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에 태풍급 강풍 왜 불었나?

2016. 5. 4.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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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3일 강원·경남 등 강한 비바람
미시령에 순간풍속 초속 45.7m
기상청 “계절성…‘폭탄 저기압’ 탓”

태풍급 강풍 몰고온 ‘폭탄 저기압’

4일 오전 7시36분 강원 고성군 미시령 기상청 자동기상관측장비(AWS)에는 순간풍속이 초속 45.7m로 기록됐다. ‘매우 강한 태풍’(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44m 이상)과 맞먹는 강풍이다. 봄철에 왜 태풍급 강풍이 분 것일까?

기상청이 3일 발표한 예보통보문을 보자. “매우 발달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4일 낮까지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겠으며 특히 강원도와 경북 북부는 밤까지도 매우 강하게 부는 곳이 있겠다.” 이 ‘매우 발달한 저기압’을 기상학계에서는 ‘폭탄 저기압’이라 부른다. 1970년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프레드 샌더스 교수가 ‘강하게 발달한 온대 저기압’을 가리키는 용어로 처음 사용했다. 샌더스는 폭탄 저기압을 “위도상 북위 60도 부근에서 지상 저기압의 중심기압이 24시간 동안 24헥토파스칼(h㎩) 이상 하강하는 저기압”이라고 정의했다.

2~4일 한반도 주변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2일 밤부터 4일 새벽까지 비를 내린 비구름은 중국 쪽에서 저기압이 다가오고 앞선 고기압이 일본 쪽으로 물러나면서 생겨났다. 저기압은 시계반대 방향으로 상승기류를, 고기압은 시계 방향으로 하강기류를 형성하기에 남쪽 바다에서 형성된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남풍을 타고 한반도로 유입됐다. 이때 북쪽의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비구름이 만들어졌다.

2일 오후 3시께 중국 내륙 산둥반도에 있던 저기압의 중심기압은 1000h㎩이었다. 동진한 저기압이 만주지방에 자리한 3일 오후 3시에는 중심기압이 976h㎩로 변했다. 샌더스 교수가 정의한 ‘24시간 안 24h㎩ 하강’ 조건이 12시간 만에 달성됐다. 일본 동쪽에 형성된 이동성 고기압이 강해져 이동 속도가 느려졌기 때문이다. 기압경도(좌우 기압 차이)가 커졌고 바람은 그만큼 강하고 오래 불었다. 이번 강풍으로 강원 정선(초속 25.7m), 태백(24.4m), 경남 거제(초속 22.9m) 등 전국 곳곳에서 5월 일 최대 순간풍속 1위 기록이 바뀌었다.

김용진 기상청 통보관은 4일 “계절성 강풍은 우리나라가 대륙성 기후와 해양성 기후가 만나는 지점에 자리해 계절이 바뀌는 봄과 초겨울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다. 봄에는 아직 찬 공기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남쪽에서 따뜻한 공기가 들어오면서 기압차가 커져 바람이 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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