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 제주공항 1km 이동에 40분.."서울보다 더 걸려"
[경향신문] ㆍ주말 제주공항 앞 도로 ‘교통지옥’…관광객들 큰 불편
1일 오전 제주공항 주차장 입구에 ‘만차’라는 안내판이 세워졌다. 주차장은 차량들로 이미 가득 찬 상태였지만 차를 반납하려는 렌터카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차들은 주차장 입구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했고 정체는 주차장 밖 도로까지 이어졌다.
오후가 되자 반납하려는 렌터카 차량과 손님을 배웅하려는 도민 차량, 버스가 뒤엉키면서 주차장으로 연결된 공항 1층 도착장 앞 도로 등 여기저기서 신경질적인 경적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공항 내부도로뿐만이 아니다. 이동하는 데 5분도 채 걸리지 않을 1㎞ 남짓한 공항 입구 도로 역시 30~40분 걸리는 정체를 빚고 있다. 전세버스 운전자 김모씨(52)는 “지난달 17일엔 전날 결항으로 가지 못한 관광객이 몰리면서 공항 입구인 신제주 입구 교차로부터 공항 2층 출발장까지 가서 손님을 내려주는 데 한 시간 가까이 걸렸다”며 “평일엔 퇴근시간대, 일요일엔 오전 오후 가릴 것 없이 늘 혼잡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공항 교통 사정을 잘 모르는 관광객들은 비행기를 놓치는 경우도 적잖을 것”이라며 “렌터카 가동률이 최고조에 달하는 여름휴가, 어린이날 황금연휴가 두려워질 정도”라고 말했다.
제주의 관문인 제주공항 주차장과 진입도로가 극심한 혼잡으로 이용객의 불편을 사고 있다. 관광객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황금연휴 또는 항공기 결항으로 렌터카, 전세버스가 일시에 몰리는 상황이 되면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일부 관광객 사이에선 ‘서울 가는 것보다 제주공항 가는 길이 더 어렵다’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제주공항 주차장에서 도로로 이어지는 혼잡은 관광객 급증으로 한계에 다다른 제주공항의 수용능력, 급증한 렌터카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제주공항 이용객은 지난해 2600만명으로, 공항의 수용능력(2500만명)을 넘어섰다. 공항 주차장 이용차량 역시 2012년 189만대에서 지난해 333만대로 100만대 이상 증가했다. 공항 주차장이 연일 ‘만차’를 이루다 보니 장애인주차구역까지 장애인증 없는 차량으로 메워지기 일쑤다.
급증한 렌터카도 문제다. 제주도에 등록된 렌터카는 2011년 1만5815대에서 지난해 2만9391대로 늘었다. 현재 시스템은 관광객이 공항 주차장에 설치된 렌터카 하우스에서 계약을 한 후 차를 빌리고 반납하는 식이다. 이렇다보니 관광객이 제주를 떠나는 일요일만 되면 렌터카가 일제히 제주공항으로 몰린다. 제주공항 구내 도로로 유입되는 하루 평균 차량은 렌터카를 포함한 승용차가 절반 이상(1만6684대)을 차지한다.
제주도는 교통 혼잡이 반복되자 공항 주차장에서 영업하는 렌터카 업체를 공항 밖으로 이동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대안으로는 렌터카를 공항이 아닌 다른 곳에서 대여하고 반납하되 공항까지 순환버스를 운행하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 공항 우회도로 개설과 제주 제2공항 건설 등이 계획돼 있지만 당장의 교통 혼잡을 해결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한제택 제주도 택시행정 사무관은 “공항공사 제주본부, 렌터카 업체와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이달 내 합의점을 찾고 8월 이전에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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