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선에게 농담처럼 사랑고백, 정환이답게 이별한 거죠"

정아람.권혁재 2016. 2. 12.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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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회 대본 받고 남편 아니구나 느껴정환인 아팠겠지만 난 아쉬움 없어풀 죽은 아버지와 "아이고, 김사장~"정환이다운 가장 기억남는 대사'무한도전-못생긴 친구'에도 나와외모는 노력과 무관..신경 안 써
드라마 ‘응팔’에서 류준열은 무뚝뚝해 보이지만 따뜻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매력으로 ‘자연스러움’을 꼽았다. “평소 옷 입는 스타일이나 행동에서 힘을 빼려고 노력한다. 멋있어 보이려고 애쓰면 부작용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만원버스 안에서 덕선을 보호하는 정환. [사진 tvN]

“정환이니까 그렇게 했던 거 같아요. 정환이답게 자연스럽게 고백하고 이별한 거죠.”

 배우 류준열(30)은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에서 자신이 맡았던 정환이의 사랑 고백 장면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18회 대본을 받고 ‘나는 덕선이(혜리 분)의 남편이 아니구나’라고 느꼈다”며 “나는 아니니까 이제 덕선이를 보내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와 ‘어남택(어차피 남편은 택이)’. 드라마의 인기가 치솟으며 시청자들은 두 부류로 갈렸다. 누가 덕선의 남편이 될 것이냐를 두고서다.

지난달 9일 방송된 18회는 그래서 의미가 크다. ‘어남류’의 종말을 알렸다. 이날 방송에서 정환이는 덕선이에게 남자답게 고백하지만 결국 마지막에 장난처럼 눙치고 만다. 어설픈 10대의 사랑은 그렇게 비극으로 끝이 났다.

 류준열은 “정환이는 자신도 모르고 시작한 사랑이었기 때문에 마지막에 가슴이 아팠을 것이다. 그렇다고 정환이가 누구를 기다려주는 성격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고백하고 끝내는 게 자연스러웠을 것 같다”고 했다. 또 “정환이는 많이 여운이 남았겠지만 나는 아쉽거나 속상한 마음은 없었다. 행복하게 촬영을 마쳤다”고 돌이켰다.

 하지만 후폭풍이 일었다. 최택(박보검 분)이 덕선이 남편으로 선택된 배경을 두고 다양한 추측이 일었다. 일각에서는 류준열과 제작진과의 불화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류준열은 “인터넷을 자주 안 해서 다른 사람으로부터 그런 이야기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불화설 등은 사실 무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좋은 감독님과 좋은 작품을 만나서 연기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대중들은 덕선이와의 멜로에 열광했지만 사실 류준열에게 인상 깊은 건 가족들과의 연기 장면이었다. 어머니 라미란(라미란 분), 아버지 김성균(김성균 분), 형 정봉이(안재홍 분)와의 호흡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다.

“시청자 분들이 남편 찾기에 많은 관심을 보이시는데 사실 ‘응팔’은 러브 라인보다 가족 이야기가 중심이에요. 저는 정환이가 가족들끼리 있을 때 일어나는 에피소드가 모두 좋았어요. 가족 안에 있는 정환이의 모습이 더 좋았던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로는 “아이고, 김사장~!”을 꼽았다. 4화에서 평소 무뚝뚝한 정환이가 풀이 죽어있는 아버지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개그를 받아주는 장면이다.

“사실 그 장면을 연기하기 전에 걱정을 많이 했어요. 평소 정환이에게는 의외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겉으로는 무뚝뚝해도 내면이 따듯한 정환이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했어요. 많은 대사 중에 가장 기억에 많이 남네요.”

 이번 연기를 위해 류준열이 가장 신경 쓴 건 ‘평범한 남자 고등학생’이 되는 것이었다. “평범한 고등학생처럼 보일 수 있는 방법이 뭘까 생각했어요. 평소에 생각도 고등학생처럼 하려고 애쓰고, 겉은 까칠한데 속은 살가운 ‘츤데레’ 보다는 고등학생다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죠.”

예전보다 살도 많이 찌웠다. “원래 마르고 살이 잘 찌지 않는 체형인데 일반적인 학생 몸처럼 보이기 위해 일부러 살을 찌웠어요. 살면서 70kg을 넘어본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지금은 7~8kg 쪄서 74kg 정도 나가요.”

 류준열은 2014년 단편영화 ‘미드나잇 썬’으로 데뷔, ‘동心’ ‘급한 사람들’ 등 독립영화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쌓았다. 지난해 첫 장편영화 ‘소셜포비아’에서 ‘BJ 양게’ 역을 맡아 개성 넘치는 연기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데뷔가 늦은 것 같다는 질문에 류준열은 “대학교를 졸업하고 군대를 갔다온 뒤 독립 영화에 2년 정도 출연하다 보니 20대 후반이 됐다”며 “평범하게 살았을 뿐 특별히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스타덤에 대해서는 “인기는 잠깐 있다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다 주목받을 수 없으니 이번에는 내가 주목받아도 곧 다른 사람이 주목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세를 낮췄다.

 지난 6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못생긴 친구를 소개합니다 시즌2’에서 류준열은 아이콘의 바비와 외모 대결을 펼쳤다. 류준열은 “평소 ‘무한도전’을 좋아하는데 승패를 떠나서 내 사진이 프로그램에 나왔다는 것 자체가 기분이 이상했다”며 웃었다.

본인의 외모에 대해서는 “일부러 멋있어 보이려고 하면 부작용이 있을 거 같아서 오히려 신경을 덜 쓰는 편”이라며 “내가 노력한다고 해서 외모가 바뀌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 시간에 책 한 자를 더 보고 마음을 곱게 쓰는 것이 내 발전을 위해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촬영을 마치고 돌아온 tvN ‘꽃보다 청춘-아프리카’에 대해서는 “진짜 재미있었다”를 연발했다. “드라마 촬영을 마치고 다 같이 여행가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되서 정말 좋았죠. 나영석 PD님이 예능을 하는 건지 일을 하는 건지 모를 만큼 편안하게 해주셔서 정말 행복하고 재미있게 다녀왔어요. 우리가 놀고 싶으면 놀고 자고 싶으면 자게 그냥 두시더라고요.”

 마지막으로 물었다. 첫사랑에 실패한 정환이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희망대로 전투기 조종사가 돼서 나라를 지키면서 멋있게 비행하고 있을 것 같아요. 나중에 좋은 사람도 만나서 잘 지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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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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