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봄이 오는 길목.. 노란 연정 띄웁니다

2016. 4. 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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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방산·함덕서우봉해안.. 어디 가나 유채꽃이 일렁입니다. 쪽빛바다·검은 돌담과 어우러져 너무 아름답네요. 봄이 오는 길목.. 놀멍 쉬멍~ 이 길을 그대와 함께 걷고 싶네요.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산방산에서 용머리해안으로 가는 길은 유채꽃이 만발해 온통 노란 물결로 출렁인다. 유채꽃밭 안으로 들어서면 마치 노란 꽃받침 위에 놓인 산방산의 모습을 볼수 있다 . 유채꽃이 만발한 제주에서는 오늘부터 열흘간 왕벚꽃축제도 펼쳐진다.
제주도는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봄이 찾아오는 곳이다. 노란 유채꽃을 시작으로 벚꽃과 매화 등 봄의 전령사들이 곳곳에 만개했다. 승용차를 타고 간다면 창문을 활짝 열고 봄 냄새를 만끽하자. 차를 타고 가다 길을 잘못 들어도 제 길을 찾겠다고 너무 빨리 차를 돌릴 필요는 없다. 어디를 가나 길 옆의 검은 돌담과 군데군데 핀 노란 유채꽃들이 조화를 이뤄 눈을 즐겁게 하기 때문이다. 
 

차보다는 봄꽃이 핀 길을 걷는 것이 지금의 제주를 만끽하는 데는 제격일 듯싶다. 느리게 자세히 볼수록 감동이 커지는 것이 ‘제주의 봄’이다. 봄꽃을 보다 제주 구경을 못할 것이란 우려는 접어두자. 제주의 봄꽃은 제주의 멋진 풍경을 보기에 제격인 곳에 자리 잡고 있으니 말이다.
제주를 굳이 위아래로 구분하면 제주시가 위고 서귀포시가 아래다. 봄이 빠르게 찾아오는 제주도에서도 봄을 먼저 맞는 곳은 서귀포 지역이다.
제주도 서귀포시 산방산에 노란 유채꽃들이 만발해 있다.

제주도 서귀포시 용머리해변에 유채꽃들이 만발해 있다. 파란 바다와 노란 꽃밭이 어우러져 여행객의 봄심을 자극한다.
서귀포에서 봄꽃이 가장 만발한 곳은 산방산과 용머리해안 인근. 서귀포시 안덕면 산방산과 그 아래 위치한 용머리해안으로 가는 길은 노란 물결로 뒤덮여 있다. 유채꽃밭 안에 들어서면 노란 꽃받침 위에 놓인 산방산의 모습을 담을 수 있다. 고개를 돌리면 멀리 바다에서 넘실대는 파란 파도를 따라 노란 유채꽃도 춤을 춘다. 어느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도 노란 유채꽃과 어우러진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색달해수욕장 건너편에 있는 엉덩물계곡에 핀 유채꽃들 사이로 여행객이 걸어가고 있다.

중문색달해수욕장의 엉덩물계곡도 유채꽃으로 장관을 이룬다. 해수욕장을 찾은 여행객은 대부분 바다 쪽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바다와 인근 관광지를 둘러보고 이곳을 떠난다. 바다 반대편에도 주차장이 마련돼 있지만 아무래도 찾는 이가 많지 않다. 하지만 바다 반대편 주차장으로 눈을 돌리면 좁은 계곡을 중심으로 양편에 펼쳐진 노란 유채꽃 물결을 만날 수 있다. 
엉덩물 계곡은 큰 바위가 많고 지형이 험해 물을 마시러 온 짐승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엉덩이만 들이밀고 볼 일만 보고 돌아갔다는 데서 유래했다. 지금은 나무데크와 산책길로 나눠져 정비가 잘 돼있다. 어느 길로 가든 5분 정도 유채꽃을 구경하며 걷다 보면 끝에 이르는데 사방이 언덕으로 막혀 있어 마치 작은 협곡 안에 있는 ‘비밀의 정원’에 들어온 듯한 고즈넉함을 느낄 수 있다.
서귀포시 표선면 정석항공관 주변은 꽃길이란 표현이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 있는 곳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도로 양옆으로 유채꽃이 만발해 있고, 그 옆으로는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려 봄 분위기를 물씬 느끼게 한다. 다만 곳곳에 차를 세워두고 사진을 찍는 여행객이 많다 보니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성산 일출봉을 볼 수 있는 섭지코지와 광치기 해변에도 유채꽃이 만발해 자연스레 상춘객이 몰려든다. 이곳의 검은 흙과 돌담은 유채꽃의 노란빛을 더 도드라지게 한다.
제주도 제주시 함덕서우봉해변 산책길에 핀 유채꽃밭에서 흰 말이 한가로이 거닐고 있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어우러진 노란 유채꽃이 제주도에서 만끽할 수 있는 봄의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제주시 함덕서우봉해수욕장에 있는 서우봉 산책길 풍경은 ‘제주의 봄길은 바로 이곳이다’란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산책길에 핀 노란 유채꽃과 드넓게 펼쳐진 에메랄드빛 바다, 여기에 한가로이 풀을 뜯는 조랑말의 모습까지 이곳 외에 이런 경치를 볼 수 있는 곳이 또 있을까 싶다. 제주에서도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 여행객을 제주의 매력에 푹 빠져들게 만들 듯싶다. 
산책길을 걸으면서 ‘놀멍 쉬멍 줏엉갑서(놀면서 쉬면서 주워서 가십시오)’, ‘두렁청이 어디로 가잰 햄수광?(정신없이 어디로 가시려고 하십니까?)’, ‘졸바로 봥 갑서게 푸더지믄 하영아파(똑바로 보고 가십시오. 넘어지면 많이 아픕니다)’ 등 제주 사투리로 쓰인 표지판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제주도 제주시 제주종합경기장 일대에 벚꽃이 활짝 펴 완연한 봄을 알리고 있다.

봄이 왔다란 것을 알려주는 벚꽃 역시 제주 시내 곳곳에서 흰 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제주시 제주종합경기장 일대와 제주대, 애월읍 등에는 하얀 옷을 입은 벚꽃 터널의 봄맞이가 한창이다.

제주·서귀포=글·사진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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