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대회 18관왕 이세돌, 응씨배 못 품은 숙원 풀까

정아람 2016. 4. 7.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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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상금 4억..18일 개막5번 우승 한국, 정상 탈환도 관심시간초과 땐 20분당 2집 제해제한시간 3시간..달라진 룰 변수
1989년 9월 조훈현 9단이 제1회 응씨배 우승을 차지한 뒤 한국으로 돌아와 환영받는 모습. 바둑 변방국이었던 한국은 이후 비약적으로 성장해 일본과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강국으로 올라섰다. [사진 한국기원]
이세돌 9단. 응씨배 우승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대한민국 만세! 조훈현 만세! 한국 바둑 만세!” 1989년 9월 5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관철동 한국기원에서 만세 삼창이 터져 나왔다. 조훈현 9단이 제1회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에서 중국의 녜웨이핑 9단을 꺾고 우승컵을 차지한 것이다. 바둑 변방국이었던 한국에서 우승자가 나올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모든 언론사가 조훈현의 우승 소식을 대서특필했다. 다음 날 높이 1m가 넘는 대형 우승 트로피를 안고 귀국한 조 9단은 김포공항에서부터 한국기원까지 무개차를 타고 카퍼레이드를 펼쳤다. 이후 한국 바둑은 비약적으로 성장한다. 세계대회를 휩쓸며 일본·중국을 제치고 단숨에 최강국으로 올라섰다.

한국 바둑의 전환기를 만들어낸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 대회가 18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막한다. 제 8회다. 4년마다 한 번 열려 ‘바둑 올림픽’으로 불리는 응씨배는 88년 대만 재벌 고(故) 잉창치(應昌期)가 창설한 최초의 세계 기전이다. 우승 상금은 40만 달러(약 4억4000만원)로 세계대회 개인전 중 가장 많다.

올해는 한국에서 총 7명이 출전한다. 박정환·이세돌·박영훈·김지석·나현 9단이 시드를 받았고, 원성진·강동윤 9단이 국내 선발전을 통과했다. 중국은 커제·판팅위 9단 등 11명, 일본은 6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이 밖에 대만 2명, 미주 2명, 유럽 2명이 응씨배에 나온다.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① 이세돌 9단 첫 우승 도전=통산 18번 세계대회 타이틀을 차지한 이 9단이지만 아직 응씨배에서는 우승하지 못했다. 1인자들이 한 번씩 응씨배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4년 만에 한 번 열리는 만큼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음을 기약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 9단은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이후 “다음 목표는 응씨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라며 “대회 전까지 컨디션 관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② 빼앗긴 우승컵 되찾기=한국이 중국에 빼앗긴 우승컵을 되찾아올 수 있을지도 최대의 관심사다. 한국은 1회부터 4회까지 연속으로 우승하다 5회 처음으로 중국에 우승컵을 빼앗겼다. 6회 때 최철한 9단이 우승컵을 되찾아왔지만, 7회에서 판팅위 9단이 우승하며 다시 중국에 밀렸다. 서봉수 9단은 “한국이 중국에 점점 밀리는 양상이지만 아직 접전을 펼치는 만큼 한·중 간 대결에서 한국 선수들이 얼마나 선전할지 지켜보는 것도 주요 관전 포인트”라고 했다.

③ 달라진 ‘응씨룰’=응씨배는 자체적으로 만든 독특한 룰을 적용한다. ‘전만법(塡滿法)’이라고도 불리는 응씨룰은 집이 아닌 점(點)으로 승부를 가리며 ‘덤(먼저 두는 흑에게 주는 페널티)’이 8점(7집 반)이다. 거기다 다른 대회와 달리 초읽기가 없고, 제한시간을 모두 사용하면 벌점으로 집을 제한다.
▶관련 기사
① [단독] 이세돌 "꼭 이기고 싶었는데, 3연패 때보다 오늘이 더 아팠다"
② “바둑 두면서 세돌이 암기력 좋아져, 학원보다 나아요”
③ 중국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한국인
올해부터는 제한시간이 3시간30분에서 3시간으로 짧아졌다. 시간 초과 시 벌점도 35분당 2점에서 20분당 2점으로 빡빡해졌다. 초과 시간을 사용할 수 있는 횟수도 3회에서 2회로 줄였다. 목진석 9단은 “응씨배가 올해부터 시간 규정이 달라지는 만큼 여기에 선수들이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가 성적을 내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했다.

대회는 18일 개막해 19~25일 예선전과 16강전·8강전을 치른다. 준결승전이 6월 8~15일, 결승 1·2국이 8월 8~13일, 결승 3~5국이 10월 21~27일 열린다. 타이베이 잉창치 바둑교육기금회와 상하이 잉창치 바둑교육기금회가 주최 및 후원한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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