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C카에 빠진 그 남자의 집 POP HOUSE

매거진 2016. 4. 28.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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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도 '남자'다. 남자를 위한 집 01

30대 초반의 젊은 부부는 이사 갈 전셋집을 알아보는 대신 다른 한 가구는 임대를 줄 수 있는 듀플렉스 하우스를 짓기로 했다. 그리고 얼마 후, 남편이 늘 꿈꿔왔던 취미실을 가진 집이 생겼다.



Name. 이주한  /  Age. 34  /  Family. 아내, 딸

Job. 게임회사 디자이너  /  Hobby. RC카 조립


OUR HAPPY HOUSE

이곳에서 사계절을 보냈고, 두 명에서 세 명으로 가족도 늘었다. 아파트 전세금도 만만치 않은 요즘, 고작 30대 초반 젊은 부부가 판교에 집을 지었다니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하지만 결코 남들처럼 돈이 많아 선택한, 쉽게 결정했던 집짓기는 아니었다.

“이곳에 오기 전까지 17평 아파트에 전세로 거주했어요. 매년 오르는 전세금을 대출로 충당하기 힘들어 이럴 거면 차라리 집을 사자 고 결정했죠. 아내와 머리를 맞대고 계산기를 두드려봤어요. 만약 듀플렉스 형태로 짓는다면 주택을 가지는 것도 아주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라는 결론이었죠. 정말 지금 생각해도 그냥 모험 그 자체였어요.”   

결심이 서자 말은 자연스레 행동으로 옮겨졌다. 회사와 가까운 곳을 둘러보다 시에서 분양한 택지를 찾았고, 운 좋게 시세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다. 은행 대출금에 대한 부담은 임대 수익으로 조금이나마 줄여보기로 했다. 그리고 지인을 통해 가장 중요한 건축가도 소개받았다.  

설계가 진행되는 동안 부부가 선호하는 혹은 주로 하는 활동에 대해 건축가와 끊임없는 대화를 나눴고, 이러한 의견은 내부 공간을 구성하는데 구체적으로 반영되었다. 

대지는 택지개발이 된 모서리 땅으로, 약 2m의 고저차가 있는 경사지이고 남쪽으로는 완충녹지와 경관녹지가 위치하고 있었다. 지구단위계획 지침서상 대지 안의 공지 부분으로 남겨뒀어야 하는 서측부에 임대세대의 현관과 정원을 두어 자연스럽게 두 세대의 분리가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한 세대가 35평 정도의 주거공간을 갖고 있지만, 경사면을 이용한 지하층과 1층의 정원, 2층의 테라스, 다락, 옥상 등을 십분 활용해 다양한 공간을 경험하고 누릴 수 있게 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성남시 / 대지면적 : 237.70㎡(71.90평) /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건축면적 : 118.55㎡(35.86평) / 연면적 : 401.50㎡(121.45평) / 건폐율 : 49.87% / 용적률 : 96.36% / 주차대수 : 4대 / 최고높이 : 10.75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하 - 철근콘크리트구조, 지상 - 목구조

구조재 : 외벽 - 철근콘크리트(지하), 2×6 SPF(지상) / 지붕 - 2×10 SPF / 지붕마감재 : 컬러강판

단열재 : 에코배트 유리섬유 단열재 / 외벽마감재 : 테라코코리아 테라코트씰 그래뉼씰 / 럭스틸 No. 03037

창호재 : 공간시스템창호 35㎜ 삼중유리 / 내부기밀시트 : 듀폰 air guard sd5

지붕차열시트 : 듀폰 supro / 내부흡음보드 : sound stop(celotexd)

시공 : 이든하임 031-8016-8991

설계 : AnLstudio 02-720-2012,  www.anlstudio.com


남측 가운데를 비워냄으로써 건축주 세대 작업실 공간과 연결되는 정원을 만들고, 2층에서도 정원과 도로 너머 공원의 뷰를 가질 수 있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 도시가스를 전기로 바꿔주는 연료전지시스템을 설치했고, 덕분에 전기료를 60% 이상 절감할 수 있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인테리어는 아내 경하 씨와 직접 진행했다. 스위치부터 타일과 벽지까지, 웬만한 인테리어 자재는 모두 발품 팔아 구입하여 시공사에 전달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사실 예산이 한정되어 있다 보니 큰 욕심은 내지 못했어요. 그저 기본을 지키는 선에서 마무리를 지었죠. 기회가 된다면 10년 후쯤 다시 한 번 변화를 주고 싶은데, 그때의 삶의 방식은 지금과는 많이 달라져 있겠죠? 재정 상황이 좋아져 임대부분과 완전히 통합하는 것도 바라고 있어요.”

겨울 공사였고, 설계 시간마저 충분하지 않았던 탓에 말로만 듣던 ‘쪽대본’이 투입된 집짓기였다. 이로 인해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완공된 집을 놓고 보면 단점을 찾을 수 없을 만큼 만족스럽다는 부부다. 

“유행을 좇아 설계하지 말고 자신이 어떤 공간을 원하는지 깊게 생각해 보는 것을 추천해요. 그리고 설계는 충분한 호흡을 갖고 대하는 것이 결국 비용 절감으로 이어진다는 걸 잊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1층에 위치한 부부 공동 작업실
넓은 현관. 좌측 신발장은 부부가 직접 발품팔아 만들었다. / 작업실 안쪽에는 집을 찾는 손님을 배려해 작은 욕실을 따로 두었다. / 주한, 경하 씨 부부와 4개월 된 딸 예지


INTERIOR

내벽마감재 : 나무벽지 WOODY 104-1 / 바닥재 : 수입원목마루, 동화강마루  

욕실 및 주방타일 : 윤현상재 수입타일 /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매립수전 및 비데

주방 가구 : 한샘 키친바흐 / 조명 : 이케아, 중앙조명 

계단재 : 오크 무늬목 / 현관문 : 현장 제작(럭스틸 마감) / 방문 : 현장 제작(백색 래커 도장) 

붙박이장 : 오픈형으로 현장제작 / 데크재 : 말라스(하드우드) / 외부계단 : 제주석

주차장 벽 및 바닥 : 4인치 시멘트블록, 에폭시라이닝

실링팬 : minkagroup F803-dk


생활의 중심이 되는 2층 거실과 주방의 모습. 높은 천장과 넓은 창으로 집 전체가 언제나 밝고 화사하다. 
집에서도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시간을 보내길 원했기에, 다락을 제외하고는 바닥에 앉거나 눕기 곤란한 완전한 입식 구조의 배치를 택했다. / 주방에는 조리 도구 등의 살림살이를 따로 보관할 수 있는 팬트리를 두었다.


HIS HOBBY ROOM

“저희 집 콘셉트는 ‘어른들의 집’입니다. 아이에 대한 배려도 물론 있지만 당시 아이가 없었기 때문에 부부 중심의 설계를 진행했어요. 각 실의 역할을 좀 더 세분화하여 공간마다 명확한 성격을 지니게 되었죠.”

이 집에서 주한 씨의 취미와 관련된 곳은 지하층의 주차장과 RC카 조립 공간, 1층 작업실과 다락의 놀이방 등 총 4군데다. 

먼저 넓은 지하주차장에서는 세차와 자동차 정비가 가능하고, 앞으로 해야 할 정원 관리를 위한 준비도 이곳에서 진행하고 있다. 주차장과 연결된 취미실은 주한 씨가 푹 빠진 RC카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 한쪽 벽면 전체에 거울을 설치해줌으로써 크지 않던 공간이 더욱 확장되어 보인다. 거울 앞에는 자전거를 놓아 아담한 운동실도 겸하고 있다. 요즘은 아내가 가끔 내려와 네일아트를 하거나 화장품을 만들기도 한다. 

1층의 작업실은 부부 각자의 작업공간과 코워크(Co-work)를 염두에 둔 중앙의 큰 테이블로 구성되어 있다. 남쪽 유리문을 통해 정원으로 나갈 수 있는 편리한 동선은 지인들에게 바비큐를 대접할 때 더욱 빛을 발한다. 마지막으로 다락의 놀이방. 카펫을 깔고 만화책을 볼 수 있도록 꾸몄다. 아이가 좀 더 크면 이곳은 아이의 놀이방으로 사용하고자 한다. 쪽창을 통해 옥상 테라스로 연결되고, 테라스에는 조만간 작은 텃밭을 일굴 예정이다.


아늑한 침실 공간  /  부부의 욕실. 창을 통해 외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안쪽에 둔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리조트에 온 기분이 든다. 
잘 정돈된 드레스룸 / 주방 및 아이 방과 연결된 2층 테라스
PLAN - 1F (116.72㎡)    /   PLAN - 2F (112.33㎡)
PLAN - B1F (172.45㎡)


HIS FAVORITE 

Leica 카메라 

아내가 다른 사람도 아닌 본인을 예쁘게 찍어달라며 생일 선물로 사준 카메라이다. 덕분에 아내의 예쁜 모습을 많이 담을 수 있었고, 그렇기에 의미가 더 남다르다. 이젠 딸의 사진도 많이 찍어주고 싶다.


캘시퍼 뒤집개와 애플펜슬

캘시퍼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Howl’s Moving Castle)’에 나오는 불꽃의 악마. 왠지 요리에 매우 어울리는 캐릭터로, 지인에게 선물 받았는데 유용하게 잘 사용하고 있다. 애플펜슬은 2015년 나의 잇 아이템!


타미야 M05 미니 몬테카를로

누구나 쉽게 가지고 놀 수 있는 RC다. 초보자인 아내와 취미를 함께 하기 위해 구입했고, 정성들여 만든 몬테카를로 뚜껑은 평소 주행에서는 절대 쓰지 않는다. 나의 땀방울로 만들어진 RC이기 때문에 함부로 막 다룰 순 없지 말입니다.


청혼 팔찌

갑자기 웬 팔찌냐고 하겠지만, 이건 내가 청혼할 때 아내에게 건넨 팔찌다. ‘반지가 아니라 왜 팔찌인가?’라고 묻는다면, 당시 아내의 손가락 사이즈를 잘 몰랐다는 슬픈 사연이…….


R2D2 레고 

어느 날 아내가 뜬금없이 준 선물인데 받고 매우 기뻤다. 2천 피스가 넘는 레고를 보니 마치 건축하듯 작품을 만들어 나가는 기분이었다. 지금 다시 보아도 아주 마음에 든다.


YUKI의 WAVE 앨범과 듀얼쇼크4 게임패드

YUKI는 나의 뮤즈이며 지금의 가치관과 직업을 갖는 계기가 되어 준 일본의 아티스트이다. 팬이 된 지 20년쯤 된 것 같다. 그렇기에 더 소중한 앨범. 게임패드는 게임 쪽에 관심이 많다 보니 아무래도 특별하다. 요즘은 ‘데스티니’라는 게임에 빠져 있다.


에디터_김연정 |   사진_변종석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16년 4월호 / Vol.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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