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동굴서 '원투 원투'..최현미 27일 3차 방어전
세계 최초 '동굴 시합'…300석에 다양한 공연 가능
울림 현상으로 선수 거친 숨소리까지 들려
폐광 재활용해 관광명소로 떠올라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동굴 구경 삼매경에 빠져서 한참을 걷다 보면 한쪽이 막힌 고구마 형태의 커다란 동공(동굴 내 거대한 공간)이 나타난다. 동굴 구경은 잠시 접어두고 이제는 복싱 시합을 즐길 시간이다.
27일 열리는 '새터민 챔피언' 최현미(26)의 세계복싱협회(WBA) 여자 슈퍼페더급(58.97㎏급) 타이틀 3차 방어전은 깊숙한 동굴 속에서 치러진다. 광명동굴 내의 예술의 전당이 바로 그곳이다.
광명시가 유치, 후원하는 이번 타이틀 매치는 동굴이라는 이색적인 환경에서 열려 눈길을 끈다. 복싱 경기가 동굴에서 열리기는 세계 최초다.
광명동굴 주차장에서 성인 걸음으로 15~20분 정도를 걸어서 들어가면 만나게 되는 동굴 예술의 전당은 먼저 엄청난 규모에 놀라게 된다. 영화, 연극, 음악공연, 패션쇼 등 다양한 문화예술공간으로 쓰이는 이 동공은 높이가 30여 m에 이른다. 300석의 객석이 들어찰 정도로 공간도 넉넉하다.
동굴 특유의 환상적인 분위기까지 감돈다. 여기에다 동굴 특유의 울림 현상까지 있어 최현미와 도전자인 콜롬비아의 다이애나 아얄라의 거친 숨소리까지 마치 바로 옆에서 듣는 것처럼 생생하게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 공연할 때는 마이크를 안 쓸 정도라고 하니 그 생생함을 짐작할 만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곳이 밀폐된 공간은 아니다. 바람구멍이 3~4군데 뚫려 있어 선수들은 산소 문제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실내 온도 역시 연평균 12도를 유지하다.
최현미와 아얄라는 경기를 나흘 앞둔 지난 23일 직접 대회가 치러질 동굴 예술의 전당 특설링을 둘러본 뒤 만족감을 표시했으며, 세계 최초로 동굴에서 타이틀전이 치러지는 것에 대해 놀라움을 보였다고 광명시 관계자는 전했다.
광명동굴이 이처럼 처음부터 멋진 공간이었던 것은 아니다. 광명동굴은 불과 5년 전만 해도 도심의 흉물 취급을 받던 폐광이었다. 양기대 광명시장이 2010년 7월 취임한 뒤 반대하는 시의회를 설득해 2011년 1월 시비 43억 원을 들여 구매하면서 재탄생했다.
바닥은 질척거리고 허리를 숙여야 겨우 들어갈 수 있었던 폐광은 이제 유료 관광객 100만 명 이상이 찾는 광명시의 랜드마크이자 관광 명소로 떠올랐다.
최현미의 이번 타이틀전이 광명동굴 인지도를 높이는 데 더욱 이바지할 것으로 광명시는 기대하고 있다.
탈북자 출신인 최현미는 2013년 5월 페더급 타이틀 7차 방어에 성공한 뒤 이를 반납하고 슈퍼페더급으로 체급을 바꾼 뒤 2차 방어까지 성공했다.
국내에서 WBA나 세계복싱평의회(WBC) 세계 챔피언은 남녀를 통틀어 최현미가 유일하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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