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화학, 가짜 이메일 한 통에 240억 날렸다

정호선 기자 입력 2016. 4. 29. 20:55 수정 2016. 4. 29.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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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런데 이런 일도 있습니다. 국내 굴지의 한 대기업이 글로벌 기업을 사칭한 이메일 해킹 사기를 당해서 수백억 원을 날리게 생겼습니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잘 되지 않는 일이어서 검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정호선 기자입니다.

<기자>

LG화학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의 자회사 아람코 프로덕트 트레이딩으로부터 나프타를 사들여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합니다.

LG화학은 지난달 아람코 측 거래 상대방 명의로 납품대금 계좌가 변경됐다는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LG화학은 이메일과 계좌 명의를 확인한 뒤 아무 의심 없이 240억 원가량을 송금했습니다.

그런데 해당 계좌는 아람코 측과 전혀 관계없는 가짜 계좌였습니다.

240억 원은 LG화학 분기 영업이익의 5%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직원 280명의 1년치 급여가 한순간에 날아갔습니다.

[LG화학 관계자 : 여러 번의 확인 절차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피해를 입은 사고입니다. 거래선과 은행의 과실도 상당 부분 있어 보여,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LG화학은 이메일 계정이 해킹된 것으로 보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은 사건을 외사부에 배당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기업 간 거래에 사용된 이메일을 해킹해 거래 내용과 대금 규모 등을 파악한 뒤 가짜 이메일을 보내는 사기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지난해 상반기 61건이나 보고됐습니다.

하지만 대기업 피해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어처구니없는 이번 사기 피해로 국내 업계 1위인 LG화학의 허술한 자금 거래 체계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윤선영)  

정호선 기자hosu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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