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SK '기사회생' 하나.. 현대百, 면세점 진출 기회

김경수 2016. 4. 29.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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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면세점 5곳 "사업 위축 우려" 반발

신규 면세점 5곳 "사업 위축 우려" 반발

정부가 29일 서울시내에 면세점 4곳을 추가 설치키로 함에 따라 면세시장 전반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면세사업자 심사에서 탈락한 롯데와 SK의 '기사회생' 여부와 함께 어느 기업이 면세사업에 가세할지가 최대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번 정부 발표에도 면세점 정책을 둘러싼 논란의 불씨는 여전하다.

당장 이해관계에 따라 업계의 반응이 엇갈린다. 지난해 재승인 심사에서 탈락한 롯데(월드타워점)와 SK(워커힐점)는 정책 잘못에 기인한 것이므로 추가 선정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신규 희망업체들은 관광객 증가 등에 따른 면세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이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시내면세점을 추가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에 비해 지난해 신규 특허를 취득한 면세사업자들은 과잉공급에 따른 사업위축 등을 우려하며 반대하는 분위기다.

■사후면세점 폐점 해결책 '논란'

지난해 재승인에서 탈락한 롯데의 월드타워점과 SK의 워커힐점은 유예기간을 거쳐 각각 6월과 5월에 문을 닫아야 할 긴박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정부의 추가허용 방침 발표는 큰 기대감을 갖게 한다. 다만 두 면세점은 5월 초에 즉시 추가 면세특허가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함께 보였다. 정부는 추가 면세특허 공고시점을 5월 말에서 6월 초 정도에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4개월의 공고기간과 2개월간의 특허심사를 거칠 경우 연말에나 추가 면세특허 사업자 선정이 나오게 된다. 결국 상반기에 문을 닫게 되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SK 워커힐면세점은 6개월가량 면세점을 폐점한 상태로 최소 4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이 예상된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만 해도 한달간 문을 닫을 경우 손실이 600억원에 달하며, 6개월 폐업 시 3600억원의 손실이 나온다.

이뿐만 아니라 2200명에 달하는 롯데와 SK의 면세 인력이 6개월간 휴직에 들어가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 벌어진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5월 초에 바로 면세 공고가 나와야 특허 재취득과 함께 10월 면세 대목 시즌을 맞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5월 말에서 6월 초에 면세 공고를 낼 방침을 보이면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아울러 롯데면세점 측은 "면세 인력 1300여명을 6개월간 한꺼번에 재배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SK 워커힐 면세인력 900명도 연말 면세특허 재탈환까지는 실직 위기에 몰리게 된다.

이날 정부의 브리핑 뒤에 해결책으로 두 면세점이 사후면세점을 임시적으로 운영하면서 손실을 메울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사후면세점은 일반 면세점과 달리 세무서에 신청만 하면 쉽게 열 수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고용불안 부분이 핵심이라는 의견에 이해가 간다"면서 "사후면세점은 등록제입니다. 신청만 하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면세점 업계는 면세업체가 사후면세점을 운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한 면세업체 관계자는 "현실적인 대안이 못 된다. 사후면세점과 일반 면세점은 물품 구성이 완전히 틀리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또 다른 유통업체 관계자는 "면세점은 원래 백화점·마트가 못한다. 유통상품과 관세상품이 서로 혼합돼 둔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면세사업에 진출한 백화점들이 별도 자회사를 만든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면세품은 관세청 세관을 통해 관세와 부가가치가 모두 면세된다. 사후면세점은 관세를 내고 들어와서 부가가치세만 면세가 된다. 이런 이유로 기존 면세 상품은 사후면세점에서 못 팔게 된다. 또 나중에 사후면세점에서 면세점으로 다시 바뀌면 기존 상품은 못팔게 돼 재고관리가 어렵게 된다.

■시내면세점 4곳 허용 찬반론

정부가 밝힌 서울시내 면세점 추가허용 개수 4곳은 예상밖으로 많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3개 면세특허의 경우 15년만에 나온 것이다. 그런데 1년 만에 4개를 추가로 준 것은 타당치 않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이 전국에서 6.7%나 줄었는데, 관광객이 많던 지난 2014년을 기준으로 면세특허를 주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롯데, SK 등 8개 기존 면세사업자들이 '환율 담합'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정부가 지난해 탈락한 사업자들에게 특혜를 줬다는 지적이다.

양창훈 HDC신라면세점 사장,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사장,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 이천우 두산 부사장, 권희석 에스엠면세점 사장 등 5명의 신규 면세점 사장단은 신규특허 추가 움직임에 반대하는 공동입장을 기획재정부, 관세청에 최근 전달하기도 했다. 추가 면세특허가 이미 내정된 기업들을 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HDC신라면세점은 "지난해 문을 열었거나 올해 문을 열 신규사업자(5개사)들이 아직 제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또다시 신규특허가 허용돼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롯데와 SK는 정부의 4곳 면세특허 신설은 올바른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 열풍으로 중국 내에서 일고 있는 한류 바람과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는 외국인 관광객 추이, 치열한 글로벌 경쟁이 벌어지는 각국의 면세점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올바른 결정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SK네트웍스도 "호텔 54년, 면세점 24년간의 운영기간 동안 축적된 경험과 사업역량을 바탕으로 겸허하고 철저히 준비해 면세점 특허를 반드시 재획득함으로써 국가관광산업 발전과 일자리 창출 및 내수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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