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을 버린 것 같았는데.." 아들은 또 울었다

황보연 입력 2016. 4.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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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요양원 수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전국 요양원 수가 5천 개를 넘었는데요.

하지만 과연 믿고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많습니다.

황보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남성이 노인을 밀치고 위협하더니 침대 쪽으로 몰아붙입니다.

힘없이 뒷걸음치던 노인은 급기야 뒤로 넘어집니다.

치매나 중풍 노인을 돌보는 노인 요양시설 CCTV에 찍힌 장면입니다.

[노인 환자 가족 : 부모님을 요양원에 모신 거 자체가 항상 버린 것 같았는데 그걸 보고 눈물이 나더라고요. 집에 못 모신 게 한이 맺혔습니다.]

또 다른 요양시설.

이 안에 있는 침대 옆 팔걸이 부분에 쇠사슬이 걸려 있고 자물쇠가 채워져 있습니다.

쇠사슬의 다른 쪽 끝은 누워 있는 노인의 팔에 묶여 있습니다.

이 노인이 다른 노인과 싸웠다는 이유로 시설 대표가 내린 벌입니다.

인면수심의 범죄도 일어났습니다.

치료를 위해 항생제를 맞아 저항하지 못하는 노인을 직원이 무려 6개월간 상습적으로 성폭행하다 덜미가 잡힌 겁니다.

이렇게 밝혀진 요양시설 내 학대.

실제는 훨씬 더 심각합니다.

보건복지부 조사를 보면 지난 2014년 요양시설에서 일어난 노인학대는 총 246건.

2010년과 127건과 비교하면 94%나 급증했습니다.

가해자 4명 중 3명은 이런 시설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차재익 / 노인전문보호기관 상담원 : 한 번은 요양보호사 선생님이 할머니 멱살을 잡고 끌어서 나오신 거예요. 그 전 상황은 서로 다투신 거예요. 할머니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침대에 눕히고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 할머니 갈비뼈가 하나 부러져 있더라고요.]

하지만 이렇게 드러난 학대는 빙산의 일각일 뿐입니다.

시설 내 숨겨진 학대가 더 많을 수 있다는 겁니다.

CCTV 설치는 의무규정이 아니어서 없는 곳이 태반입니다.

[박영훈 / 노인보호전문기관 상담원 : CCTV 설치를 의무화해야 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어르신들의 인권, 요양보호사 인권, 심지어 요양보호사들은 이런 얘기도 합니다. 우리들의 인권은 누구한테 얘기해야 하느냐 이런 부분들이 부딪치는 부분이 있죠.]

정부의 관리 감독도 허술하기 짝이 없습니다.

5천 백 개에 육박하는 시설 담당 보건복지부 공무원은 달랑 2명.

관계기관과 함께하는 시설 점검은 겨우 3년에 한 차례가 전부입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 : (요양원 어디가 잘 돼 있는지, 어디서 무슨 학대 같은 게 일어났는지 지금 일반 사람들이 잘 모르겠네요?) "그렇죠, 시설 운영은 3년에 한 번씩 평가하는데요.]

늙고 병들어서 서러운 노년에 곁에서 돌봐줄 가족도 비싼 병원비도 없는 노인들이 모여 드는 요양시설.

병을 치료하는 곳이 아니라 또 다른 상처를 키워가며 세상과의 작별을 준비하는 곳이 된 건 아닐까요.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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