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팔' 서른살 류준열이 고등학생 김정환을 연기하는 법 [인터뷰]

강지애 기자 2016. 2. 14.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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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열 인터뷰 응답하라 1988

[티브이데일리 강지애 기자] 2014년 단편 영화 '미드나잇 썬'으로 데뷔한 류준열의 나이는 스물 아홉. 이듬해 '응답하라 1988'로 대중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널리 알리는데 성공한 당시 나이는 서른. 아역, 혹은 20대 초부터 연기자 생활을 시작하는 또래 배우들에 비하면 다소 늦은 출발이지만 류준열은 조급해하지도, 무리하지도 않았다.

실제로 마주한 류준열 역시 그러했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수많은 스포트라이트를 즐기며 인기를 누릴 법도 한데 그럴 수록 침착하게 된단다. 차기작 역시 늘 하던 대로 페이스를 유지할 것이라며 자신 있게 포부를 드러내더니 막상 마주한 취재진 앞에서는 생애 첫 인터뷰가 떨렸던 모양이다. "실없이 웃더라도 긴장해서 웃는 것이니 이해해달라"며 웃어 보이는 그다.

류준열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케이블TV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에서 쌍문동 5인방 중 한 명인 김정환 역을 맡았다. 겉으로는 무뚝뚝하고 말수도 적은 열여덟 사춘기 학생이지만 속정 깊은 의리파다. 전형적인 미남에 왕자님 캐릭터는 아니지만 남자 사람 친구의 준말인 '남사친' 같은 친근함과 편안한 매력은 대한민국 여성들을 설레게 했다.

서른에 도전하는 고등학생 연기. 자신보다 12살이나 어린 역할임에도 부담은 없었다. 그저 류준열이 김정환인듯, 김정환이 류준열인 듯 자연스럽게 녹아 들길 원했다. 마른 근육을 만들기 보다 적당한 몸매를 갖추기 위해 살을 찌웠고, 멋있게 보이려고 애쓰기 보다 그 당시 평범한 고등학생 중 한 명 이길 바랐다. 뭐든 '적당히'가 어려운 법이지만 그는 '적당히' 하려고 노력했단다.

'응답하라' 시리즈를 보는 많은 묘미 중 하나는 일명 '남편 찾기'다. 이에 제작진은 덕선(혜리)의 미래 남편 후보로 김정환과 최택(박보검)을 내세우며 각종 미끼를 던졌고, 시청자들은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와 '어남택'(어차피 남편은 최택)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남편 찾기에 열을 올렸다.

'어남류'의 장본인인 류준열에게 이로 인한 부담감은 없었냐고 묻자 "그 말이 생긴 것도 뒤늦게 알았다. 나뿐만 아니라 배우들 역시 남편에 대해서 아무 이야기도 없었다"며 오히려 이러한 반응들에 대해 신기해했다. 그는 "남편이 안 된다고 사랑이 없어지는 게 아니지 않냐. 오히려 주변에서 많이들 궁금해하셨지만 정작 배우들은 전혀 얘기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러고 보니 신기하네요. (박)보검이랑 왜 둘이서 이 얘기를 안 했지?(웃음) 현장에서 전혀 얘기를 안 했어요. 그래서 이번 '꽃보다 청춘' 촬영을 가게 되면서 같이 붙어있는 시간이 많아 박보검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봤죠. '너 남편인 거 언제 알았니'라고요. 그랬더니 19회 때 알았대요. 보검이도 몰랐던 거죠. 이런 대화들이 뒤늦게 오고 갔어요."

그렇게 많은 '어남류' 팬들은 그와 덕선이 이뤄지기를 응원했지만, 결국 류준열은 김주혁이 될 수 없었다. 운명은 타이밍이며 간절함을 향한 숱한 선택들이 만들어내는 기적 같은 순간이라는 것. 제작진은 김정환의 첫사랑이 실패로 끝난 건 그동안 덕선을 향한 수많은 망설임 때문이라며 사랑에 있어 적극적이었던 최택의 손을 들어줬다.

특히 정환의 망설임은 18회 말미에 덕선을 향한 자신의 감정을 장난스럽게 치부하는 장면에서 정점을 찍었다. 허무하게도 장난으로 끝나버린 고백이지만 정환이에게도 덕선에게도 특별했을 터. 류준열 역시 이 장면을 마음에 들어 했다. "정환이라면 그렇게 했을 거예요. 집에 가서 후회하고 답변을 기다리는 스타일은 아니니까요. 그래서 이 장면에 더욱 신경을 많이 썼어요. 이제 마음 속에서 덕선이를 떠나 보내는 장면이니까요. 김정환답게 이별을 한 것 같아 만족스러워요."

남편 불발에 대한 아쉬움도, 촬영 중 후회했던 적도 없었단다. 그저 '행복'했고 '만족'했다며 긍정적인 단어만을 사용하는 류준열에게서 신인답지 않은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잘생겼다'는 외모 칭찬이 아닌 잘생김을 연기하는 배우라는 말에도 "그만큼 정환이라는 인물이 매력적이라는 뜻 아니었겠냐"며 "시청자들이 캐릭터를 사랑해주고 아꼈다는 의미라 기분이 좋다"고 웃어 보였다. 그렇다고 마냥 매사에 진지하기만 한 건 아니다. 못생겼는데 매력적인 남자에게 빠지면 답도 없다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 질문은 '본인이 못생겼다고 생각하냐'는 뜻이냐"고 농담을 던지기도 해 웃음을 자아냈다.

확실히 무뚝뚝한 정환과는 확연이 다른 모습이었다. 실제 연년생 여동생이 있다며 다정한 오빠 분위기를 내는 모습에선 선우(고경표)를, 진지하게 연기에 임하는 자세를 털어놓을 땐 최택이, 그리고 인터뷰 도중 지루하지 않게 가끔씩 너스레를 떠는 모습에선 동룡(이동휘)의 모습이 읽히는 등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배우였다.

올해 나이 31세. 계란 한판을 꽉 채우고도 일 년이 지난 류준열은 '응답하라 1988'을 통해 책임감을 갖게 됐단다. 차기작 역시 부담감 없이, 욕심 없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가다 보면 '응답하라 1988'처럼 언젠가 내게 딱 맞는 작품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 앞으로 보여주고 싶은 게 너무나도 많다는 류준열의 오늘보다 내일이, 올해보다 내년이 더욱 기대된다.

[티브이데일리 강지애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조혜인 기자]

tvN 인터뷰 | 류준열 | 응답하라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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