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지 강해진 문재인, 김종인 팽하면 결정타 먹는다"

정녹용 기자 2016. 4. 29.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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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選' 더민주 문희상 前비대위원장.. "국회의장 꿈 있지만, 김칫국 마시진 않을 것" "文·金, 애초 만나지 말았어야.. 이젠 서로 양보하며 가야 한다 총선 직후 의정부 온 文과 점심.. 공천 컷오프 미안했다고 하더라 與黨에 국회의장 줄 수 있다고? 박지원 발언, 정말 소가 웃을 일"

더불어민주당 문희상(71)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28일 "문재인 전 대표가 김종인 대표를 내치면 문 전 대표는 결정타를 먹는다"며 "만약 그렇게 하면 '김 대표를 이용만 하고 토사구팽(兎死狗烹)하는구나'라는 인상을 주게 된다"고 했다. 문 전 위원장은 이날 본지 인터뷰에서 "총선이 끝났다고 김 대표를 버리면 안 된다"며 "두 사람이 서로 양보하면서 크게 화합하고 가야 한다"고 했다. 문 전 위원장은 "총선 후 문 전 대표를 만났더니 권력 의지가 강화됐더라"고 말했다. 문 전 위원장은 경기 의정부갑에서 당선돼 6선이 되며,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거론된다.

◇"김종인 토사구팽하면 민심 돌아설 것"

문 전 위원장은 당권(黨權) 문제를 두고 김 대표와 문 전 대표가 갈등한 것에 대해 "두 사람이 싸우는 양상으로 가는 것은 당으로선 최악"이라고 했다. 그는 "문 전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경제 민주화'가 필요해 김 대표를 영입했지만 두 사람은 '경제 민주화'라는 공통점 외에는 정치 철학을 공유했던 세월이 전혀 없다. 처음부터 많이 다르다는 면에서 보면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며 "하지만 지금 와서 김 대표를 내쫓아선 안 된다"고 했다. 문 전 위원장은 "김 대표를 팽(烹)하면 민심이 돌아설 것"이라고 했다.

그는 "김 대표는 더민주가 제1당이 되는 데 최대 공로자다. 민심이 김 대표가 대표로 있는 당을 선택한 것"이라며 "그런데 김 대표를 버리면 1당을 만들어준 민심에 반하는 것"이라고 했다. 문 전 위원장은 또 "김 대표는 이미 당내 비중이 높아져서 버리려고 해도 버릴 수가 없다"고 했다.

문 전 위원장은 전당대회 연기 문제에 대해 "원칙론을 내세워 지금 전당대회를 열자고 하면 김 대표를 내쫓는 형국이 된다"며 "정기국회가 끝나고 12월쯤으로 연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는 "중진들과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더민주 4선 이상 중진들은 29일 회동해 전당대회 연기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문재인, 권력 의지 강해져"

문 전 위원장은 "총선 후 문 전 대표와 만나 깊은 얘기까지 나눴는데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더 성숙해진 것을 느꼈다"며 "전체적으로 권력 의지가 강화됐고, 자신감에 차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대선에 도전하려는 상황에서 대단히 중요하다"며 "구체적으로 설명하긴 곤란하지만 문 전 대표가 과거에는 방어 위주였는데 권력 의지가 생겼고, 그게 성숙한 것"이라고 했다.

문 전 위원장은 총선 직후인 지난 15일 부부 동반으로 문 전 대표와 점심 식사를 함께했다. 문 전 위원장은 "문 전 대표가 나의 공천 '컷오프'에 대해 미안하다며 찾아오겠다고 해서 만류했는데 굳이 의정부까지 와 두 시간여 식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문 전 위원장은 문 전 대표가 대표로 있을 때 만들어진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 평가에서 '하위 20%'에 해당돼 공천 배제됐지만 김종인 지도부가 구제해 다시 전략 공천을 받았다. 문 전 위원장은 "문 전 대표가 '앞으로 자주 전화하겠다'고 해 나도 언제든 좋다고 했다. 많은 얘기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의장, 기회가 오면 해야 한다"

문 전 위원장은 국회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기회가 오면 해야 한다"며 "모든 다선 의원들이 대통령 꿈이 아니라면 국회의장 꿈이 있다. 나를 6선에 당선시켜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3개 당이 합의해야 하고, 경선도 치러야 하기 때문에 김칫국부터 마시지는 않는다"고 했다.

문 전 위원장은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이 요청하면 여당 국회의장도 협의하겠다'고 한 데 대해 "국회의 권위와 품격을 떨어뜨리는 말"이라고 했다. 그는 "국회의장을 대통령과 제3당 원내대표가 임명하는 것인가. 삼권 분립에도 어긋나고 소가 웃을 일"이라며 "박 의원의 경륜과 정치 감각을 높게 평가하지만 이는 다른 문제"라고 했다. 문 전 위원장은 "민심이 야당을 1당으로 만들어준 만큼 야당에서 의장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문 전 위원장은 더민주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야당다운 견제와 비판을 정확히 하되 발목이나 잡는 비판은 안 된다"며 "정책 대안을 만들어내는 민생·생활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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