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왜 남성만 보일까

연승기자 입력 2016. 2. 14.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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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환경·남성상 변화에 남자 연예인 종횡무진 활약JTBC 온라인 여성 예능프로 '마녀를 부탁해' 16일 선봬 주목
꽃보다 청춘(tvN)
오늘 뭐 먹지?(olive)

예능 프로그램에서 여성 출연자들이 자취를 감추고 이 자리를 남성들이 장악했다. '꽃보다 청춘' '삼시세끼 어촌편' '어쩌다 어른' '집밥 백선생' '내방의 품격' '오늘 뭐 먹지' 등 시청률의 높고 낮음과 상관없이 거의 모든 예능 프로그램의 주축은 남성 출연자다.

예능 프로그램에 '남초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한경쟁 시대를 맞은 미디어 환경과 남성상 및 남성성의 변화 등이 주된 원인이라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우선 지상파, 케이블방송, 종합편성 채널 그리고 인터넷 방송 등 수 많은 매체들이 시청률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시대로 이미 접어 들었다. '재미 경쟁'이 치열한 만큼 방송의 수위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재미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수위 높은 발언 등이 오가기 마련인데 이를 여성 출연자가 소화하기 힘든데다 여성 출연자가 몸을 던져 '희생'하더라도 여성에 대한 사회적 기준은 여전히 확고한 까닭에 '여성 혐오적' 반응 혹은 '가학성 논란'이 일기도 하는 게 현실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사회가 기대하는 남성관과 남성성의 변화는 예능에서의 남초 현상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확고하게 하는 주요 원인이 됐다. 가장으로서 경제활동 외에 집안일은 하지 않는 전통적인 남성상은 이미 사회가 요구하는 모습이 아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초식남(초식동물처럼 온순하고 이성을 사귈 생각도 노력도 하지 않는 남성)'이 특별한 존재였지만 30대 이하의 남성들은 대부분 초식남에 가깝다. N포세대 남성들에게 연애는 가장 먼저 포기해야 할 대상이다. N포세대 남성들은 '돈'과 '정신'이 소모(?)되는 연애를 할 엄두는 내지 못하고 '썸'만 타면서 집에서 '나 혼자 놀기'에 몰두하게 된 것이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N포'를 강요하는 시대다 보니 남성들은 요리, 청소, 집안 꾸미기, 반려동물과 함께 살기 등 실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의 주 시청자들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JTBC는 방송이 아닌 온라인으로 여성 예능 프로그램 '마녀를 부탁해'를 오는 16일부터 선보인다. 송은이, 안영미, 김숙, 이국주, 박나래 등 개그우먼들이 '남자 요리법'에 관해 토크쇼를 벌인다. 남초 예능 트렌드 속에서 여성 예능이 과연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사진제공=각 방송사

연승기자 yeonvi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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