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 유시진이라 고마웠지 말입니다 (인터뷰)

2016. 4. 15.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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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
"그 어려운 걸 자꾸 해냅니다, 내가"

문자 그대로만 보면 낯 간지러운 대사들도 송중기를 통하면 '심쿵'을 유발한다. 강모연(송혜교 분)의 대사를 빌려 표현하자면 자꾸 듣고 싶고, 또 보고 싶은 구석이 차고 넘친다.

제아무리 드라마라지만 현실성은 부족했고, 개연성도 빈약했고, 뜬금없는 PPL도 거슬렸지만, 대중은 빠져들었다. '태양의 후예' 유시진에게, 그리고 유시진을 완성한 배우 송중기에게.

지난 8주간 유시진이라는 완벽한 옷을 입고 시청자의 마음을 들었다 놓은 배우 송중기를 오늘(15일)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 종영 기자간담회에서 만났다. '유시진 불사신설'부터 드라마의 지나친 판타지, 최근 달라진 위상에 대한 송중기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송중기는 드라마를 둘러싼 일련의 논란에 대해 "드라마는 시청자의 것이다. 그분들의 생각이 답"이라며 열린 태도를 보였다. 주연 배우로서 대본을 잘 표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유시진이라는 역할을 만족스럽게 끝냈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저는 뭐니뭐니해도 '태후'의 장르는 멜로라고 생각했어요. 유시진이 불사조처럼 매번 살아 돌아오는 설정도 멜로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 생각하고 만족스럽게 연기했습니다. 15회 엔딩에서 1년 만에 유시진이 돌아올 때는 특히 많이 뭉클했어요."

그렇다면 송중기가 생각하는 유시진은 어땠을까. 그는 "결혼한 친구들이 저한테 많이 뭐라고 하더라"며 캐릭터의 판타지적 요소를 언급했다.

"유시진은 그냥 멋진 놈이에요. 김은숙 작가님 말씀처럼 유시진 같은 완벽한 남자가 있을까 싶지만, 연기하면서 '이렇게 해야 내 여자가 좋아하는구나'라는 걸 많이 배웠어요. 유시진이랑 제가 비슷했다면 엄청난 사랑을 받았겠죠?"

'태후' 속 송중기는 빛났다. 그리고 그 옆엔 항상 송혜교, 진구가 함께했다. 송중기는 특별히 그 두 사람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송혜교는 감히 넘볼 수도 없는 선배인데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만큼 도움을 굉장히 많이 받았어요. 연기 내외적으로 배려하는 모습을 보며 '이 분이 괜히 송혜교가 아니구나', '저 위치에서도 저렇게 노력하는구나'라는 걸 느끼고 배웠어요."

"진구 형은 영화, 작품을 많이 해서 그런지 형만의 여유로움이 있어요. 제가 뭘 해도 '그래 해 봐. 받아줄게'하는 자세가 있어요. 저도 후배랑 연기하게 되면 저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송중기는 책임감이 남다른 배우였다. '태후' 주조연 배우들이 입을 모아 그의 리더십과 인성을 칭찬한 것이 빈말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어떤 현장이든 작품을 할 때마다 구성원 모두가 이 작품 안에 들어와야 한다는 생각이 강한 편이에요. 그래서 더 '으�0으�0' 하고, 주인공으로서 책임감을 느끼는데 이번 드라마를 통해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그렇게 임해야겠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어요."

'태후'는 자체 최고 시청률 38.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영국, 프랑스 등 30여 개국에 판권이 판매됐고, 중국 동영상 포털 사이트 아이치이 누적 조회수 22억뷰를 돌파했다. 국내를 뛰어넘은 드라마의 인기행진 속 송중기의 위상도 달라졌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담담했다. 흔들리지 않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

"얼마 전 홍콩프로모션 당시 직접 느끼고 보기는 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는 지금까지 해 온 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류스타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시는데 아직 공감은 안 합니다. 해외에서도 꾸준히 활동해왔던 송혜교 씨가 진정한 한류스타죠. 저는 드라마를 통해 인지도가 올라간 것뿐이에요. 그런 생각으로 담담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데뷔 9년 차를 맞은 송중기의 신인 시절 목표와 그 꿈을 이뤘는지, 또 현재의 목표도 궁금했다. '태후'로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 중인 스타의 대답이라고 하기엔 다소 놀라웠다. 연기 욕심뿐인 천생 배우라는 생각도.

"신인 때는 '빨리 주연 배우로 올라가야지'보다 '다양한 작품을 경험해보자'가 목표였어요. 급히 올라가서 부족한 모습을 보일 바에야 다양한 작품을 많이 해보는 게 맞다고 생각했고 어느 정도 목표를 이룬 것 같네요. 하지만 지금도 그 과정에 있어요. 연기 욕심이 많아 현재도 목표는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차기작 '군함도'도 저에게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유시진의 군복을 벗은 송중기는 또다시 군복을 입을 준비 중이다. 류승완 감독의 신작 '군함도'를 차기작으로 택한 것. 송중기는 극 중 독립운동의 주요 인사를 구출하기 위해 군함도에 잠입하는 독립군 박무영으로 분한다.

"제가 군인 역할을 두 번 연속 하게 될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태후'도 그랬지만 '군함도' 역시 책(시나리오)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군함도'의 캐릭터는 유시진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면이 있어요. 내년 개봉이라 1년 뒤에 인사드릴 수 있겠지만, 설레고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태후'는 종영을 맞았고, 시청자도 송중기도 유시진과 이별해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송중기는 끝으로 배우로서의 마음가짐을 다시 한 번 다잡았다.

"'태후'를 통해 책임져야 할 것들이 늘어난 건 사실이에요. 무엇보다 저를 응원해주는 해외 팬분들도 생겼기 때문에 실망시키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해요. 가장 큰 방법은 좋은 작품을 보여드리는 것이겠죠. 항상 제 색깔 잃지 않는, 노력하는 배우 되겠습니다."

YTN Star 김아연 기자(withaykim@ytnplus.co.kr)
[사진제공 = 블러썸엔터테인먼트, 태양의 후예 문화산업전문회사,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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