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7명 중 6명 클린턴 꼽아..공화, 2명 "트럼프" 3명 "불투명"

김현기 입력 2016. 2. 13. 01:23 수정 2016. 2. 1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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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 전문가 7명이 본 대선 향배는
왼쪽부터 버니 샌더스, 힐러리 클린턴, 도널드 트럼프, 테드 크루즈, 마코 루비오.

2차전까지 끝났다. 결과는 혼전.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민주·공화당 후보를 정하는 경선은 사실 이제부터다.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유권자들이 보여준 역대 최고 투표율은 이번 미 대선이 사상 최대 ‘흥행’ 속에 치러질 것임을 예상케 한다.

 민주당의 경우 ‘경륜’과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구호로 내세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1%가 99%를 지배하는 구조 타파’를 단일 구호로 외치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주)의 시소게임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양상이다.

8년 전 40대 젊은 기수(버락 오바마 대통령)를 맞상대로 고배를 마신 클린턴이 이번에는 70대 중반 노년의 사회주의자에게 진땀을 흘린다. 실제 아이오와·뉴햄프셔 경선 현지의 유세장에서 본 두 후보의 모습은 전사(戰士) 같았다.

젊은이들의 폭발적 분노를 담아 휘두르는 샌더스의 검에 클린턴은 경륜을 방패 삼는다. 그리고 바로 ‘8년의 한’을 실은 검으로 샌더스를 겨냥한다.

 공화당의 경우 판세가 더욱 복잡하다. ‘막말 대장 트럼프’는 이제 ‘백인 노동자의 챔피언 트럼프’로 변신하고 있다. 아이오와에서 일격을 당하며 우르르 무너질 줄 알았더니 바로 뉴햄프셔에서 더블 스코어 압승으로 맞받아치는 내공을 보였다.

‘본선 경쟁력 100%’라 불리는 45세의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주)은 금세라도 치고 올라올 기세였지만 뉴햄프셔에서 주저앉았다.

아이오와에서 1위를 거둔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주)은 독실한 복음주의 기독교 표밭인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오는 3월 1일 14개 주에서 동시 경선이 열리는 ‘수퍼 화요일’에서 재부상을 노린다.

‘기성 정치인’으로 분류되는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어디까지 버틸지도 관심사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미 대선 경선 속에 11일 미국의 내로라하는 정치 전문가·학자 7명을 대상으로 7가지 궁금증을 긴급 설문했다.

 ① 민주당 후보 누가 될까=7명 중 6명이 클린턴을 꼽았다. 샌더스 열풍이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은 클린턴이 유리하다고 답했다.

제프리 레이먼 노터데임대 교수는 “인구의 대부분이 백인인 아이오와·뉴햄프셔에서 벗어나 흑인과 히스패닉 등 소수 인종이 상대적으로 많은 주로 갈수록 이들에게 지지를 받는 클린턴이 기세를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엘리자베스 오소프 세인트앤셀름대 교수는 “샌더스가 사회주의자로서 너무 극단적인 상념과 관점을 갖고 있다는 사실과 외교 문외한이란 점이 ‘샌더스 열기’의 속도보다 더 빠르게 번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다수 응답자들은 “미국의 경우 8년 이상 다져놓은 조직력은 간단히 무너지기 힘들다”고 공통적으로 말했다.

 ② 공화당 후보 누가 될까=트럼프를 거명한 이가 2명, 트럼프-크루즈-루비오의 3파전을 예상한 이가 2명, 나머지 3명은 “대답할 수 없을 정도로 불투명하다”고 답했다.

레이먼 교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부시·케이식 등 ‘주류’ 후보들이 중도 포기하면서 트럼프 쪽으로 수렴될 공산이 크다”고 예측했다.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의 로버트 슐레진저 논설실장은 “공화당의 경우 그야말로 ‘미스터리’”라며 “내 생각에는 크루즈나 루비오가 될 것 같지만 트럼프라는 ‘와일드카드’가 존재하기 때문에 3파전으로 보는 게 맞다”고 답했다.

오소프 교수는 “지금으로선 트럼프가 가장 유력해 보이지만 향후 남부와 중서부까지 그 기세가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③ 본선 최종 승자는=3(클린턴) 대 1(트럼프)로 클린턴을 손꼽는 결과가 나왔다. 3명은 “불투명하다”고 답했다.

클린턴을 거명한 슐레진저 논설실장은 “예측할 수 없는 대재앙(올여름에 미국 경제가 붕괴된다거나 하는)이 오지 않는 한 클린턴이 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를 지목한 대런 데이비스 노터데임대 교수는 “트럼프와 클린턴의 싸움이 되지만 결국 투표율이 아주 높지 않는 한 트럼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불투명하다고 응답한 전문가들은 “누가 대선 후보가 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레베카 딘 텍사스대 교수는 “클린턴과 루비오가 붙으면 ‘불신의 후보’ 대 ‘미검증 후보’의 대결로 어느 정도 결과가 예측 가능하지만 클린턴 대 트럼프의 구도가 되면 가장 예측 불능의 대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④ 클린턴이 고전하는 이유는=대체로 세 가지 이유가 거론됐다. 첫째, 시기를 잘못 탔다.

슈멀 교수는 “이번 선거는 결과적으로 미국 정치사 최대의 ‘아웃사이더들의 해’”라며 “워싱턴 기성 정치권에 대한 적대감이 최대 화두인 상황에서 퍼스트레이디·상원의원·국무장관을 지낸 ‘최고 기성 정치인’인 클린턴은 그 타깃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둘째, 민주당 당원들의 불만 폭발이다. 데이비드 루블린 아메리칸대 교수는 “오바마가 대통령이 돼도 근본적 변화가 없는 데 대한 불만이 쌓여 있다.

샌더스는 그걸 잘 이용한 반면 클린턴은 지나치게 실용적이고 침착하게 대응해 유권자들에게 ‘어필’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은 클린턴의 개인적 성격이다. 레이먼 교수는 “클린턴은 남편 빌 클린턴이나 조지 W 부시, 오바마가 갖고 있던 ‘개인적인 손길’이 없다. 미국인은 함께 맥주를 한잔 하고 싶은 사람에게 한 표를 던지는데, 샌더스는 확실히 그걸 갖고 있는 반면 클린턴은 그렇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⑤ 트럼프 대세론 지속될까=7명 중 5명이 “지속될 것”이라고 답했다. 5명 중 2명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슈멀 교수는 “더 이상 미디어가 만들어낸 유행이 아니다”고 했다. 레이먼 교수는 “미 전역의 여론조사가 올라가 ‘트럼프의 후보 지명은 필연적’이란 분위기가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권자들의 심리를 분석한 응답도 있었다. 오소프 교수는 “조금 트럼프에 열광하다 마음을 바꾸려 했던 지지자들이 이제는 ‘내가 경솔하고 무지한 선택을 한 것이었구나’란 평가를 듣기 싫어 더욱 충성도를 높여가는 사이클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⑥ 트럼프 현상의 원인은=‘불만’과 ‘분노’의 메신저로 자리매김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슐레진저 논설실장은 “인종적으로, 경제적으로 불안감을 느끼는 백인 노동자들이 ‘내 나라를 빼앗기고 있다’는 불만을 느끼고 있던 참에 트럼프가 그걸 대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레이먼 교수도 “백인의 나라였던 미국이 ‘예배를 안 드리는 유색인종’의 나라가 돼 가고 동성결혼 인정, 흑인 대통령 탄생, 마리화나 합법화 등 20~30년 전과 전혀 다른 미국이 돼 가는 데 대한 불안과 불만이 트럼프라는 아이콘을 통해 분출한 것”이라 고 진단했다.

 ⑦ 공화당 지도부가 트럼프 교체할까=절반으로 의견이 갈렸다. “다수의 지지를 얻고도 후보로 임명이 안 되면 트럼프가 당을 나와 무소속 출마할 것이 확실하고, 그럴 경우 공화당이 필패한다는 건 공화당 지도부도 뻔히 안다. 또 그럴 만한 힘도 기성 정치인에게는 없다”(데이비스·레이먼·슈멀 교수)는 의견이 있는 반면 “당규에 과반을 못 넘으면 가능한 일”(딘·루블린 교수)이란 지적도 있었다.

[S BOX] 젭 부시 ‘부시 피로증’에 카리스마·열정도 없어 고전

어쩌면, 아니 아마도 이번 대선에서 향후 큰 변수가 되지 않을 질문을 하나 던졌다. 개인적 궁금증 때문이다. 로열 패밀리이고, 그럼에도 격의 없이 사람 좋아 보이고, 게다가 막강한 자금력까지 지닌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왜 힘 한번 못 쓰고 몰락한 것인지를 물었다.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부동의 차기 대통령 0순위’라 불렸음에도 말이다.

가장 많이 거론된 건 외적 요인. ‘클린턴 고전’의 이유와 똑같이 “시기를 잘못 탔다”는 것이었다.

딘 교수는 “부시는 ‘반 기득권세력(establishment)의 해’에 최고로 완벽한 기득권 후보였다”고 말했다. “아버지·형이 대통령을 지냈고 40년간 미 정치권에 군림한 ‘부시 성’을 지닌 것만으로 이번 선거에서 ‘아웃’당하고 말았다”(슐레진저 논설실장)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극복할 내적 요인이 있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부시 피로증도 있지만 젭 부시 자체가 카리스마 있는 정치인도 아니고 불타는 웅변가도 아니라 매력이 없었다”(레이먼 교수), “특히 초반 유세에서 힘이 없어 보이고, 일관성 있고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실패했다”(슈멀 교수), “자극은 열정을 키우고, 열정은 참여를 키우는 법인데 젭 부시에게는 열정은커녕 자극도 없었다”(오소프 교수)는 따가운 지적이 많았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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