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보다 100배 빠른 '6G' 개발 중"

박건형 기자 2016. 4. 14.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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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훈 ETRI원장 "시속 500km로 달리면서 기가급 인터넷 사용 가능 어차피 하드웨어는 중국 몫.. 한국은 소프트웨어 집중해야"
이상훈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은“누구나 쓸 수밖에 없는 최고의 이동통신 기술을 개발해 6세대 이동통신 시대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장련성 객원기자

"SK텔레콤과 KT 같은 이동통신사들이 곧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할 겁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그 뒤에 올 6G 이동통신 시대를 대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할 성장 동력을 찾는 것. 그게 바로 ETRI 같은 연구기관의 역할입니다."

이상훈(61) ETRI 원장은 지난 8일 "10년 뒤면 지금보다 100배 이상 빠른 인터넷으로 모든 사람과 사물이 연결되는 6G 이동통신 시대가 올 것"이라며 "시속 500㎞로 달리면서도 기가바이트(GB)급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 기술, 지금보다 2배 이상 밝고 선명하게 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6G 이동통신이 어떤 모습으로 구현될지는 아무도 모르고, 표준 기술도 정해지지 않았다. 이 원장은 이에 대해 "누구나 쓸 수밖에 없는 최고의 기술을 개발하면, 그게 곧 6G 표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TRI는 인공지능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인공지능 음성인식을 활용한 자동 통역 기술과 의료용 인공지능을 연구한다. 현재 80% 정확도로 영어·일본·중국어 등 5개 언어를 인식하고 번역할 수 있는 '지니톡' 기술이 있다.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까지는 7개 국어로 영역을 늘리고, 정확도도 95%까지 높일 계획이다. 의료용 인공지능의 목표도 명확하다. 이 원장은 "환자가 말하는 증상을 알아듣고 인터넷과 전문지식·논문 검색을 통해 질병을 곧바로 진단하는 인공지능을 3년 내에 완성할 것"이라며 "6년 뒤에는 산부인과·내과 등 각 분야 전문의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수퍼컴퓨터 같은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 그는 "하드웨어 산업은 결국 중국이 모두 가져가게 될 시장"이라며 "하드웨어는 중국이 팔더라도, 그걸 활용하려면 한국산 소프트웨어를 쓰도록 만드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올해 개원 40주년을 맞은 ETRI는 한국을 정보통신(IT) 강국으로 만든 원동력이다. 특히 1가구 1전화 시대를 연 '전전자교환기(TDX)', 반도체 신화의 출발점이 된 D램, CDMA(미국식 2세대 이통통신) 상용화 등은 한국 전자 산업에 큰 획을 그은 개발 성과다. 하지만 현재의 ETRI는 매년 6000억원 이상 예산을 쓰면서도 좀처럼 영향력 있는 기술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있다. 이 원장은 "연구원들이 마치 굴을 파고 들어간 것처럼 자기 분야에만 매달리는 경향이 있다"면서 "선진국을 따라 하기만 하면 되던 시대가 아닌 만큼, 연구원들이 굴 밖으로 나와서 다른 연구원과 소통하고 아이디어를 받아들여야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출연연의 공통적인 고민인 직원 고령화에 대해서는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해답으로 제시했다. 그는 "평생 최고 수준의 연구를 해왔고,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가진 고참 연구원들은 중소기업의 기술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멘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작년 12월 취임한 이 원장은 ETRI 역사상 첫 민간기업 출신 수장이다. 1991년 KT에 연구원으로 입사해 사장까지 올랐다. 그의 목표는 직원들의 생각을 조금이라도 바꿀 수 있는 원장이 되는 것이다.

"임기 3년짜리 외부인 출신이 40년 된 기관을 얼마나 바꿀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연구원들의 생각을 5%만 바꾸면 10% 바뀌고 50% 바뀌는 건 금방입니다. ETRI가 변해야 한국이 IT 강국의 위치를 계속 지킬 수 있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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