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금리가 되레 소비위축 부른다" 핑크 블랙록 회장

박상주 입력 2016. 4. 11.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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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세계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 <사진출처: 블랙록 홈페이지> 2016.04.11

"2% 저금리 시대 30대 중반 직장인, 5% 금리시대 수준의 노후대책 마련하려면 3배 이상 저축해야"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마이너스 금리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유럽연합(EU)과 일본 등 서방 주요국들이 앞 다퉈 도입하고 있는 마이너스 금리가 경기 부양 효과도 있겠지만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의 1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 최대 자산운용업체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은 주주들에게 보내는 연례서신을 통해 저금리로 은행문턱을 낮춰 투자를 유도하고 경기부양을 이끌려는 중앙은행들의 구상이 먹히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국제통화기금(IMF)의 호세 비냘스 금융안정국장도 “통화정책은 경제성장에 불을 붙이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또한 소비자의 지출을 줄이는 위험도 수반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일본중앙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 스웨덴, 덴마크, 스위스 중앙은행 등이 경기부양을 위해 줄줄이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했다. 금리를 낮춤으로써 투자를 유도하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마이너스 금리는 은행의 수익성과 일반 시민들의 저축수익이 줄어든다는 점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핑크 회장은 저금리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노후대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 이자는 전통적인 방식의 노후대책이기 때문이다.

핑크 회장은 “저금리가 인플레이션에 얼마나 기여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충분히 토론을 벌여왔다. 그러나 그로 인해 초래될 부작용에 관해서는 거의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저금리 시대를 맞아 노후대책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방법을 찾고 있으며, 이는 결국 허리띠를 졸라매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것이다.

핑크 회장은 35세 시민의 경우를 예로 들었다. 2% 저금리 시대를 사는 30대 중반의 시민이 5% 금리시대와 동일한 수준의 노후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저축을 3배 이상 해야 한다고 결론이다.

저금리 시대로 돌입하면서 안전자산의 가격이 치솟고 있는 것도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를 반영하는 것이다.

IMF도 마이너스 금리의 부작용을 경고하고 나섰다. 영국 텔레그래프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비냘스 IMF 금융안정국장은 이날 각국 중앙은행에 보낸 서한에서 마이너스 금리가 예금주들과 은행들을 모두 곤경에 처하게 할 수 있다고 적시했다.

비냘스 국장은 "마이너스 금리의 장기화로 은행들이 예금주들에게 현금 보관 비용을 물리기 시작할 경우 반발을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비냘스는 또 “상업은행들이 마이너스 금리 때문에 큰 위험을 감수(risk taking)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은행들이 이익을 내기 위해 위험 부담이 큰 부실대출을 감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마이너스 금리가 일시적으로 경제 호황을 가져올 수 있지만 그로 인해 자산 가격의 거품을 부르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FT는 비냘스 국장이 각국 중앙은행들에 보낸 서신과는 별도로 같은 날 한 블로그에 올린 그의 보고서의 내용을 전했다. 비냘스 국장은 “(저금리 시대를 맞아) 소비자들이 은퇴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 소비를 줄일 수 있다. 통화정책은 경제성장에 불을 붙이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또한 소비자의 지출을 줄이는 위험도 수반한다”라고 말했다.

비냘스 국장은 이미 소비 대신 저축을 하는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비냘스 국장은 “경기침체와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통화정책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마이너스 금리를 어느 선까지 내리고 얼마나 오래 지속해야 하는지는 한계가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오는 15~17일 미국 워싱턴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과 WB 봄철 연차총회가 열린다. 세계 재무장관들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세계 경제 부양과 신흥국 경기둔화, 조세회피 등 글로벌 이슈들에 대한 공조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에 앞서 12일 IMF는 ‘세계경제전망(WEO)보고서’를 발표한다. IMF는 이를 통해 올해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4%로보다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sangjo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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