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무적의 파워 '한국 영웅' 나가신다

김지원 기자 2016. 3. 7.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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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어린이의 우상, 파워레인저에 내줄 순 없지”
ㆍEBS ‘레전드 히어로 삼국전’

1980~1990년대 어린 시절을 보낸 이들이라면 한번쯤 ‘우뢰매’ ‘후뢰시맨’의 흉내를 내며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다 꾸중을 들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양팔을 90도 각도로 한 ‘울트라 빔’ 자세도 그 시절을 공유하는 암호 같은 것이다. 어른의 눈으로 본다면 분장과 특수효과가 유치하고 애니메이션과 실사를 섞어놓은 조잡한 형태의 영상물에 불과하지만 어린이들에게는 꿈과 환상을 자극하고 키워주는 친근한 존재들이다.

이 같은 영상물은 방송가에서 통칭 ‘특수촬영물’(특촬물)이라고 불린다. 그동안 국내 방송가에서 국산 특촬물의 명맥이 거의 사라지면서 일본 특촬물이 시장을 장악해왔다.

하지만 최근 EBS가 오랜 기획과 준비 끝에 특촬물 <레전드 히어로 삼국전>(삼국전)을 내놨다. 국내 정서에 맞는 특촬물이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에서 EBS의 도전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산 특촬물 시대 여는 <삼국전>

최근 십수년간 국내 특촬물 시장을 독점한 것은 <파워레인저> 등 일본에서 제작된 특촬물 시리즈였다. 케이블을 통해 국내에 들어온 뒤 큰 인기를 끌었다. 이는 각종 캐릭터 상품으로 파생되면서 초등학교 저학년 이하 남자 어린이들을 사로잡았다.

EBS 심예원 PD는 “일본 특촬물들은 국내에서 더빙으로 방송됐지만 간판이나 배경 등 여러 면에서 일본식 용어가 남발됐고 우리 정서에 맞지 않는 내용도 많았다”면서 “이 때문에 한국적 정서를 담은 특촬물을 어린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제작 의도를 설명했다.

이번 작품은 국내 방영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다. 다음달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권 국가들에도 수출할 예정이다.

<삼국전>은 중국 고전 <삼국지>를 바탕으로 ‘천상의 옥새’를 차지하기 위해 유비, 조조 등이 드림 배틀에 참여해 꿈을 이루는 과정을 그린다. 국내 기술과 배우가 주축이 되는 작품이지만 소재를 <삼국지>로 한 것은 해외 진출을 위한 정서적 고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 제작사인 차이나필름 애니메이션도 제작에 일부 참여한다.

‘레전드 히어로 삼국전’의 영웅들.

■대표적인 특촬물은

특촬물이란 정형화된 장르 개념은 아니다.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나오지 않았던 과거에 괴수 등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불꽃이나 아날로그적인 특수효과를 사용했다. 이 같은 특수효과를 많이 포함하는 작품을 특촬물이라고 부른다. 과거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특촬물은 인기를 얻었다. 컴퓨터 기술이 발달한 이후에도 특촬물은 히어로물의 장르적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한층 세련된 영상미를 가미해 성장해왔다. 일본의 <울트라맨> <후뢰시맨> 시리즈 등은 국내에 1980~1990년대 수입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특촬물 시대를 열었다.

같은 시기 국내에서 제작된 대표적인 특촬물은 심형래 주연의 <우뢰매> 시리즈다. 연이어 나온 <외계에서 온 우뢰매> <우뢰매-썬더 V출동> 등도 성공을 거뒀다. 1990년대엔 KBS에서 <지구용사 벡터맨>을 내놔 초등학생들에게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 <파워레인저> 시리즈, <가면라이더> 시리즈 등 일본의 인기 특촬물들이 본격적으로 수입되면서 국산 특촬물은 거의 명맥이 끊어졌다.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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