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반려견 4대천왕, 로망과 현실

아이즈 ize 글 위근우 | 사진 이진혁, 김도훈(KoiWorks) 2016. 5. 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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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글 위근우 | 사진 이진혁, 김도훈(KoiWorks)

[세상이 삭막할 땐 ‘개짤’을 보자. 인터넷이 이미 고양이에게 점령당한 후에도 인간을 따르는 개의 헌신적이고 귀여운 모습은 개에 대한 인간의 오래된 애착을 자극한다. 특히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에서 유독 포토제닉한 ‘짤’로 인기를 끄는 4대천왕, 골든리트리버·사모예드·웰시코기·시바견은 애견인들의 로망을 강력하게 자극한다. 하지만 얼마 전 일본에 사는 한 한국인이 잦은 파양 때문에 한국에는 시바견을 분양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처럼, 인기 견종일수록 막연한 로망만으로 입양했다가 무책임하게 파양하는 경우도 많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동물은 과시하려고 샀다가 바꾸는 외제차 같은 것이 아니다. 이처럼 개와 ‘개짤’을 사랑하지만, 개와 함께할 현실의 무게가 가늠되지 않는 이들을 위해 앞서 말한 SNS 4대천왕 견종의 실제 견주들을 만나 애증의 경험담을 들어보았다. 이것을 보고 그냥 ‘개짤’에 만족하며 살지, 굳게 마음을 먹고 반려견을 키워볼 건지 선택하는 건 당신의 몫이다.]

골든리트리버
이름
: 샘(7살)
견주: 이주희(작가)
포털 지식백과에선: 부드럽고 화려한 황금색 털처럼 밝은 성격의 개
견주가 경험하는 현실: 2012년, 남산에서 유기되어 헤매다 동물 병원에 오게 된 샘(당시 3살)을 데려왔다. 소위 인기 있는 견종일수록 준비 안 된 견주 때문에 파양 혹은 유기가 많다는 씁쓸한 현실. 골든리트리버에 대한 기대답게 매우 점잖은 편인데, 다만 공만 보면 자제를 못 한다. 지금까지 남의 공을 물고 터뜨려 이주희 작가가 물어준 것만 10만 원 이상. 3주 전에도 2만 원을 물어줬다. 순한 종이라 사람을 물거나 하진 않지만, 축구공 하나 터뜨리는 데 5분이면 충분할 정도로 무는 힘이 강하다. 아무리 순한 종이라 해도 대형견의 힘에 대해서는 충분히 자각한 뒤 기를 마음을 먹어야 한다. 세상에 신경을 덜 써도 되는 종이란 없다.
견주의 Tip: 개가 방귀를 자주 뀌면 설사를 할 확률이 높다. 신문지를 찢어 산책할 때 가지고 다니다가 개가 변을 보기 전 바닥에 깔아주면 뒤처리를 깔끔하게 할 수 있다. 특히 길에서 개의 뒤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비난은 다른 모든 반려견과 견주에게 돌아가기 십상이다.
미래의 견주들에게: 골든리트리버는 견주 외의 사람들에게도 친절해서 오히려 힘들 때가 있다. 순하니까 허락 없이 만지는 이들이 있고 제지하면 중년 남성에게 “싸가지 없는 년”이란 답이 돌아오기도 한다. 마음 단단히 먹도록.

사모예드
이름
: 솜(1살 반)
견주: 박지연(만화가), 마일로(만화가)
포털 지식백과에선: 총명, 충직하고 역동적이며 우호적이고 적응을 잘함
견주가 경험하는 현실: 웃고 있는 천사 같은 모습에 덜컥 2개월 된 솜이를 데려오게 됐다. 하지만 사모예드의 웃는 얼굴은 그저 생김새일 뿐 실제로는 웃고 있는 악당 조커처럼 웃는 얼굴로 다양한 사고를 친다. 언젠간 분명 어제까지 마당에 있던 동백나무 두 그루가 사라졌다. 물론 대형견에 대한 나름의 준비는 했다. 털이 많이 빠지는 것도, 산책을 많이 시켜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관념적으로 아는 것과 현실은 다르다. 솜사탕만 한 털뭉치가 나오고, 두 시간 반 동안 산책을 해도 견주만 지치고 솜이는 쌩쌩하다. 특히 한 살 이전엔 발을 땅에 댄 시간보다 공중에 떠 있는 시간이 더 많다. 이족보행은 기본.
견주의 Tip: 대형견 이동 시 차는 필수인데, 대형견을 위한 안전벨트를 구비해놓는 게 좋다. 그게 없으면 자칫 운전 중에 앞좌석으로 나올 수 있고, 차를 멈추고 문을 열었을 때 줄이 안 매인 상황에서 그냥 혼자 튀어나와 뛰어다닐 수도 있다.
미래의 견주들에게: 개가 아무리 난리를 부려도 눈 딱 감고 2살까지만 참아보길 바란다. 솜이도 처음엔 야생동물에 가까웠다. 말도 안 듣고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해 1년 동안 사람을 집으로 부르지 못했지만, 1살이 되면서 많이 좋아졌다. 2살이 되면 더 좋아지길 기대한다.

웰시코기
이름
: 봉만(7살)
견주: 유한경(학생)
포털 지식백과에선: 친밀하며 믿음 있고 애정이 깊으며 확실한 성품
견주가 경험하는 현실: 홈스쿨링을 하느라 친구 없이 지내던 십 대 후반, [카우보이 비밥]의 아인을 보고 웰시코기에 대한 로망을 꿈꾸며 당시 2개월째인 봉만이를 분양받았다. 질풍노도의 시기라 봉만이가 변을 먹는 걸 보고 화를 내며 페트병을 들고 쫓아가 끌고 온 적도 있는데, 봉만이가 무서워서 오줌 싸는 걸 보고 반성하기도 했다. 견주 스스로는 분노의 시기를 견뎌내는 데 봉만이의 도움을 받았다. 6개월째부터 얼굴이 좀 더 뾰족해지며 강아지의 동글동글한 귀여움이 사라지는데, 이때부터 약 2개월가량 과도기적인 못생김이 찾아온다. 하지만 외모를 넘어선 행동의 귀여움을 보며 7년 동안 함께하는 중이다.
견주의 Tip: 웰시코기는 허리가 길고 다리가 짧게 개량된 종이기 때문에 관절염과 디스크에 걸리기 쉽다. 밖에서 뛰어논 후 예전과 다르게 다리를 절뚝인다면 관절이 안 좋다는 신호다. 날씬하게 관리해 무릎 부담을 줄이고 관절에 좋은 사료를 먹이도록 하자.
미래의 견주들에게: 웰시코기는 체구가 크지 않지만 힘이 보기보다 상당히 세다. 목청도 앙앙대는 소형견과는 비교도 안 되게 크다. 단순히 크기만 보고 실내 생활을 쉽게 선택했다간 애로가 생길 수 있다.

시바견
이름
: 후쿠(2살)
견주: 김지유(직장인)
포털 지식백과에선: 대담하며 독립성이 있고 활발하고 주인에게 충실함
견주가 경험하는 현실: 인터넷에서 시바견을 보고 꽂혀서 포털 애견 카페를 통해 2개월 된 후쿠를 입양했다. 하지만 사전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시바견의 독립적인 성격은 당황스러웠는데, 강아지 때도 지금도 개에게 기대하는 애교나 주인에 대한 애착 같은 게 별로 없다. 다른 개에게도 종종 까칠한 모습을 보이는데, 말티즈나 푸들 같은 작은 견종에겐 친절한 편이지만 대형견에겐 공격적인 태도를 보인다. 다만 조금은 약은 것이, 리트리버처럼 순한 대형견에게만 덤비고 도베르만처럼 무섭게 생긴 대형견을 보면 주인 뒤로 숨는다. 이처럼 애교 없는 후쿠지만, 잘 때만은 꼭 주인 옆에 몸을 붙이고 잔다고 한다.
견주의 Tip: 시바견의 경우 일본 토종 견종이기 때문에 일본인들이 더 잘 알고 있다. 후쿠의 견주인 김지유 씨의 경우 일본어를 전공해서 야후 재팬 지혜보따리에서 많은 정보를 얻는다. 야후 재팬 검색과 구글 번역을 이용하면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미래의 견주들에게: 시바견을 분양한다면서 믹스견을 분양하는 경우가 많다. 강아지 때는 다 비슷해 보여서 속기 쉬운데, 이것이 종종 파양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것이 파양을 정당화할 수는 없지만, 한 생명을 책임지는 일인 만큼 신중하게 접근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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