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그날, 저 바다의 진실은 어디에?

김현주 입력 2016. 4. 16. 18:45 수정 2016. 4. 16.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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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2년이란 시간이 흐른 지금도 9인의 소중한 생명은 아직 바다 속 어딘가에 남아 있습니다. 구조 실패와 관리감독에서의 미비점 등 지난 대참사에서 정부의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게다가 참사의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등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데요. 참사와 관련된 여러 의문점들이 다 해소되기 전엔 세월호 참사는 아직 진행중일 수 밖에 없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아무리 지우려 해도 지울 수 없는 한국 사회의 '서글픈 주홍글씨'입니다.

"2년 전 시민들이 기다림의 촛불을 밝혔다면, 유가족들은 진실의 촛불을 밝히겠습니다. 국가가 외면한 세월호 진실을 향해 유가족들은 진실의 행진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416가족협의회)

2년 전 세월호 참사와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 행사가 16일 전국에서 개최됐다. 세월호 희생자들이 집중된 경기 안산시와 인천광역시, 침몰 사고와 수습 활동이 이뤄졌던 전남 진도군에서는 이날 희생자들을 향한 눈물처럼 내리는 빗속에서 각각 세월호 2주기 추모 행사가 열렸다.

경기도 안산에 마련된 정부합동분향소에서는 이날 오전 4.16가족협의회 주최로 희생자와 미수습자를 추모하는 '기억식'이 열렸다.

기억식에는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남경필 경기도지사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제종길 안산시장 △이석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 △4.13 총선 수도권 당선인 등 정치인부터 지역 주민에 이르기까지 각계 각층에서 25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세월호 사고 발생부터 2주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기억영상' 상영 △안산시립합창단 및 416가족합창단의 합창 △성우 김상현의 기억시 낭송 △가수 조관우의 '풍등' 공연 △공동선언문 낭독으로 이어졌다.

기억식이 끝난 뒤 유가족과 시민들은 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을 그리며 분향했다. 유가족과 시민들은 기억식과 분향을 마친 후 오후 2시부터 정부합동분향소를 출발해 단원고 등을 거쳐 돌아오는 '진실을 향한 걸음' 행사를 진행했다.

진도 팽목항에서는 전남도와 진도군 주최로 4.16 추모식이 열렸다. 이날 추모식에는 △미수습자 가족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 등 정치인과 추모객 등 200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팽목항 임시분향소를 참배한 뒤 함께 노란 풍선을 하늘로 날리며 희생자 추모 및 세월호 선체 인양을 통한 미수습자 수습을 기원했다.

단원고 학생 미수습자인 조은하 양의 어머니 이금희씨는 "2년 전 이시간에 우리 딸이 엄마를 애타게 부르고 있었을 것"이라며 "내년 이맘 때는 온전하게 세월호 선체를 인양해 미수습자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다른 사람들을 구하다 스러진 '의인'들의 묘소를 향하는 추모 행렬도 끊이지 않았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천주교 공원묘지에 마련된 고(故) 남윤철 교사의 묘소에는 가족과 제자, 친구 등 30여 명이 모여 마지막까지 제자들을 구하다가 유명을 달리한 고인의 숭고한 넋을 기렸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도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대형 문화제가 열린다. '416가족협의회'와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는 이날 오후 7시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2년 기억·약속·행동 문화제'를 연다.

문화제에서는 △이소선 합창단 △송경동 시인 △유로기아와 친구들 △우리나라 등의 무대가 펼쳐진다. '세월호 변호사'이자 이번 국회의원 선거 때 은평갑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당선자 등도 무대에 올라 발언한다. 주최 측은 이날 4500명 정도가 모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여야는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아 한목소리로 애도를 표했지만 향후 계획 등에서는 여전히 이견을 보였다.

새누리당 유의동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우리 아이를 지키는 일,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은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총선으로 어수선하지만 별이 된 아이들을 기억하는 일에는 어떠한 정치적 계산도 없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야당은 일제히 세월호 특별법 개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을 통해 "세월호가 무슨 이유로 침몰하게 되었는지, 세월호가 침몰하는 동안 국가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철저히 밝힐 수 있도록 특조위의 독립적인 활동을 보장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정부와 새누리당은 무엇을 감추기 위해 유가족과 국민들의 요구를 악착같이 묵살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총선 결과를 보고 희망과 자신감을 얻었다는 유가족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다시 한 번 신발 끈을 동여매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도 이날 성명을 통해 "이러한 참담한 희생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진실을 규명하겠다"며 "세월호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김경록 대변인도 이날 서면논평에서 "국민의당은 진실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해 세월호특별법 개정을 포함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누리꾼들도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A씨는 "봄이 오면 어김없이 생각날 거 같다. 재작년 오늘 뉴스를 보면서 얼마나 울었던지…"라면서 "기억력이 좋지 않은 저일지라도 그날은 잊을 수 없을 거 같다"고 밝혔다.

B씨는 "볼 때마다 가슴 아프다. 꽃도 못 피우고 하늘나라로 갔으니…"라면서 "우리 아이들 하늘나라에서 잘 있겠죠"라고 말했다.

C씨는 "이젠 단원고를 제외한 그동안 그들에 묻혀 이름도 몰랐던 일반인들과 구조에 나서 희생된 사람들을 위한 추모를 할 때"라고 전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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