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우승비화, 잭슨·헤인즈 교체될 뻔했다 

2016. 3. 31.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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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서정환 기자] 애런 헤인즈(35)와 조 잭슨(24)이 없었다면 오리온의 우승이 있었을까. 

고양 오리온은 29일 고양체육관에서 개최된 2015-2016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서 전주 KCC를 120-86으로 눌렀다. 오리온은 김승현, 마르커스 힉스가 주축이었던 2002년 후 14년 만에 구단 통산 두 번째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시즌이었다. 오리온은 12승 1패로 시즌을 시작하며 거칠 것이 없었다. 하지만 시즌 중반에 많은 위기가 찾아왔다. 추일승 감독은 ‘포워드 농구’를 완성하기 위해 센터 없이 포워드 애런 헤인즈와 가드 조 잭슨을 뽑았다. 하지만 결실을 맺기도 전 두 선수를 교체할 뻔했던 위기가 있었다. 

잘나가던 오리온은 11월 15일 KCC전에서 헤인즈가 무릎을 다쳤다. 대체선수 제스퍼 존슨이 합류하기 전까지 조 잭슨이 혼자서 두 경기를 치렀다. 그런데 잭슨은 독불장군식 플레이를 펼쳐 우려를 자아냈다. 가뜩이나 골밑에서 밀리는데 가드 잭슨을 믿고 한 시즌을 가야할지 의문이 생겼다. 

추일승 감독은 우승축하연에서 “실력은 문제가 아니었다. 그 때 잭슨은 플레이가 풀리지 않으면 다른 선수들을 패고 다녔다. 정신력이 불안한 선수를 데리고 한 시즌을 가야할지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방법은 강경책이었다. 추 감독은 과감하게 잭슨을 연습에서 제외했다. 자신이 교체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받은 잭슨은 잘못을 깨닫고 추 감독의 숙소를 찾아가서 빌었다고.

임재현 코치는 “감독님은 잭슨으로 간다는 생각이었다. 당시 선수대표였던 날 찾아와 의견을 물으셨다. 선수들은 잭슨의 능력이 좋으니 같이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주변에서 잭슨을 바꿔야 한다고 하니 고민이 많으셨던 것 같다. 감독님이 평소에 점잖으신데 잭슨에게 강한 카리스마를 보였다. 결국 잭슨이 굽히는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임 코치는 추 감독과 잭슨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맡아 큰 공을 세웠다고 한다. 

그 때부터 잭슨이 달라졌다. 특히 제스퍼 존슨이 합류한 뒤 잭슨은 팀플레이에 눈을 떴다. 잭슨은 챔프전에서 평균 23점, 7어시스트를 쏟아냈다. 잭슨은 술을 마신 뒤 허심탄회하게 “진짜 MVP는 나다”라며 아쉬워하기도. 

헤인즈의 복귀는 예상보다 길어졌다. 12월 25일 복귀전에서 또 발목을 다친 것이 결정타였다. 다행히 제스퍼 존슨이 기대이상으로 잘해줬다. 정규리그 막바지에 오리온은 헤인즈와 존슨을 두고 또 한 번 고민을 거듭했다. 당시 내부적으로는 호흡이 잘 맞는 존슨으로 가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헤인즈의 몸 상태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 것. 설상가상 자신이 교체될 수 있음을 인지한 헤인즈가 훈련을 열심히 안했다고 한다. 

임재현 코치는 “존슨은 국내선수들까지 살려주는 효과가 있었다. 헤인즈가 플레이오프에서 얼마나 해줄지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본인도 열심히 몸을 만들지 않았다. 존슨으로 간다는 분위기였지만 KT에서 존슨을 데려갔다. 결국 선택의 여지가 없어지자 헤인즈도 마음을 잡았다. 헤인즈도 우승을 하고 싶었는지 그 때부터 열심히 운동하더라”고 털어놨다. 

어렵게 거둔 우승이라 짜릿함이 더했다. 헤인즈는 “내가 주역으로 뛰면서 우승을 해본 것이 처음이다. 농구는 철저하게 단체운동이다. 동료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절대 우승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SK시절에는 김선형과 나의 투맨 팀이었다. 둘이 막히면 답이 없었다. 하지만 오리온은 어떤 선수든 다 터진다. 그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며 우승기분을 만끽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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