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타들의 인기 척도를 가늠하는 방법 중 하나로 ‘짤’이 있다. 온라인에서 ‘짤’이 많이 만들어지면 팬덤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짤’이란 온라인 용어로‘사진’을 뜻하며 ‘짤방’의 줄임말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짤방’이 ‘짤림방지’의 뜻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캐릭터나 스타들의 사진으로 만든 재밌는 이미지를 일컫는다. ‘ 짤’의 유통은 누리꾼이 즐기는 온라인 문화로 크게 자리잡았다.
널리 퍼져나간 짤은 해당 드라마나 영화 속 출연배우를 스타 반열에 올리기도 하고, 이미 스타반열에 오른 인물은 ‘짤’ 한 장으로 스타덤을 형성하기도 할 만큼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에 스타들은 다소 민망한 ‘짤’에도 너그러운 반응을 보이는 편이다. 누리꾼에게는 큰 웃음을, 연예인들에게는 기회(?)를 부여해준 ‘스타 인생짤’을 모아봤다.
■ 허경영의 공중부양 짤
고가의 외제 승용차 교통사고로 논란이 일고 있는 전 공화당 총재 허경영. 그는 박근혜 대통령(당시 한나라당 대표)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해 수감생활 후 출소해 2009년 가수로 활동했다. 당시 허경영은 콘서트를 열고 각종 매체 출연하는 등 허경영 신드롬을 일으켰다. 당시 허경영은 수차례 돌발적인 발언들로 논란이 됐다. 자신의 IQ가 430이며 축지법을 구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고, 유명 인사들의 사망 직전 자신의 꿈에 나왔다는 발언을 일삼았다. 누리꾼 사이에서는 그의 발언과 노래 가사가 짤로 만들어져 유행처럼 돌고 돌았다.“내 눈을 바라봐 넌 행복해지고 내 눈을 바라봐 넌 건강해지고…”
■ 박동빈의 주스 뱉기 짤
배우 박동빈은 MBC 종방드라마 <사랑했나봐>에서 일명 ‘주스 뱉기’ 연기로 드라마를 막장드라마계 대작으로 탈바꿈 시켰다. 그의 ‘주스 뱉기’ 장면은 드라마가 종방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많은 스타들과 누리꾼이 패러디 소재로 사용하고 있다. 최근 컬투가 MBC <컬투의 베란다쇼>에서 패러디했으며, 할리우드 배우 클로이모레츠가 tvN <SNL코리아7>서 한복을 차려입고 패러디해 재조명됐다.
■ 가수 이애란 “~한다고 전해라” 짤
무명 가수 이애란이 올해 최고의 스타에 등극할 수 있었던 것은 누리꾼의 ‘짤’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애란의 노래 ‘백세인생’이 누리꾼 사이서 짤로 편집돼 돌고 돌며 입소문을 탔고, 예능의 최고봉으로 손꼽히는 MBC <무한도전>에까지 출연했다. 이후 KBS2 <개그콘서트> SBS <영재발굴단> 등 각종 프로그램에 섭외됐다. 뿐만아니라 이애란의 짤은 한 모바일 메신저 이모티콘으로 제작되는 등 25년간의 무명생활에 종지부를 찍는 계기가 됐다.
■ 최성국 ‘웃짤’ 하나로 강제 중국 진출
최성국은 최근 중국서 억대의 광고료 수익을 받을 정도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다. 중년배우인 최성국은 주로 코믹한 캐릭터로 각종 영화에서 조연으로 활약하던 배우다. 그러나 한 누리꾼이 게재한 짤로 중국서 ‘2013 아시아 표정대상 빅3’로 선발된 뒤 중국 연예계에 진출하게 됐으며 ‘강제 중국 진출’ 이라는 수식어를 얻게 됐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서 그의 표정을 소재로한 이모티콘이 제작되고, 각종 작품에서 캐스팅 되는 등 국내외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 나문희 ‘호박고구마’
역대 시트콤으로 꼽히는 MBC <거침없이 하이킥>은 수많은 짤을 배출했다. 그 중 최고봉은 원로배우 나문희의 일명 ‘호박고구마 짤’로 이는 신구세대가 소통할 수 있는 연결 통로가 됐다. 나문희는 극중 가족들과 식사자리서 자신의 잘못을 지적하는 ‘잘난’ 며느리에 대한 분노를 참지 못하고 폭발했다. 이때 그가 용트림처럼 분출해낸 것이 바로 ‘호박고구마’. 이 장면은 tvN <SNL코리아7>에서 패러디돼 또다시 빅 웃음을 선사했으며, 아직도 포털사이트의 나문희 연관 검색어는 ‘나문희 호박고구마’ ‘나문희 호박고구마 대사’ ‘나문희 고구마 호박’ 등이 뜬다.
■ 슈퍼주니어 최시원 ‘포춘쿠키부터 단무지까지’
남성의 주요 부위가 강조된 자전거 바지를 입은 사진 한 장으로 ‘포춘쿠키’라는 수식어를 달게 된 그는 각종 패러디와 놀림에 굴하지 않고 ‘코믹’ 이미지를 잘 살려 스타덤에 오른 사례다. MBC 종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에서 능청스러운 연기와 함께 매 회 빵빵 터져나오는 ‘웃짤’들 덕에 가수에서 연기파 배우로 성장한 모습을 대중들에게 인지시킬 수 있었다. 특히 극 중 최시원이 황정음에게 단무지를 받아 먹는 ‘짤’은 누리꾼 사이서 모바일 메신저 프로필 사진으로 활용되는 등 큰 인기를 모았다.
■ 김현중 안타까운 주먹짤
안타까운 ‘인생 짤’도 있다. SS501 출신 배우 김현중은 전 여자친구의 임신, 폭행, 친자확인 논란 등으로 사회에 물의를 빚었다. 김현중 측은 최근 친자 사실을 인정하고 양육과 관련해 법원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러나 <감격시대:투신의 전쟁>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취했던 그의 사진은 폭력 사건과 결부돼 온라인에서 많은 패러디짤을 탄생시켰다. 김현중은 이 짤로 진정한 ‘인생 한방’이 무엇인지를 몸소 깨닫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