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복면가왕' 테이가 또? 경연보다 재밌는 대국민 사기극

입력 2016. 2. 15. 06:56 수정 2016. 2. 15. 07:4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OSEN=표재민 기자] 가수 테이가 ‘복면가왕’에 흔치 않은 재출연으로 판정단을 제대로 속였다. 가수가 아니라 노래 잘하는 배우일 것이라는 모두의 예상과 달리 그는 전문적인, 심지어 노래 잘하는 대표적인 가수였다. 판정단을 속이기 위해 일부러 모창을 하고 연기자인 척 무대에서 연기를 한 테이의 사기의 기술이 빛난 대반전이었다.

지난 14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은 우리동네 음악대장이 2연승을 한 가운데, 가왕 결정전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신 작년에 왔던 각설이의 얼굴이 공개됐다. 노래 실력은 뛰어난데, 이승환의 목소리를 완벽히 따라 할 정도의 모창 실력. 판정단은 테이가 만든 함정에 빠졌다.

프로 가수는 모창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모두들 가수는 아닐 것이라고 예측했다. 허나 가수가 아니라고 하기에는 노래 기교가 뛰어났다. 그렇다고 가수라고 하기에는 무대에서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연기인 듯 계산된 동작이 많았다. 판정단은 혼란에 빠졌다. 경연마다 발전한다는 칭찬도 나왔다. 이쯤 되니 모두들 배우인데, 우리가 모를 정도로 완벽한 노래 실력을 갖춘 숨은 고수라고 생각했다.

가면을 벗는 순간 판정단과 안방극장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감성적인 노래로 우리를 울리는 가수 테이였다. 심지어 지난 해 여름 ‘죠스가 나타났다’라는 이름으로 한 번 출연했던 그였다. 테이는 제작진과 함께 판정단을 속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경연을 통과하는 것보다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지 않기 위해 정체를 속이는 일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것. 가수일 것이라고 추측했던 조장혁을 제외하고 판정단 모두 뒤통수를 맞은 듯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미 한 번 ‘복면가왕’에 출연했기에, 그리고 그의 노래실력이 출중하다는 것은 대중이 알기에 테이는 정말 즐기기 위해 ‘복면가왕’에 출연했다. 목소리를 완벽히 속이며 노래를 불렀다. 목소리 감추기에 노력하다보면 실력을 보여주기 힘들 수 있어 1라운드에서 탈락할 수 있는 위험부담을 안고 벌인 귀여운 사기극이었다.

복면 속에 정체를 숨기고 자신의 노래 실력을 보여주는 무대, ‘복면가왕’의 진가가 발휘된 순간이었다. 테이와 제작진의 작정하고 벌인 대국민 사기극에 덕분에 시청자들은 무대 위에서 하나하나 마치 연극을 보는 듯 아름다운 손짓과 몸짓을 취한 각설이가 누구일지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었다. 테이가 가면을 쓰고 노래를 부르는 동안 우리는 숨어 있는 진주를 발견한 듯 설렜고, 그가 가면을 벗고 정체를 공개한 순간 짜릿한 반전의 기쁨을 누렸다.

김구라는 이날 인생 모 아니면 도로 출연한 조관우가 2라운드 무대를 꾸민 후 “경연이 중요하지 않다. 저 사람은 가왕이 아니라 상왕이다”라고 덕담을 건넸다. 모 아니면 도가 조관우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그리고 분위기상 조관우가 떨어질 것 같았기에 한 말이었다. 그래도 김구라의 발언에는 ‘복면가왕’이 지난 1년 동안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비결이 함축돼 있었다.

누가 노래 실력이 뛰어난지 경연을 지켜보는 박진감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경연 무대 자체를 즐기게 만드는 것, 가면 속 정체를 맞히는 재미가 있는 것, 그리고 우리가 미처 몰랐던 숨은 노래 실력자들을 발굴하는 반전이 있는 프로그램이다. ‘복면가왕’의 3대 흥미 지점 중 하나가 가수들이 편안하게 무대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인데, 덕분에 시청자들의 즐거움이 배가 되고 있다. 그리고 테이의 발칙한 대국민 사기극이 방송 1년을 맞이하고 있는 ‘복면가왕’의 생명력을 길게 늘어뜨리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일밤’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