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성우 박영남 "5살 짱구도 아기 둘리도 접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16. 5. 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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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둘리 아톰 짱구의 그녀, 성우 박영남을 만나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영남(성우 인생 50년)

어린이날을 맞아서 뉴스쇼가 특별한 인터뷰를 하나 준비했습니다. 어떤 분을 모셨는고 하니, 제가 단언컨대 우리나라 거의 모든 세대의 어린 시절을 책임져온 인물. 지금 방송을 듣고 계신 모두를 동심으로 안내할 분임에 틀림 없습니다. 궁금하시죠? 먼저 목소리로 한번 만나 보실까요?

◆ 박영남> 여러분, 안녕. 머리는 감자머리에다가 눈썹은 송충이 눈썹. 그런데 나는 특히 글래머 누나 좋아하는 짱구예요.

◇ 김현정> (웃음) 와, 어서 오세요.

◆ 박영남> (웃음) 안녕하세요.

◇ 김현정> 바로 이 목소리. 짱구는 못말려의 짱구.

◆ 박영남> 똑같았어요?

◇ 김현정> 정말 똑같은데요. 특히 글래머 누나를 좋아한다는 그 부분.

◆ 박영남> 아빠 닮아가지고.

◇ 김현정> 바로 이 분. 70년대에는 우주소년 아톰이었고요. 80년대에는 개구리 왕눈이. 아기공룡 둘리였고. 90년대에는 날아라 슈퍼보드의 손오공. 2000년대 지금 들으신 짱구는 못 말려의 짱구에 이르기까지. 반세기 동안 당대 최고의 만화캐릭터들을 소화해 온 국보급 성우입니다. 박영남 씨. 박영남 선생님 지금 스튜디오에 나와 계십니다. 정식으로 인사하죠. 어서 오십시오.

◆ 박영남> 안녕하세요. 아역을 주로 한 성우 박영남입니다.

◇ 김현정> 지금 저는요. 소개를 하면서도 제가 놀란 것이 아톰부터 지금 방영이 되고 있는 짱구까지를 다 하셨어요. 그러면 데뷔를 언제 하셨어요?

◆ 박영남> 그러고 보니까 진짜 많이 했네요.

◇ 김현정> 많이 하셨어요.

◆ 박영남> 세월이 많이 흘렀습니다. 제가 66년도부터 해서 2016년까지 반세기네요.

◇ 김현정> 반세기.

◆ 박영남> 50년.

◇ 김현정> 딱 50년 되셨어요, 정말. 5살짜리 짱구 역할을 지금 칠순되신 박 선생님이 도대체 어떻게.

◆ 박영남> (웃음) 어머, 점잖게 웃어야지. 내가 왜 이럴까.

◇ 김현정> (웃음) 어떻게 그 목소리가 그렇게 자연스럽게 나오세요?

◆ 박영남> 짱구를 하도 오래 하다 보니까요. 진짜 내가 짱구가 된 듯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덜 늙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거 있죠.

◇ 김현정> 지금 조금 덜 늙는 것 같다고 말씀을 하셨지만 지금 제가 옆에서 뵙고 있는데. 정말 나이보다 30년은 젊어 보이세요.

◆ 박영남> 어머. 너무 했다.

◇ 김현정> 정말, 정말 놀라우세요. 이게 동심의 힘입니까?

◆ 박영남> 네. 정말이에요.

◇ 김현정> 이 젊음의 비결. 그러면 평소에 말씀하실 때도 그 캐릭터의 목소리가 막 툭툭 튀어 나오고 그래요?

◆ 박영남> 툭툭 튀어나와요.

◇ 김현정> 나와요?

◆ 박영남> 왜냐하면 하도 오래 하다 보니까.

◇ 김현정> 예를 들면 어떻게.

◆ 박영남> 일전에는 아파트에 입주들 하면 각처에서 막 벨 누르죠. 그래서 안 되겠다 싶어서 ‘이럴 때 내 캐릭터를 좀 써 먹어야겠다’ 그래 가지고 벨을 누르길래 “누구신데요?” 그랬더니 “아, 엄마 계시냐?” “엄마 안 계신데요.” “그러면 언제 들어오시냐.” “나 그런 거 몰라요”. 입주하면 맨날 여기 집 하자 보러 왔습니다, 신문 보십시오. 음료수 드십시오. 아유, 진짜 골머리 아팠어요.

◇ 김현정> 그럴 때 이용을, 활용을.

◆ 박영남> 그때 써먹었어요. 그랬더니 아주 쉽게 넘어갔죠.

◇ 김현정> 아니, 가족들한테도 혹시. 가족들은 성우라는 것 다 알고.

◆ 박영남> 아, 우리 손주를 낳았을 때 애기 때 할미, 할미 이러잖아요. 그런데 같이 놀자. 나 할머니인데 왜 전화 했어? 나 너무 보고싶어. 이랬는데 걔가 지금 16살이 됐습니다.

◇ 김현정> 벌써 16살. 어렸을 때 손주들은 정말 좋아겠어요. 만화캐릭터하고 항상 대화를 하면서.

◆ 박영남> 그러니까 걔가 어렸을 때는 몰랐는데 자라면서 아, 우리 할머니 최고. 아, 그러니 이렇게 나를 최고라고 생각하고 나를 국보급이라고 칭찬을 해 주는데. 왜 안 좋겠습니까? 새롭게 태어나는 사람 같고 정말 신나게 삽니다.

◇ 김현정> 정말 일을 사랑하는 분이구나.

◆ 박영남> 당연하죠.

◇ 김현정> 이런 느낌이 저도 오고, 업계에서도 정평이 나 있는 박영남 성우, 박영남 선생님 지금 만나고 있는데. 그런데 이렇게 일을 사랑하던 분이 4년 전에 잠깐 내려 놓으셨어요, 일을.

◆ 박영남> 네. 만성위염이 생긴 거예요.

◇ 김현정> 위염이.

◆ 박영남> 헛구역질이 자꾸 나고. 같이 녹음을 하다 보면 흐름을 끊으면 안 되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박영남> 쫙 그 감정을 그대로 가야 되는데. 나로 인해서 흐름을 끊으면 너무 미안해요, 후배들한테.

◇ 김현정> 협동작업이니까.

◆ 박영남> 그래서 안 되겠다. 이번만 내가 빠지겠다. 그랬더니 인터넷에 사망설이다, 은퇴설이다. 이래 가지고 너무 속상했어요.

◇ 김현정> 술렁술렁했어요. 그런데 지금 속상하다고 말씀을 하셨지만 그걸 역으로 생각하면 그만큼 박영남 씨의 목소리를.

◆ 박영남> 그렇죠, 그렇죠.

◇ 김현정> 성우 박영남의 목소리를 사랑하는 팬들도 많았다는 얘기죠.

◆ 박영남> 그거로 위안을 삼고 힘을 얻어서 정말 일어난 거예요. 왜냐하면 댓글이 무지 많이 올라왔어요. 내 목소리를 들으면 엔돌핀이 돈다는 거예요.

◇ 김현정> 야, 이것보다 더 좋은 얘기가 어디 있어요.

◆ 박영남> 이 말 한마디가 나를 살린 거예요. 하여튼 너무 감사해요.

◇ 김현정> 팬들의 사랑.

◆ 박영남> 그 말 한마디가 정말 나를 살렸어요.

◇ 김현정> 지금 우리 박영남 선생님께서는 팬들이 나를 살렸다고 하시지만 팬들 입장에서는 나의 동심을 깨워준 사람. 나를 살려준 사람이 성우 박영남이다 이렇게 얘기할 수도 있는 거예요.

◆ 박영남> 어찌됐든 용기와 힘을 주고 그 엔돌핀이라는 소리 때문에 내가 박차고 일어났어요. 이 가슴에서 뜨거운 게 올라오더라고요. 그랬더니 하루아침에 싹 나은 기분. 정말.

◇ 김현정> 세상에, 약이 따로 없네요.

◆ 박영남> 탁 박차고 올라온 거예요.

◇ 김현정> 잘하셨습니다. 잘하셨습니다.

◆ 박영남> 아이고, 감사합니다.

◇ 김현정> 그렇게 해서 우리가 지금도 짱구 박영남. 박영남 짱구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거죠.

◆ 박영남> 감사합니다.

◇ 김현정> 어린이날에 소박한 특집으로 꾸미고 있습니다.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우리가 사랑했던 만화영화 주인공의 목소리를 지금까지 담당해 온 그 분. 성우 박영남 씨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우리 애니메이션을 대표하는 귀한 분을 모셨으니까 한번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쭉 좀 훑어보고 싶은데. 추억의 만화영화 주인공들을 하나하나 좀 소환해 보겠습니다.

박영남 성우

◆ 박영남> (‘우주소년 아톰’ 주제곡 흐르면서 아톰 목소리) '네. 강 박사님, 부르셨어요? 아톰이에요. 갈게요. 이얏!'

◇ 김현정> 야, 아톰이 나왔습니다. 우주소년 아톰. 이게 1970년대에 인기리에 방영됐던 그 만화예요. 이때만 해도 모든 세대가 TV를 다 갖고 있지는 않았잖아요.

◆ 박영남> 이 시간만 되면 텔레비전 있는 집에 다들 모여서 많이 봤던 기억으로 생각이 되는데요.

◇ 김현정> 이 아톰 할 때 기억나는 에피소드 건 없으세요?

◆ 박영남> 이 시대 때도 우주드라마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박영남> 그래서 굉장히들 많은 관심들을 가져주시고. 또 이 캐릭터 완구가 굉장히 많았었어요.

◇ 김현정> 그때도 아톰장난감?

◆ 박영남> 네, 그래서 시계도 아톰시계가 있고, 그래서 그때 제가 그 캐릭터 녹음을 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래요, 그래요. 박사님 이름이 강 박사 맞죠?

◆ 박영남> 네.

◇ 김현정> 세상에 시간이 이렇게 흘렀는데도 아직도 박사님 성까지 기억하는 거 보면 우리가 정말 좋아했던 캐릭터인 것만은 분명해요.

◆ 박영남> 첫 번째로 애니메이션 했던 거기 때문에 당연히 기억해야죠.

◇ 김현정> 그러면 70년대 아톰에 이어서 80년대로 한번 넘어가 보겠습니다. 이 만화영화 한국인이면 정말 모르는 사람 없습니다.

◆ 박영남> (‘개구리왕눈이’ 주제곡 흐르면서 왕눈이 목소리) ‘비가 오니까 아롬이가 너무 보고 싶어. 옆에 있으면 좋으련만. 아롬이 너는 뭐하고 있니? 보고싶어.’

◇ 김현정> 아롬이 어디 갔어요? 아롬이. (웃음)

◆ 박영남> 몰라요, 어디 갔는지. (웃음)

◇ 김현정> 개구리 왕눈이. 노래만 들어도 다 아실거예요. 이 노래는 주제가도 그렇게 히트를 했고요. ‘삘릴리 삘릴리.’

◆ 박영남> 맞아요, 맞아요.

◇ 김현정> 희한한 게 왕눈이 만화는 슬펐던 것 같아요, 기억에.

◆ 박영남> 굉장히 교육적이고 아이들한테 아이들 정서에 맞는 만화영화 였죠.

◇ 김현정> 맞아요. 권선징악이 아주 뚜렷했고요. 그 못된 두꺼비가 누구였죠? 투투?

◆ 박영남> 투투, 맞아요, 투투. 기억 잘 하시네요. (웃음)

◇ 김현정> 기억납니다. 투투, 아롬이, 왕눈이 이렇게 연못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였는데요. 1980년대에 집집마다 컬러TV가 나오면서 만화영화의 전성기 아니었나요?

◆ 박영남> 맞아요. 애니메이션의 전성기가 시작됐다고 봐야죠.

◇ 김현정> 컬러풀 하게 드라마가 펼쳐지니까 다들 정말 열광했던 때가 아닌가 싶은데요. 왕눈이, 둘리 말고 또 담당했던 캐릭터 뭐 기억 나는 거 있으세요?

◆ 박영남> 독수리 오형제요.

◇ 김현정> 독수리 오형제, 독수리 오형제에서 뭐하셨어요.

◆ 박영남> 막내 역할을 했었죠.

◇ 김현정> 자, 이제 80년대를 지나서 이제 90년대로 한번 넘어가보죠.

◆ 박영남> (‘날아라 슈퍼보드’ 주제곡 흐르면서 손오공 목소리) ‘야야야, 저팔계, 사오정. 빨리빨리 서둘러라. 근두운 올라오고 있다! 우랑바리바라냐 무따라까 따라마꺄 뿌라냐! 하잇!’

◇ 김현정> 아니, 지금 끝에 뭐라고 하신 거예요? (웃음)

◆ 박영남> 주문했습니다. 근두운이 내려오니까, 다들 태우고 가야 되는데 저팔계, 사오정이 어찌 서로들 잘났다고 느릿느릿 하는지. (웃음) 정말 저팔계, 사오정 성우들도 연기 너무들 잘했습니다. 너무 잘했고. 이 분위기도 정말 세 사람이 호흡이 척척 맞았어요.

◇ 김현정> 날아라 슈퍼보드의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호흡이 척척 맞았어요? 그러니까 성우들도 그 호흡이라는 게 분명 있군요?

◆ 박영남> 당연히 있죠. 그래야 이게 작품이 살아요.

◇ 김현정> 그래요? 정말 대단한 인기였습니다. ‘날아라 슈퍼보드’ 이게 우리나라 만화이기도 하고 제가 알고 있기로는 우리나라 만화 중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만화로 꼽힌 게, 날아라 슈퍼보드래요.

◆ 박영남> 그래요?

◇ 김현정> 설문조사를 했더니 이거였다고 하더라고요. 여기서 손오공 목소리가 또 우리 박영남 선생님 목소리셨던거죠?

◆ 박영남> 네. 이거 녹음할 때 정말 신났어요. 녹음 할 때가 기다려졌어요. 왜냐하면 물론 작품도 좋았지만 연기자들이(성우들이) 애드리브를 치는데 너무 잘 쳐줬어요.

◇ 김현정> 아니, 만화영화에도 애드리브가 있어요?

◆ 박영남> 아, 당연히 있죠. 왜냐하면 우리가 그림에 소리를 맞추는 거잖아요. 그러면 그냥 ‘아휴’ 할 것도 우리 같이 호흡들이 잘 맞으면 ‘으얏! 아휴휴’ 이렇게 하는 거죠. 이게 호흡이 잘 맞는다는 거예요. 왜 다른 사람들은 뛰는 것도 ‘아자, 아자, 헉, 헉’ 이렇게 뛰잖아요. 우리는 틀려요.

◇ 김현정> 날아라 슈퍼보드 때는?

◆ 박영남> 저팔계, 사오정은 ‘허잇, 허잇, 아자, 아자자자자’. 손오공은 ‘헥,헥, 헥!’ 이렇게 다르게 맞춰주면서요. (웃음) 삼위일체가 됐었죠. 그래서 이거 녹음할 때는 기분이 참 좋았어요.

◇ 김현정> 이게 사랑받는 만화는 다 이유가 있는 거네요.

◆ 박영남> 다 각자 개성이 있었어요.

◇ 김현정> 각 성우들이 배역에 잘 몰입해서 더 잘됐던 ‘날아라 슈퍼보드.’ 그런데 이때의 90년대 만화들을 제가 떠올려보면 뭔가 좀 80년대에 비해서는 좀 SF적인 성격이 강해졌던 것 같아요. 캐릭터들이 좀 자극적이라고 할까요. 이런 게 있었죠?

◆ 박영남> 그래서 (날아서 슈퍼보드가) 시대에 아주 딱 맞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가 모여서 한 번 입을 맞춰보고 녹음을 들어가는데, 이왕이면 조금 더 강하게 하자고 했었죠. ‘각 캐릭터마다 살려보자. 강하게 하자. 알았지?’ 그러면 ‘알았어요’ (웃음)

◇ 김현정>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게 바로 우리가 사랑하는 그 캐릭터, 그 만화영화 날아라 슈퍼보드였습니다. 90년대를 이렇게 지나서요. 이제 2000년도에 들어서면서는 ‘짱구는 못 말려.’ 였는데요. 지금 우리가 소개한 것 말고도 선생님 몇 가지 목소리나 내셨을 것 같아요. 50년 동안?

◆ 박영남> 안 세 봤어요. (웃음)

◇ 김현정> (웃음) 그 50년 동안 거쳤을 많은 만화캐릭터들 중에 개인적으로 가장 사랑스러운 주인공, 가장 애착이 가는 주인공은 어떤 주인공, 어떤 캐릭터 세요?

◆ 박영남> 아무래도 짱구죠.

◇ 김현정> 역시 짱구입니까?

◆ 박영남> 짱구를 벌써 20년 넘게 하고 있는데 너무들 관심 가져주고 칭찬해 주고 나한테 힘을 주고 용기를 줘서 내가 금방 일어날 수 있었고요. 정말 짱구하고 이제는 정이 들어서 그냥 짱구하면 박영남, 박영남 하면 짱구 하듯이 제가 이제 몸에 뱄어요. 그래서 이날 이때까지, 방송 생활 50년이지만 그냥 ‘짱구처럼 살아요.’

◇ 김현정> 지금 그냥 인터뷰하는 평소 목소리도 이제는 짱구 같으세요. (웃음)

◆ 박영남> 그런 소리 많이 들어요. (웃음)

◇ 김현정> 그런 얘기 들으시죠. 정말 이제 짱구 하면 박영남, 박영남 하면 짱구가 될 정도로 20년을 사랑해 온 그 캐릭터입니다. 오늘 어린이날 이어서 우리가 이렇게 만화 얘기를 하는 거거든요. 선생님, 예전에 동심하고 지금의 동심하고 아이들 보면 어떤 생각 드세요? 저는 좀 불쌍한 생각도 들어요. 애들이 요새 너무 치어 가지고요.

◆ 박영남> 처음에는 정말 뭣 모르고 방송을 했을 때 그 당시엔 우리 어린이들을 봤을 때 순수했어요. 정말 순수했는데, 지금 이렇게 세대가 너무 변화다 보니까 불쌍해요. 학교만 다니면 됐지. 이거는 뭐, 학원, 뭐다, 뭐다, 뭐다... 보통 평균 세 가지 이상은 (사교육을) 하고 있대요. 다들?

◇ 김현정>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 박영남> 그러니 어린이라고 할 수 없잖아요. 너무 피곤에 지쳐 사는 것 같고 어린이날만큼은 쉬면서 즐겼으면 좋겠는데 말이예요. 아마 오늘도 학원 가는 어린이들이 있을걸요?

◇ 김현정> 맞아요. 오늘도 있을 겁니다.

◆ 박영남> 아니면, 부모에 못 이겨서 나들이 갈 수도 있고요. 나들이 간다고 다 좋은 건 아니거든요. 우리 어머님들 아이들을 너무너무 피곤하게 하지 마세요. (웃음)

◇ 김현정> ‘사랑해 주세요. 울라울라~’ 짱구의 부탁입니다. (웃음)

◆ 박영남> 정말 사랑해 주십시오.

◇ 김현정> 그러게요. 예전에는 낮부터 땅거미질 때까지 엄마가 밥 먹으러 들어와 들어와라 할 때까지 그냥 뛰어 놀았었는데요.

◆ 박영남> 줄넘기하고 공기놀이하고 그랬었죠. 지금 시대에 줄넘기하고 공기놀이하는 사람 있어요?

◇ 김현정> 놀이터에 아이들이 없죠.

◆ 박영남> 없어요. 시간이 없어요. 뭐 좀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다니죠. 그런데 그 열정을 가지고 다른데 좀 썼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너무 아이들을 경쟁으로 내몰지는 말아라... 이 부탁을 성우가 아니라 한 어른으로서 하셨어요. 칠십 평생을 산 어른으로서 성인들에게 당부, 학부모들에게 당부를 하셨는데요. 지금 순수했던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면서 정말 어른들도 힘들어요. 하루하루 힘겹게 살고 있는 지친 어른들에게도 한 말씀 해주신다면?

◆ 박영남> 저도 마찬가지로 지쳤어요. 목 한번 뒤로 싹 돌려보세요. 뒤도 한번 돌아보시면, ‘아, 저런 세상도 있구나.’ 하실거예요. 그러고 사십시오.

◇ 김현정> 그래요, 그래요. 어른들한테는 어떤 목소리로 힘을 주면 좋으실까요?

◆ 박영남> 손오공으로 해 드릴까요?

◇ 김현정> 그러면 날아라 슈퍼보드의 손오공 목소리로 한번 좀 힘을 주는 응원멘트 짧게 부탁드려요.

◆ 박영남> (손오공 목소리로) ‘저 손오공 감히 말씀드립니다. 제발 여유를 갖고 사시길 바랍니다. 피곤하면 안 돼요. 그 나이에 피곤하면 건강을 해칩니다. 그러니까 여러분, 무조건 건강, 행복, 우랑바리바라냐 무따라까 따라마꺄 뿌라냐! 하잇!’ 기합 드렸습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이 손오공의 기합을 받았으니 지금 우리 청취자분들, 이 방송 들으신 청취자 여러분들은 지치지 않고 여유 가지고 행복하게 사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박영남> 건강하십시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우리가 어린이날 이어서 박영남 선생님을 이렇게 초대석에 모셨는요. 오히려 어른들이 힘을 많이 받은 느낌이에요. 동심으로 돌아가고요.

◆ 박영남> 어린이날에 어린이가 돼서 말씀을 드렸어야 됐는데. (웃음)

◇ 김현정> 너무 즐거웠습니다.

◆ 박영남> 감사합니다.

◇ 김현정> 앞으로도 우리 마음 속의 둘리로 아톰으로 손오공으로 짱구로 영원히 남아주시기를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 박영남>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성우 박영남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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