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두목' 되겠다던 이승현, MVP로 약속 지켰다
[경향신문] 고양 오리온 이승현(사진)은 챔피언결정전을 앞둔 미디어데이에서 “우승하면 감독님이 업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리고 이승현은 추일승 감독이 업어주고 싶을 만큼의 활약을 했다. 오리온의 2001~2002시즌 우승 당시 신인 김승현이 있었다면 두 번째 우승 때는 이승현이 있었다.
이승현은 29일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KCC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뒤 기자단 투표 87표 중 51표를 받아 MVP로 선정됐다.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KBL 두목이 되겠다”는 자신의 다짐이 허언이 아니었다는 것을 직접 증명했다.
이승현은 추 감독의 마음속에서도 최고의 선수였다. 추 감독은 5차전을 앞두고도 MVP를 묻는 물음에 주저하지 않고 이승현의 이름 석 자를 말했다. “이승현이 하는 역할은 다른 선수가 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기록적인 면에서는 이승현의 활약이 크게 돋보이지 않았다. 이승현은 5차전에서 23점을 넣은 것을 제외하고는 1차전부터 4차전까지 평균 12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KCC 하승진을 봉쇄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날도 이승현은 14점·7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하승진을 8점·4리바운드로 묶었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 하승진은 평균 15.8점, 14.8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골밑을 장악했다. 이승현(1m97)과 하승진(2m21)은 신장이 20㎝ 이상 차이가 난다. 게다가 이승현은 6강 플레이오프부터 올라왔기에 체력적인 면에서도 불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승현은 우승을 위해 링거를 맞는 투혼을 보이며 견뎠다. 경기 후 이승현은 “프로 데뷔 2시즌 만에 우승하기 쉽지 않은데 나는 정말 운이 좋은 선수”라며 “감독님이 믿어주셨기 때문에 자신감을 바탕으로 수비에 임해서 잘할 수 있었다”고 했다.
추 감독도 “승현이가 프로 2년차인데도 시즌에서 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이번 시즌만은 우승을 놓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좋은 선수 덕분에 우승했다”며 이승현을 칭찬했다.
<고양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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