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 72시간내 치료땐 끔찍한 고통 줄여

장윤형 기자 2016. 5. 1.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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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택시기사의 남모를 아픔
김진학(57·가명)씨는 4년째 바늘로 찌르는 듯한 대상포진 통증에 고통 받고 있다.

서울의 한 옥탑방에 살고 있는 김진학(57·가명)씨는 4년째 수십 개의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에 고통 받고 있다. 그는 4년 전 대상포진이 발병한 후 직장 뿐 아니라 가족까지 잃었다. 대상포진으로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게 된 것이다.

“예전엔 조기축구도 할 만큼 건강했는데, 지금은 아무것도 못해요. 40여개의 바늘이 동시에 콕콕 찌르는 것 같은 통증이 4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 나타납니다. 일은커녕 하루 종일 아무 것도 못 하고 앓는 경우가 허다해요.” 그는 지속되는 극심한 통증과 감당하기 어려운 치료비 부담 때문에 자살시도도 여러 번 했다.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가 원인으로 어린시절 수두를 일으킨 뒤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재활성화돼 발병한다. 심각한 통증과 수년 간 지속될 수 있는 합병증으로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하시킨다.

◇장시간 운전과 스트레스로 바닥난 면역력, 대상포진 발병=김씨는 10여 년간 택시운전을 했다. “하루 10시간씩 한 달에 26일을 10년간 일했습니다. 휴식시간도 없이 장시간 운전을 하니 택시기사 대부분은 당뇨나 위장병 같은 성인병을 달고 살아요. 하루에 밥 먹는 시간 빼고 계속 일했으니 눈 뜨면 일한 셈이었습니다.” 과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면역력이 저하가 되면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대상포진은 피부 발진과 함께 동반되는 통증이 특징이다. “어느 날, 피부에 뭐가 나서 병원을 찾았더니 대상포진이라 하더라고요. 약 바르고 치료해서 수포가 없어져서 다 나았으려니 했죠. 그런데 한 2∼3주 후에도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계속 아파서 참다가 병원을 찾았습니다.” 병원을 찾은 김씨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대상포진은 산통만큼 극심한 ‘고통’이 따른다. 통증으로 인해 삶의 질을 심각하게 떨어뜨릴 수 있다.

◇심각한 통증으로 3개월 간 20㎏ 빠져, 경제 부담도 커=심각한 통증을 견디지 못한 김씨는 결국 일을 그만두고 10개월간 입원했다. “점점 통증이 더 심해지더라고요. 얼마나 아팠는지 밥 생각도 없다보니 3개월간 20㎏이 쑥 빠지더라고요.” 대상포진 합병증은 생각보다 더 무서웠다. 지속되는 통증으로 영양실조까지 발생해 병원에서 네 다섯 차례 쓰러지기까지 했다. 결국 김씨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치료하기 위해 마약성 진통제를 투여하고 신경차단술도 실시했다. 온갖 방법에도 병은 차도가 없었다. 대상포진 치료를 위해 지금까지 사용한 비용은 약 3500만원.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대상포진으로 입원까지 하면서 직장까지 그만뒀다. “병원비 때문에 가족이 살던 아파트 전세금을 뺐습니다. 온 가족은 뿔뿔이 흩어졌어요. 말 그대로 풍비박산이 났습니다. 저로 인해 온 가족이 다 헤어졌습니다.” 김씨는 경제활동을 영위하기 어려워 신용불량자가 됐다.

◇암보다 무서운 대상포진, 72시간 내 조기치료하면 합병증 위험 감소=대상포진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대상포진 진료비는 2009년 844억원에서 2014년 1258억원으로 약 46.8% 증가했다. 박경채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대상포진은 피부에 포진 발생 후 72시간 내 치료를 시작하면 끔찍한 통증 및 합병증의 발생 빈도와 강도를 현저히 줄일 수 있다. 몸 한쪽에 띠 모양으로 포진과 함께 통증이 나타난다면 바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며 “예방을 위해선 과로, 스트레스를 줄이고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을 통해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윤형 기자 newsroo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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