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인터뷰] 스벤 크라머, "기다려 평창·승훈"

김희선 2016. 3. 1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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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김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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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벤 크라머는 유일무이한(Unique) 선수다.”

네덜란드 빙상연맹(KNSB)의 예네커 보헤르드 국제부장은 스벤 크라머(30)를 이렇게 표현했다. 스피드스케이팅의 나라 네덜란드에서도 그는 특별하다. ‘네덜란드의 리오넬 메시’라고 설명해도 어딘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 세계기록 보유자이자 올림픽 2연패, 세계올라운드선수권 8회 우승을 달성한 선수. 그가 바로 크라머다.

1980년대 네덜란드를 풍미했던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옙 크라머(59)의 아들로 태어난 크라머는 3살 때부터 스케이트화를 신었다. 아버지의 재능을 물려받은 그는 주니어 시절부터 세계선수권 정상을 차지하며 네덜란드의 스타로 떠올랐고, 그 뒤로 흔들림 없이 정상을 지키며 장거리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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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난 7일, 그는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올라운드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의 대회 우승 기록을 통산 8회로 늘렸다. 네덜란드는 크라머의 우승 소식에 일간지 1면을 그의 얼굴로 도배하며 열광했다. 모두의 환호 속에 네덜란드로 돌아온 크라머를 헤이렌베인의 티알프 경기장에서 만났다.

▲세계 최강의 남자 크라머-올라운드선수권 8회 우승을 축하한다. 당신의 ‘챔피언 비결’이 궁금하다. “프로 선수로서 열심히 훈련하는 건 물론이고, 삶의 다른 부분들을 어느 정도 포기하는 거다. 친구들과 노는 것처럼, 다른 사적인 일들을 포기하고 훈련에 매진하는 것 말이다.”

-항상 정상을 유지하고 있는데, 부상 관리법이 있다면? “1년 동안 오른쪽 다리 부상 때문에 아예 쉰 적도 있다(크라머는 2010-2011시즌 다리의 신경장애로 인해 한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물론 쉬고 있는 사이에 스스로에 대한 분노가 끓어올랐다. 하지만 다음 시즌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서 꾹 참고 쉬었다. 부상이 있을 때는 역시 쉬는 것이 가장 좋다.”

-당신이 스케이팅을 시작한 계기를 들려달라. “우리 아버지가 스케이팅 선수였기 때문에 3~4살부터 자연스럽게 시작했다. 처음 스케이트를 신은 날부터 내 꿈은 세계 정상에 오르는 것이었다. 지금 그 꿈을 이뤘기 때문에 아주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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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빙속이 강한 이유에 대해 당신은 늘 경쟁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오랜 시간 1위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매일 열심히 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재능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 두가지 외에도 다른 많은 것들이 나를 도와주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네덜란드에 있어 스케이팅이 갖는 의미는? “스케이팅은 우리 문화의 뿌리다. 온도가 0도 아래로 내려가면 어른도 어린이도 모두 다 밖에 나와서 스케이트를 탄다. 그게 바로 우리가 스케이팅을 사랑하고 더 잘하는 이유다.”

▲크라머는 한국을 좋아해-한국에서 당신은 이승훈과의 일화로 유명하다. 당신이 본 한국 스케이팅은 어떤가? “이승훈이 꾸준히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 한국 스케이팅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다. 이상화도 단거리에서 훌륭한 성적을 거두고 있고, 이런 좋은 선수들이 있어 한국 스케이팅이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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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은 크라머의 트위터에 한글이 등장할 때마다 놀라워한다. 직접 쓴 건가?(크라머는 자신의 공식 트위터를 통해 한국어로 근황을 알리고 있다) “물론 내가 직접 썼다, 하하. 2018년 한국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만큼, 한국 팬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나눠주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 다른 분의 도움을 받긴 했는데, 한국어 트윗은 내가 직접 쓴 것이다. 안 그래도 맞게 잘 썼는지 궁금했다. 어떤가?”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평창 때 5000m와 1만m, 팀 추월에 출전할 예정이다.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목표는 1만m 우승이다. 지난 번(2010 밴쿠버 대회) 1만m에서 ‘코리안 리(이승훈)’에게 졌는데, 이번 올림픽에서는 그를 꼭 이기고 싶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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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머는 2015년 테드 얀 블로에멘(캐나다)에게 자리를 넘겨주기 전까지 1만m 세계기록을 보유했을 정도로 이 종목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유독 올림픽에서만큼은 금메달과 인연이 없었다. 처음 나선 2006 토리노 대회에서는 빙질과 스케이트날 문제로 1만m 7위에 그쳤고, 2010 밴쿠버 대회 때는 모든 한국인이 기억하는 뼈아픈 실수로 금메달을 놓쳤다. 당시 크라머는 마지막 조로 경기를 치러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1위에 올랐으나 제라드 켐커스 코치가 코스 방향을 잘못 알려준 사실이 드러나 실격당하는 바람에 2위 이승훈에게 금메달을 넘겨줬다. 2014 소치에서도 팀 동료인 요리트 베르스마에게 뒤져 또다시 금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과연 크라머가 이승훈에게 보낸 '선전포고'대로 2018 평창에서 금메달 징크스를 씻어내고 1만m 제왕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헤이렌베인(네덜란드)=김희선 기자 kim.heeseo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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