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호 그물 올리니 외래종 블루길·배스가 90% 차지

입력 2016. 5. 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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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망·인공산란장 활용 퇴치..고유 생태계 보호 차원
팔당호 점령한 블루길, 큰입배스.

정치망·인공산란장 활용 퇴치…고유 생태계 보호 차원

(팔당호=연합뉴스) 이광철 기자 = 어민 두 명이 사흘 전 설치한 정치망을 끌어올리자 수십 kg은 될법한 물고기들이 한가득 올라왔다.

그물을 작은 어선에 풀자 펄떡거리는 물고기들이 비린내를 확 풍겼다. 200∼300마리 물고기 대부분은 외래어종인 블루길(파랑볼우럭)과 큰입배스(민물농어)였다.

지난달 27일 오후 남한강과 접한 팔당호에서는 환경부가 선발한 어민들이 정치망, 자망 등으로 생태계 교란의 주범인 외래어종을 퇴치했다.

블루길과 큰입배스는 1970년 내수면 어업자원(식용) 활용, 어민 소득 증대 등을 목적으로 들여온 외래종이다.

식용이었으나 식탁에서 외면받은 탓에 천덕꾸러기가 됐다. 하천과 호소에서는 고유생태계를 위협하는 골칫덩어리가 됐다. 포식성이 강해 토종 어류를 닥치는 대로 잡아먹기 때문이다. 급기야 1998년 생태계 위해 외래동물로 지정됐다.

퇴치 작업에 참여한 어민은 "잡히는 물고기의 90%가 블루길이고 5% 정도가 큰입배스다"라며 "한번 설치한 그물을 걷고 나면 그 안에 붕어 같은 토종 어류는 한 두 마리 있을까 말까이다"라고 전했다.

이날 블루길, 큰입배스와 함께 잡았다가 풀어준 토종 어류는 2마리뿐이었다.

블루길과 큰입배스는 큰 저수지나 유속이 느린 하천에 살면서 갖가지 말썽을 부린다. 붕어, 잉어, 메기 등 토종 어류와 알은 물론 수질 정화 기능을 하는 민물새우 등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다.

국립생태원 조사 결과 팔당호의 블루길, 큰입배스 상대풍부도(수계 조사 중 포획된 개체에서 해당 종이 차지하는 비율)는 2013년 45.3%에서 지난해 88.9%로 크게 높아졌다.

팔당호에서 잡히는 물고기 10마리 중 1마리는 블루길이나 큰입배스라는 뜻이다.

인위적으로 개입해 개체 수를 조절하지 않으면 토종 어류는 씨가 마르고 수질까지 악화할 수 있는 단계가 됐다. 하천 생태계에는 블루길, 큰입배스를 잡아먹을 수 있는 천적도 없다.

한강유역환경청은 지난해 지역 어민 5명을 뽑아 외래어종을 상시로 퇴치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외래어종이 알을 낳을 수 있는 인공산란장을 만들어 한꺼번에 알을 수거하고 자망, 정치망도 돌아가며 설치했다.

지난해에는 전년의 120배인 50만 마리를 잡았다.

어민 5명이 그물 3개를 사흘마다 한 차례 거두는데 이때 잡히는 물고기가 200여 kg에 이른다고 한다.

올해는 작년의 1.5배인 70만마리(10t)를 잡는 게 목표다. 블루길, 큰입배스의 산란 시기인 4월 말부터 7월까지가 집중적인 포획 기간이다.

잡힌 외래어종은 냉동창고에 보관했다가 참수리, 흰꼬리수리 등 멸종위기종 조류와 야생동물의 겨울철 먹이로 제공한다. 액상 비료로도 활용한다.

김정우 한강유역환경청 자연환경과장은 "생태계 교란생물을 계속 퇴치함으로써 파괴된 고유생태계를 회복하도록 하겠다"며 지역사회와 국민의 관심을 당부했다.

mino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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