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 역풍 對 거품 열풍..갈림길의 마이너스 금리

신기림 기자 2016. 2. 15.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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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 튈 지 예측불가..선례도 이론도 전무" 전문가들 "현금이 왕..대형 블루칩과 부동산 차선"
마이너스 금리의 역설적 한파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마이너스 금리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의 열풍은 금리 인상을 막 시작한 미국까지 압박했다. 지난주 의회 보고에서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미국도 마이너스 금리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론적으로 금리가 떨어지면 주식시장에는 호재다. 돈 값(금리)이 싸지면 수익을 낼 수 있는 다른 자산으로 자본이 몰리고 대표적 고수익 자산인 주식시장은 활황이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금리가 '마이너스'라는 미지의 영역으로까지 떨어지면서 시장은 전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마이너스 금리 도입의 역풍으로 엔화 가치가 뛰고 주가는 곤두박질치면서 아베노믹스를 최대 위기로 몰아 넣었다.

비단 일본만이 아니다. 마이너스 금리의 물꼬를 튼 유럽에서는 은행주의 수익성 악화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존 론스키 수석 자본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시장의 반응에 대해 '마이너스 금리가 경제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는 요인이 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경제가 가라앉고 있다고 소비자들이 생각한다면 재화나 서비스에 지출하기보다 수수료를 무는 한이 있더라도 은행에 예금을 묶어둔다는 설명이다.

개인들이 현금을 쌓아놓기만 하면 기업 매출을 떨어지고 이는 주가에 반영돼 주식시장에 하방압력이 가해진다. 론스키 이코노미스트는 "마이너스 금리를 실제 도입하지 않고 논의를 하는 것만으로도 기업과 소비자가 지출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이너스 금리는 정반대 양상의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그동안 전세계적 저금리 기조로 인해 주식시장이 이미 너무 고평가된 상황에서 마이너스 금리는 주식의 거품을 키울 수 있다. 기업들은 현금을 쌓아 놓고도 초저금리의 빚을 내서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배당금을 지불한다.

닉 넬슨 UBS 글로벌 및 유럽 주식시장 전략부문 대표는 "대출 금리가 배당 수익률보다 낮다면 기업들은 회사채를 발행해 자사주를 매입해 자산을 재조정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런 극도로 상반된 마이너스 금리 효과 사이에서 일반 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야누스 캐피탈그룹의 아쉰 알랜카 자산 배분 및 위험 관리부 대표는 '최대한 현금을 모으라'고 조언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짙어진 상황에서 현금 이외에 다른 곳에 투자하면 더 큰 손실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은행에 수수료를 물더라도 차라리 현금을 쌓아두는 편이 낫다는 설명이다.

알랜카 대표는 "우리는 이전에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 바다를 항해하고 있다"며 "지금은 위험을 높일 시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금리가 마이너스를 떨어지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학문적 이론이 전무하다"며 "현금 이외에 다른 옵션은 리스크가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론스키 무디스 이코노미스트는 현금에만 올인하기 힘들다면 경기를 비교적 덜 타는 대형 블루칩 주식 같은 안전 자산에 투자할 것을 권고했다. 넬슨 UBS 대표는 투자 자산을 최대한 다각화해 부동산과 같은 자산에도 관심을 두라고 충고했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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