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 반란의 주역 김병오 "4년 만에 찾아온 기회다"
수원FC 반란의 주역 김병오 "4년 만에 찾아온 기회다"
파란만장한 이적 끝에 찾아온 K리그 클래식 데뷔
수원 FC의 K리그 클래식 첫 골 기록하는 등 팀의 상승세 이끌어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김병오요? 밑바닥부터 올라온 선수예요. 수원 FC와 똑 닮은 선수죠."
팀 관계자는 K리그 클래식 첫 골의 주인공, 김병오(27)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 관계자의 말마따나 김병오는 파란만장한 선수 생활을 경험했다.
내셔널리그, K리그 챌린지를 거쳐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 승격한 수원 FC처럼 유럽-내셔널리그-K리그 챌린지를 거친 뒤 꿈에 그리던 K리그 클래식 무대를 밟았다.
김병오의 출발은 화려했다.
2012년 루마니아 CFR 클루지에 입단하면서 유럽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별다른 기회를 얻지 못한 채 그해 여름 짐을 싸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의 앞엔 가시밭길이 펼쳐져 있었다.
김병오는 "한국에 돌아오니, 규정상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서만 K리그를 밟을 수 있었다. 시기가 맞지 않아 내셔널리그에서 프로 데뷔를 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울산 현대미포조선에 입단했다. 10경기에서 3골 5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뒀다.
김병오는 2013년 FC 안양의 지명을 받아 K리그 챌린지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기대한 K리그 클래식 무대는 아니었지만, 그는 이를 악물고 새 시즌을 준비했다.
하지만 큰 시련을 겪었다.
개막을 앞두고 훈련 도중 오른쪽 발목 인대가 끊어지는 큰 부상을 입었다.
그는 "의욕이 너무 앞서 있었다. 수술대에 올랐는데,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라고 회상했다.
결국, 김병오는 전반기를 회복 및 재활로 날려버렸다.
후반기에 돌아온 김병오의 몸은 예전 같지 않았다.
그는 "재활 훈련을 길게 받아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당시 이우영 감독님이 꾸준히 출전 기회를 주셨는데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이 아직도 남아있다"고 말했다.
부상 이전의 기량을 찾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렸다.
몸놀림은 둔했고, 체력은 눈에 띄게 떨어져 있었다.
결국, 그는 FC 안양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내셔널리그팀인 대전 코레일로 내려갔다.
김병오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여기서 절망하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고 생각했다. 대전에서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김병오는 2014년 대전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끈 뒤 충주 험멜을 통해 다시 K리그 챌린지 무대를 밟았다.
그는 33경기에서 9골을 넣으며 두각을 나타냈다. 그리고 그를 눈여겨본 수원 FC의 부름을 받았다.
김병오는 K리그 클래식에 승격한 수원 FC를 따라 꿈에 그리던 클래식 무대를 밟게 됐다.
그는 4년 만에 밟은 감격스러운 1군 무대에서 떨지 않았다.
개막 후 3경기에서 모두 교체 출전했지만,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그는 지난달 19일 성남과 홈 경기에서 전반 43분 교체 출전해 0-1로 뒤지던 후반 20분 K리그 클래식 데뷔골을 터뜨렸다.
이 골은 승강제를 통해 K리그 클래식에 입성한 수원 FC의 리그 첫 골이기도 하다.
김병오의 활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광주전에서도 교체 출전해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며 팀에 활력을 일으켰다.
전반 막판 강력한 슈팅으로 골대를 맞히는 등 적극적인 공격을 펼치며 팀의 분위기를 주도, 팀의 K리그 클래식 승격 후 첫 승에 기여했다.
수원 FC는 김병오의 활약 속에 개막 후 3경기에서 1승 2무의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세 경기에서 모두 교체 출전한 김병오는 "4년 동안 기다려온 무대다. 선발이든 교체든 내겐 단 1분의 시간도 매우 소중하고 감사하다. 주어진 시간 동안 내 모든 것을 쏟아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랜 기간 내셔널리그, K리그 챌린지에서 희망을 품고 있는 이들에게 조언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오랫동안 정체돼 있으면 그 환경에 젖게 되더라. 언젠가는 더 높은 무대에서 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희망을 놓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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