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셨다'..한국썰매, 기적의 '금빛 레이스'

윤은용 기자 2016. 2. 28.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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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원윤종(31·강원도청)은 28일 독일 퀘닉세에서 열린 2015~2016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 8차 대회가 끝난 뒤 “정말 잊지 못할 시즌이었다”며 감격스러워했다. 그가 말한 것처럼 올 시즌 한국 썰매가 보여준 눈부신 성장은 기적에 가까웠다.

봅슬레이 간판 원윤종-서영우(25·경기도BS경기연맹)조는 이날 1·2차 시기 합계 1분39초50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차 시기에서 49초59로 1위에 오른 뒤 2차 시기에서 49초91로 2위에 그쳤지만 합계에서는 선두였다. 지난달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월드컵 5차 대회에 이은 시즌 두 번째 금메달이다.

둘은 세계랭킹 1위를 지키며 올 시즌을 마감했다. 원윤종-서영우조는 올 시즌 8차례 월드컵 대회에서 금메달 2개, 동메달 3개를 땄다.

앞선 27일에는 스켈레톤의 희망 윤성빈(22·한국체대)이 같은 장소에서 1·2차 시기 합계 1분41초38로 은메달을 땄다. ‘스켈레톤 황제’ 마르틴스 두쿠르스(32·라트비아)가 이번에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윤성빈은 올 시즌을 두쿠르스에 이은 2위로 마감했다. 두쿠르스의 형이며 역시 세계 정상급인 토마스 두쿠르스, 스타트가 빠른 알렉산더 트리티아코프(러시아) 등 세계 무대에서 주름잡은 선수들을 모두 제쳤다. 두쿠르스가 올 시즌 유일하게 은메달에 머문 월드컵 7차 대회 금메달 주인공도 윤성빈이었다.

서영우-원윤종이 28일 월드컵 8차 대회에서 1위를 기록한 뒤 축하를 받고 있다.

퀘닉세 | AP연합뉴스·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제공

윤성빈은 지난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내 아시아 선수 역대 최초로 세계선수권 메달을 목에 걸었다. 윤성빈이 이번 시즌 세계선수권과 월드컵을 합쳐 따낸 메달은 총 7개(금1·은4·동2)다.

소치동계올림픽 후 불과 2년이 지난 현재, 한국 썰매가 보여준 행진은 기적에 가깝다. 2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은 썰매 불모지에 가까웠다. 하지만 주위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많은 곳에서 후원이 들어오자 급성장했다. 이용 대표팀 총감독은 한때 훈련 수당으로 생계를 유지해야 했던 선수들의 열악한 환경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해 직접 시·도 체육회를 찾아다니며 실업팀 창단을 요청했고, 훈련비를 마련하기 위해 대한체육회와 기업 관계자들을 찾아다녔다. 이 감독은 선진 기술과 장비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외국인 지도자와 장비 전문가를 직접 찾아가 200㎏이 넘는 장비를 옮기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한국 썰매 종목 기술 향상의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고 맬컴 로이드 코치(영국) 또한 이 감독이 직접 찾아가 부탁을 했다.

평창올림픽을 2년 앞두고 보완해야 할 점도 있다.

봅슬레이는 스타트가 가장 큰 약점이다. 원윤종-서영우조가 이번 8차 대회에서 기록한 스타트 기록은 1·2차 시기 각각 4초90, 4초88이다. 은메달을 딴 스위스(4초85·4초86)와 동메달을 딴 독일(4초85·4초87)에 못 미쳤다. 파일럿인 원윤종의 강점인 드라이빙으로 스타트 부진을 만회했지만, 평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서는 스타트가 보완돼야 한다.

반면 윤성빈은 스타트는 최고다. 이번 8차 대회에서 1·2차 시기 각각 4초63, 4초59의 스타트 기록으로 1위에 올랐다. 그럼에도 두쿠르스에게 밀린 이유는 드라이빙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윤성빈은 “바로 평창 트랙으로 이동해서 연습하면서 드라이빙 능력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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