50분으로 KTX(2시간 20분)에 비해 짧은데다 LCC인 에어부산이 낮은 운임의 노선을 대폭 확대한 영향이다.

제주공항은 제주도에 대한 내외국인의 관심이 늘어난 영향을 봤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919억6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1.4% 증가했다. 2011년에는 순익이 552억7900만원였는데 66.4% 늘었다.

제주노선의 여객은 작년 기준 2387만명으로 전년 대비 15.7% 증가했다. 내외국인의 제주 여행이 늘고 투자나 거주 목적으로 주택, 건물을 매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어서 제주 여객은 계속 증가 추세다. LCC도 제주 운항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김포공항은 지난해 1309억원의 순익을 내 전년 대비 7.0% 감소했다. 여객 수도 1.3% 줄어 401만명을 기록했다. 김포공항은 국제선과 국내선 여객을 인천공항과 양분하고 있었지만, LCC가 제주공항, 김해공항에 대한 노선을 확대하면서 여객 수가 분산됐다.

◆ LCC와 손잡은 대구·청주공항 적자폭 3분의1로…양양·무안은 고전중

대구공항은 2014년 26억2000만원 적자를 냈다가 지난해에는 적자가 5억8400만원으로 감소했다. 청주공항 역시 34억7700만원 적자에서 9억원 적자로 실적이 개선됐다.

대구공항은 2004년 KTX 서울~동대구 노선이 개설되며 실적이 악화됐지만 지난해에는 여객 수가 22만명에서 33만명으로 48.7% 증가했다. 지난해에 2004년 이후 12년 만에 연 이용객이 20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는 사상 최대 수준인 250만명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LCC들이 대구공항 신규 취항을 적극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공항과 KTX역이 가까워 관광객들이 국내 주요 도시로 빨리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올해 중국 상해, 북경, 심양 노선이 차례로 증설됐고, 폐지됐던 오사카 노선이 16년 만에 부활했다. 또 대양주 괌 노선이 신설됐다.

청주공항 역시 지난해 개항 이후 처음으로 연간 여객 수가 200만명을 넘었다. 1997년 문을 연 이후 매년 50억원 안팎의 적자를 내다가 작년 상반기에 처음으로 7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2014년 이후 LCC의 중국, 홍콩, 제주 노선이 확대된 영향이다.

지자체에서 공항 활성화를 위해 LCC 유치에 적극 나선 점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대구시는 대구공항의 야간운항 통제시간을 3시간 단축했다. 충청북도는 청주공항 취항 항공사의 운항 손실을 보전하고 해외 여행객을 끌어오는 여행사에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2008년부터는 공항을 24시간 운영체제로 바꿨다.

반면 양양공항과 무안공항의 실적은 악화일로다. 양양공항은 지난해 83억2600만원의 적자를 냈는데 전년 대비(71억5000만원) 적자 폭이 확대됐다. 무안공항도 78억원 적자에서 89억6700만원 적자로 실적이 악화됐다.

무안공항의 실적 부진은 지난해 4월 개통한 호남 KTX(오송~광주) 때문이다. 저유가, LCC 노선 확대 등의 호재에도 불구하고 KTX가 무안공항을 경유하지 않으면서 여객 수가 감소했다. 지자체에서는 호남 KTX 2단계 사업을 할 때는 무안공항을 경유하도록 하거나 광주공항과 무안공항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양공항은 부정기적으로 중국 노선을 운항하던 LCC가 운항횟수를 줄이면서 타격을 입었다. 진에어는 2014년 상반기에 양양공항에서 중국 8~10개 노선의 부정기 노선 운항을 시작했는데 같은해 10월 이후로는 노선을 하나로 축소했다.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주요 도시와 접근성이 떨어지는 데다 양양은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이라서 겨울철 취항이 어렵기 때문에 항공사와 여행사가 취항을 꺼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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