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의 추락..'화장품 신화'에서 '전관로비 핵'으로

입력 2016. 5. 3. 18:09 수정 2016. 5. 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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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중저가 화장품 업계에서 신화적 존재였던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원정도박과 폭행에 이어 전관로비 논란에까지 휩싸이며 추락하고 있다.

정 대표는 2003년 더페이스샵을 창업해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 돌풍을 일으켰고 2010년에는 네이처리퍼블릭의 대표를 맡아 국내 브랜드숍 5위에 올려놓은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20대에 남대문시장에서 도매업으로 사업 감각을 익히고 20대 후반이던 1993년 세계화장품을 설립하며 화장품 업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화장품 브랜드 '식물원'(1996년 출범)과 '쿠지'(1998년 출범)을 운영하며 화장품 사업에 대한 노하우를 쌓은 정 대표는 2003년 12월 더페이스샵을 창업했다.

더페이스샵은 저가 화장품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고 창업 2년 만에 연매출 1천500억원을 기록하며 아모레퍼시픽(당시 태평양)과 LG생활건강에 이어 업계 '빅3'에 진입하는 쾌거를 이뤘다.

정 대표는 승승장구하던 더페이스샵을 2009년 LG생활건강에 매각했다. 이때 정 대표가 2천억원 가량의 시세차익을 남긴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정 대표는 더페이스샵 사업을 정리하고 2010년 3월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하며 다시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2009년 3월 설립된 네이처리퍼블릭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방식이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정 대표가 이끈 지 6년 만에 연매출 2천800억원 규모의 국내 5위 브랜드숍으로 자리매김했다.

업계에서는 기업 하나의 성공조차 쉽지 않은 환경에서 단기간에 두 개의 기업을 모두 성공시킨 정 대표에 대해 '타고난 수완가이자 장사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정 대표의 100억원대 해외 원정도박 혐의가 제기되면서 성공신화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정 대표가 원정도박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지난달 8일 항소심에서 징역 8월을 선고받은 것이다.

그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구속 중이던 정 대표는 여성 변호인 폭행 혐의로 고소당한 데 이어 자신의 구명을 위한 전방위 로비 의혹에 휩싸였다.

정 대표는 부장판사 및 검사장 출신 변호사에게 거액의 수임료를 주고 수사와 재판 단계에서 처벌 수위를 낮추도록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 대표의 구명을 위해 활동한 브로커가 정 대표의 항소심 재판을 배당받은 부장판사를 저녁 자리에서 접촉한 사실이 드러나 해당 부장판사가 사표를 제출하는 등 로비 의혹은 증폭되고 있다.

검찰은 3일 네이처리퍼블릭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정 대표의 전방위 로비 의혹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찰이 정 대표의 비리 혐의를 얼마나 더 찾아내느냐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 상장과 해외 진출 확대를 계획하던 네이처리퍼블릭은 '오너 리스크'로 인해 모든 일정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정 대표가 밑바닥부터 장사를 배워 맨땅에서 두 회사를 성공 시킨 타고난 장사꾼이긴 하지만 최근 드러난 문제들을 보면 도덕적 측면에서는 부족했던 점이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gatsb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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