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량살상무기에 개성공단 현금 쓴 자료 있다"

이상덕,김성훈,나현준 2016. 2. 12.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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洪통일 "공개는 추후 검토"..공단 폐쇄로 北 경상수지 10%이상 줄 듯

◆ 개성공단 南北 대치 ◆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12일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에 유입된 자금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쓰였다는 '자료'를 정부가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개성공단 임금 등 현금이 대량살상무기에 사용된다는 우려는 여러 측에서 있었다"면서 "지금 이 자리에서 모든 것을 다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여러 가지 관련 자료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자료 공개 여부에 대해선 "공개할 수 있는 자료였다면 벌써 공개했을 것"이라면서 "필요한 범위 내에서 나중에 검토해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10일 개성공단 전면 중단을 선언하면서 지금까지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에 총 6160억원의 현금이 유입됐고, 이 돈이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을 고도화하는 데 쓰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발표 내용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홍 장관이 다시 나서 '자료의 존재'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북한 근로자들에게 지불하는 임금을 매달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에 달러화로 일괄 입금해왔다. 정보당국은 이 돈의 상당액이 김정은의 통치 자금을 관리하는 노동당 39호실로 들어갔고, 다시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전용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편 정부의 개성공단 중단 결정에 따라 추가적인 달러 공급이 차단되면서 북한 경제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경상수지가 10% 이상 악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KOTRA에 따르면 2014년 북한의 수출과 수입은 각각 31억6000만달러와 44억5000만달러로 12억9000만달러 적자다. 이 가운데 중국과 교역 비중이 90.2%로 절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북한의 주력 수출품인 무연탄 가격이 폭락하면서 2015년 북·중 무역이 14.8%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입액도 줄어 적자 규모는 10억달러 안쪽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동국대 석좌교수)은 "개성공단을 통해 유입되는 달러를 관리하는 곳이 바로 김정은의 통치 자금을 담당하는 노동당 39호실이었다"면서 "북한의 궁정경제가 제일 먼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개성 주변의 실업난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도 떠안게 됐다. 홍순직 현대경제연구원 통일연구센터장은 "약 5만5000명의 일자리가 상실되고 15만명 이상의 가족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향후 북한이 개성공단의 숙련된 근로자 일부를 러시아, 중국으로 송출할 수 있다"면서 "이도 여의치 않으면 북한이 자체적으로 전기를 투입해 개성공단을 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덕 기자 / 김성훈 기자 /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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