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금리 역효과.. 각국 더 내놓을 카드 없다

이대혁 2016. 2. 12.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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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 패닉.. "믿을 건 OPEC 감산·유가 반등뿐"

전 세계 금융시장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지만 속수무책이다. 돈을 풀고, 금리를 마이너스로 낮추고, 마이너스 금리 폭을 키우는 각국이 극약처방을 내려도 약효를 내기는커녕 역효과만 커지는 양상이다.

11~12일 이틀간 전세계 금융시장은 손 쓸 여유 없이 고꾸라졌다. 독일과 프랑스 증시는 각각 2.93%, 4.05% 폭락했고, 미국 다우지수도 1.6% 하락했다. 이 여파는 아시아 증시에 직격탄이 돼 12일 코스닥은 6%대, 닛케이는 5% 가까이 폭락했다.

각국 금융당국이나 중앙은행들이 손을 놓고 있는 것도 아니다. 중국은 올 들어 시장 부양을 위해 연일 위안화를 풀어대고 있고, 일본은행은 지난달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 기준금리 카드를 빼들었다. 이미 마이너스 금리가 도입된 유럽 일부 국가에선 마이너스 금리 폭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까지 마이너스 금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런 조치는 외려 시장의 불안을 증폭시키는 형국이다. 각국의 마이너스 금리는 은행주들의 수익성 악화 우려로 이어지며 불안감을 확대시키고 있고, 특히 일본의 경우 기대와 달리 엔화는 안전자산으로 더 부각되며 가파른 강세 행진으로 이어지며 증시 낙폭을 키우고 있다. 이날 엔화 강세와 주가 하락에 대한 대응책을 위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긴급 회동을 갖은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도 “필요하다면 주저 없이 대응할 것”이라고 했지만, 뾰족한 대응책을 기대하긴 힘든 상황이다. 더 이상 쓸 카드가 없다는 점이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을 더욱 확대시키는 모습이다.

그나마 기댈 수 있는 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석유 감산 합의에 따른 유가 상승이다. 이날 새벽 뉴욕 증시가 장중 내내 급락세를 보이다 장 막판 OPEC가 감산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소식에 하락폭이 크게 축소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12일 유럽 주요국 증시도 유가 반등 소식에 상승 출발했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채권전략팀장은 “유가가 제자리를 찾아가면 산유국 경기 우려가 해소되고 석유관련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는 효과가 예상돼 충분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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