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TV>의 도 넘은 관심.. 고지용을 내버려둬라

우동균 입력 2016. 5. 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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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일반인으로 돌아간 고지용, 누구도 그의 사생활 침해할 수 없다

[오마이뉴스 글:우동균, 편집:곽우신]

방송가에 추억 마케팅이 붐을 이루고 있다. 한 문화를 공유한 세대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이용하면 높은 관심을 담보할 수 있어서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부터 <무한도전>의 '토토가 특집', 그리고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아래 <슈가맨>)에 이르기까지 추억을 활용한 콘텐츠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 중 <무한도전>의 '토토가'는 최근 젝스키스(아래 젝키)를 섭외하는 데 성공하며 높은 시청률을 거뒀다. 경쟁그룹 H.O.T.와 인기를 양분하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룹이기에 그들의 출연이 화제가 되는 것은 당연했다.

특히나 이번 방송에서는 연예계를 은퇴하고 일반인으로서 살아가는 고지용이 등장하며 더욱 큰 화제를 모았다.

고심 끝에 큰 결심한 고지용, 하지만 후폭풍이...

연예 활동에 뜻이 있는 타 멤버들과는 달리, 고지용은 연예계로 다시 돌아올 생각이 없는 것은 물론, 멤버들과도 연락이 끊긴 상태였다. 때문에 젝키 완전체 재결성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이었다. 고심 끝에 고지용은 <무한도전>의 부름에 응했다. 은지원은 "힘든 결정을 내려줘 멤버들 모두 고맙게 생각한다"며 고지용의 쉽지 않은 결정에 감사를 표했다.

고지용의 출연으로 젝키의 재결합은 더욱 빛이 날 수 있었고, 화제성도 훨씬 올라간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후였다. 고지용은 무대에 오르는 데 부담감을 보였고, 가수로서 활동을 재개할 생각 역시 없음을 분명히 했다. <무한도전>에서 마련한 무대에서도 고지용은 혼자 무대 의상이 아닌, 정장을 입고 등장했다. 아직도 자신들을 기다려 준 팬들이 있다는 사실에 고지용 역시 눈물을 흘렸지만, 일반인으로 살아가는 그에 있어 그 무대는 일회성 이벤트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후 탄력을 받은 젝키의 콘서트 등이 구체화 될 조짐을 보이면서 고지용의 합류 역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고지용은 역시 이후 활동할 계획을 전혀 내비치지 않았다. <무한도전> 출연 이후의 젝키 활동 역시 5인 체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애초에 고지용은 자신의 방송 출연이 자신의 사생활에 미칠 영향을 걱정하고는 했다.

그리고 이는 기우가 아니었다. 지난 1일 방송된 MBC <섹션TV 연예통신>은 고지용이 일하는 회사 사무실의 위치나 근처 식당까지 언급하며 그의 화제성에 숟가락을 얹으려 했다. 그러나 이는 무리수였다. 일반인의 삶을 선택한 고지용의 삶을 대중이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무한도전> 출연조차 망설였고, 앞으로도 생활인이자 자연인으로 살아갈 고지용의 사생활은 누구도 침해해서는 안 되는 영역이다. 단순히 과거에 큰 인기를 얻었던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감당하기에 그런 관심은 지나치다. MBC를 향해 항의의 뜻을 밝히는 팬들의 태도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이다.

유명인에게도 잊힐 권리가 있다

 <슈가맨>은 추억의 가수를 소환하는 방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누구도 출연을 강요할 수는 없다.
ⓒ JTBC
<슈가맨>의 CP인 윤현준은 지난 4월 26일 기자간담회에서 "방송을 하고 싶지 않다거나 예전의 추억으로 남고 싶다는 분들은 섭외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 많다, 제보가 많은데 안 나오신 분들은 거절하신 분들이다"고 밝혔다. 자신의 노래가 조명되는 일이 반가운 이들도 있지만, 그만큼의 부담을 가져야 하는 이들 역시 있다는 이야기다.

시청자의 입장에서야 섭외력이 좋으면 그만큼의 희열을 느낄 수 있고, 제작진 역시 시청률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누군가 과거 연예계에 있었다고 해서 그들의 지금의 삶을 대중이나 방송사가 좌지우지하려 해서는 안 된다. 그들이 감당해야 하는 것은 무작위의 사람들의 시선이고 관심이다. 그런 관심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물론 재조명이 반가운 일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배려 역시 생각해 봐야 한다.

인간은 누구나 과거가 있다. 누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는가에 관한 것이다. 유명인의 잊혀지고 싶은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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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우동균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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