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옥시 본사 찾아 시위한 김덕종씨 "내일모레가 아들 기일인데.."

2016. 5. 6.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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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본사 CEO, 한국 방문해 한국문화에 맞는 진심어린 사과 하는게 우선" "소방관 이전에 자식 잃은 부모 입장서 힘들어..정부가 관리감독 잘 했어야"
영국에서 항의시위하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런던= 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5일 영국 런던 시내 옥시 본사 레킷벤키저 연례주주총회장에서 옥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족 김덕종씨 등이 항의시위를벌이고 있다.

"옥시 본사 CEO, 한국 방문해 한국문화에 맞는 진심어린 사과 하는게 우선"

"소방관 이전에 자식 잃은 부모 입장서 힘들어…정부가 관리감독 잘 했어야"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내일모레가 승준이 기일이다. 많이 생각나죠. 또 어린이날인데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하는 것도 미안하지만 그보다 상황을 빨리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제가 여기 와있는 것이죠."

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옥시 본사 레킷벤키저의 연례주주총회 행사장 앞에서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알린 소방관 김덕종 씨(40)는 심정을 이렇게 말했다.

김 씨는 첫째 아들이 태어난 2005년부터 옥시 제품을 사용해 2009년 아들을 '원인불상의 폐질환'으로 잃었다. 정부가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한 2011년까지 6년 넘도록 계속 썼다.

김 씨는 "정부 발표를 듣고 증상이 우리 아이하고 비슷하다는 의심이 들어서 피해신청을 했다. 솔직히 신청한 시점에는 결과가 아니기를 바랐다"며 "결과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세월호 같은 외부적 사고가 아니라 부모들이 가정생활용품을 사서 실질적으로 자식을 죽인 그런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굉장히 힘들어하는 피해자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가족들이 죄책감에 많이 쌓여 있다. 가슴속에 다 품고 살고 드러내지 않을 뿐이다"고 했다.

김 씨는 소방관이라는 직업 때문에 더욱 힘들다면서 "소방관은 슈퍼맨이라는 주변의 인식도 있지만 소방관 이전에 부모이고, 자식을 잃은 부모 입장에서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는 옥시 영국 본사인 레킷벤키저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에 와서 피해자들 앞에서 진심 어린 사과를 하는 게 우선이라며 그 이후에야 만나서 협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이전 사과는 진정성이 담기지 않았다. 그들 문화에 의한 사과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한국에서 일어난 일이고, 한국 피해자들에게 사과 하려면 한국의 문화와 관습에 맞는 그런 사과를 하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옥시의 태도가 1년 전과 180도 달라져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이번 방문을 마지막으로 잘 마무리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꺼냈다.

끝으로 김 씨는 "총체적 부실로 드러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정부의 역할인 것 같다.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게끔 정부가 관리감독을 잘 했어야하는데, 국민이 그걸 신뢰하는 거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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