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억류 기간에 온종일 중노동 시달려"

워싱턴/윤정호 특파원 2016. 5. 4.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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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선교사 케네스 배 증언 "나를 미국과 협상카드로 이용"

북한에 2년 동안 억류됐다가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선교사 케네스 배(47)씨가 2일(현지 시각) 억류 당시의 상황을 기록한 비망록 '잊히지 않은(Not Forgotten·사진)'을 출간했다.

그는 비망록 출간을 앞두고 가진 CNN, VOA(미국의소리) 방송 등과의 인터뷰에서 "억류 기간에 온종일 중노동을 했고, 북한 관리의 잦은 언어폭력과 살해 위협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배씨는 2012년 11월 3일 북한에 들어갔다가 억류돼 2013년 4월 '반(反)공화국 적대범죄행위'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았다. 2014년 11월 8일 또 다른 미국인 억류자인 매튜 토드 밀러와 함께 전격적으로 석방돼 귀환했다.

배씨는 CNN 인터뷰에서 "아침 8시부터 저녁 6시까지 돌을 나르고 석탄을 캐는 중노동을 했고, 북한의 검사는 끊임없이 '누구도 당신을 기억하지 못한다. 금방 돌아갈 수 없다. 60세나 돼서 집에 돌아갈 수 있다'는 식으로 협박했다"고 말했다. 특히 2012년 12월 북한의 광명성 3호 로켓 발사 이후 미국과의 적대 관계가 고조됐을 때는 "북한 당국자가 '성난 군중이 당신을 죽여 그대로 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배씨는 VOA 인터뷰에서는 북한이 김일성 주석을 신으로 떠받들면서 "주체사상에 대해 알아보고 싶은 생각이 없느냐. 공부를 하면 좋겠다는 말을 여러 차례 하면서 주체사상을 주입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내 활동을 오바마 행정부나 정보기관의 사주를 받아 한 것처럼 북한이 몰아가 '미국과 남조선의 반공화국 적대정책에 편승했다'는 자백서를 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북한을 18번이나 방문했던 배씨는 "억류 내내 북한이 나를 미국과의 협상을 위한 카드로 활용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며 "특정인을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나 존 케리 국무장관 같은 전직 대통령 내지 장관의 방북을 은연 중 요구해 결국 장관급인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장(Director of National Intelligence)이 북한에 와 석방될 수 있었다"고 했다. 배씨는 "앞으로 비정부기구를 설립해 북한 주민과 탈북자를 돕는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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